2월에 슈터스랩 핸드건 EXPRT 과정을 다녀왔음

근데 왜 이제서야 글을 쓰느냐

바쁜 것도 있었는데 다른 것보다도 그냥 단순히 뭐 배웠는지만 쓰기에는 싫은 것도 있었고 이번 교육 받으면서 느낀것도 있어서 좀 여유롭게 생각하면서 쓰고 싶었다.

그래서 늦음.


(내 총 아님 걍 이 홀스터 썼어서 첨부함)

예전에 처음 실탄 사격할 때부터 궁금했던 게 있었음, CCW는 뭐가 중요한 것인가??

그러다가 슈터스 랩에서 교육한다길래 무지성으로 신청했고

늘 그렇듯 수완나품 공항에 저녁에 도착해서 숙소로 바로 이동

이날 저녁은 자유롭게 그랩(택시앱인데 배달도 됨)으로 시켜 먹었고 나는 현지 음식 궁금해서 자잘한 미트볼 튀긴 거에 모닝글로리(공심채 볶음)랑 밥이랑 먹었다.
 (이런거임)

모닝글로리 양념이랑 밥 비벼서 먹었는데 엄청 맛있었음.

첫날은 저렇게 먹고 마무리한 다음에 그 담날부터 바로 교육.

사격장은 시내에 있는 실내 사격장인데 매우 좋았다.

사격장 자체도 넓고 바로 뒤에 휴식 공간에서는 에어컨도 나오고 냉장고도 있고 ㅇㅇ


EXPRT 교육은 CCW가 베이스이기 때문에 당연히 한 번도 안 써본 CCW 홀스터 드로우 하는법부터 차근차근 배웠다.

기본적으로 CCW 홀스터는 옷 안에 숨겨서 쓰다 보니 일반적인 홀스터를 사용하는 것보다 조금 더 신경 쓸 게 많았음.

일단 드로우 하는데 불편하지 않게 옷을 잘 들춰내는 것, 드로우 하는 것에 있어서 총기와 배가 밀착해 있기 때문에 올바르게 그립을 잡기 위해서는 엄지손가락을 총과 배 사이로 잘 쑤셔 넣는 것도 중요했고, 오픈 캐리 홀스터처럼 위에 단순히 손 올려놓는다고 그립이 견고하게 잘 잡히지도 않았음.

또 뽑을 때뿐만 아니라 다시 홀스터에 넣을 때도 오픈캐리 홀스터처럼 그냥 안보고 넣는게 아닌 확실하게 홀스터를 바라보며 총을 넣어야 했음.

그래서 교육 초반에는 3일간의 교육 동안 사용할 홀스터를 안전하게 사용하기 위해 이런 것들을 배우고 궁금한 부분도 잔뜩 질문하면서 의문점도 해소했음.

그러면서 실탄 안 쏴본 지도 꽤 지났으니 천천히 기본적인 사격부터 하면서 집탄도 보고 감을 잡는 시간을 가졌음, 그리고 좌우 90도, 뒤로 180도, 의자에 앉아있는 상황에서 등 다양한 상황, 기동하면서 대응 등 을 연습하는 느낌으로 하면서 1일 차는 무난하게 마무리했음.

스탭 부분은 평소 다른 취미 할 때도 많이 신경 쓰는 부분이라 크게 어려운 건 없었는데 속도 끌어올리려면 또 깊게 고민해 볼 포인트가 있는 느낌이었고 의자에서도 흘러내리면서 앉듯 해서 총을 뽑기 쉽고 최대한 피탄 면적을 줄일 수 있겠지만 반대로 내가 빠르게 튀어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어떤 부분을 신경 쓰면서 드로잉을 해야 할까? 그리고 이게 만약 차라면? 등 여러 가지 생각이 나더라.

실제로 해보면 알겠지만 다른 움직임에 사격이라는 행동을 섞으면 여러 가지 신경 써야 할 게 많고 그래서 다양한 상황 자체를 많이 상상해 보고 직접 연습해 보면서 어느 포인트들을 신경 써야 하는지 느껴보는 게 중요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무튼 1일 차 교육 끝나고 선상 뷔페 갔음 방콕에는 중앙을 가로지르는 강이 하나 있는데 쭉 지나가면서 여러 방콕의 유명한 건물이나 방콕 왕궁 이야기 들으면서 봤는데 재미있고 이쁘더라.

특히 몇몇 건물이랑 왕궁이 멀리서 보는 야경이 멋지더라, 태국 오면 한 번은 꼭 와보는걸 추천함


그리고 1일 차 때 속도는 빠른데 드로우가 좀 확신이 안 생겨서 연습한다고 블루건 빌려놓고 머리에서 힘 풀리는 거 느껴질 정도로 피곤해서 10번인가 잡아보고 자버림...ㅋㅋ

이 부분은 너무 손을 수직으로 원하는 포인트에 넣으려고 하는게 문제였음, 그립 각도 따라서 살짝 바깥에서 손이 들어오니까 훨씬 잡기 쉽더라고.


2일 차 교육은 전체적으로 사격을 하면서 상황, 환경적인 부분을 다양하게 신경써야하는게 컸음

총을 사진처럼 특정한 구멍에서만 쏴야한다거나 몇번 타겟을 몇번 맞춰야 한다거나 하는식으로, 해보니까 다른 상황에서는 자세를 바꿔도 기본적인 자세는 무너지지 않았는데 저렇게 총구를 욱여넣어야되다보니까 몸도 저렇게 되면서 어께가 올라가고 목이 뻗는등 자세 무너지는게 느껴지더라


그리고 막상 교육 받을때는 잘 몰랐는데 글 쓰면서 생각하니 디렉터분들이 말씀하신것처럼 EXPRT 교육은 이런 스트레스를 주는 상황에서 이걸 컨트롤 하는게 메인이였다는게 좀 더 확실히 느껴지네

무튼 이러면서 2일 차부터 나의 고통이 시작됨.

일단 1일 차 때 있었던 드로우시 그립이 내가 의식하기에 깔끔하지 않다고 느껴지는 점과 더해져서 갑자기 1일 차 때는 그렇게 잘 나왔던 집탄이 엉망이 되기 시작함.

그렇다 보니 다양한 자세를 취하고 사격하는 거 자체에서는 크게 문제는 없었는데 내 머릿속에서는 교육 내용 따라가면서 드로우 + 정확도가 제대로 안 나오는 원인을 사격하면서 방법을 바꿔서 찾기 + 타겟 순서와 얼마나 맞춰야 하는지를 동시에 생각하는 상대가 돼버림

다른것보다도 제일 신경쓰였던게 분명 트리거 문제가 아닌데 왜 명중률이 개판이가 였음

이렇다보니 이날은 하루종일 편두통 달고 교육 받았음 ㅋㅋ

저런 상태로 계속해서 코스 바뀌면서 사격하다보니 천천히 하려고 최대한 노력했다는거밖에 말해줄게 없다. 개인적으로 이때의 경험을 통해 스트레스 상황에서 사고방식을 어떻게 해야하나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어서 디렉터분들께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음.

나한테는 저게 이 교육에서의 제일 큰 배움이고 소중한 경험이였음

참고로 정확도가 잘 안 나왔던 이유는 왼손 엄지가 아닌 손볼로 총을 눌러줬어야 했는데 엄지 쪽으로 집중해서 사격하면서 계속 그립이 망가지다보니 나도 모르게 격발할 때 잡는 근육에도 힘이 들어가서였음. 3일 차 때 교육 다 끝나고 자유시간 때 스트레스 없는 상황에서 교관님한테 궁금한 거 질문드리면서 천천히 생각하니까 바로 알겠더라.


그리고 점심으로 망고밥 나왔는데 꿀맛임

걍 태국 오면 어딜 가든 밥이 맛있는데 특히 사격장에서 먹는게 맛있다.


그다음으로 배운 건 기대하던 것 중 하나였던 저조도 상황에서의 라이트 운용이었음

중점적으로 다뤄졌던 건 시야 확보와 기만, 그리고 이걸 지형지물과 응용해서 쓰는 거였고

핸드 라이트와 웨폰라이트의 장단점이 다른데 이게 단순히 사용하기 편하다가 아니라 이걸 이용해서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다름.

이것도 해보면 알겠지만, 양손으로 권총을 파지하기 힘들다는 점만 빼면 핸드 라이트가 압도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았음.

저거 하고 2일 차 교육은 끝났고 2일 차에는 자유시간이 있어서 나는 그냥 방콕 시내 거리를 걸으면서 구경도 하고 맛있는 음식 이것저것 사 먹음.

원래 금액에 식비 포함이라 가서 맛있는 거 사 먹으라고 돈 주셨는데 용돈 받는 기분이었음 ㅋㅋ

태국이 음식은 진짜 맛있음.


마지막으로 3일 차는 사격장 전체를 길게 쓰는 코스로 이때까지 배웠던 걸 종합해서 써먹으면서 사격하고 교육 과정은 마무리됨

권총 자체를 처음 쏴봤을 때가 2년 전쯤이였고 사격 초보로서 계속해서 배우면서 느끼는 건데 다른 것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사격이 얼마나 목적에만 온전히 집중하는지에 따라 결과 차이가 더 큰 것 같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위에서도 말했지만 그만큼 저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연구하고 연습해서 다음번에 태국 갔을 때는 만족할 만한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임.

그나저나 빨리 정밀사격 EXPRT 과정도 빨리 열렸으면 좋겠네

긴 글 읽어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