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Backstory는 봇이 겪어온 환경, 그 환경에서의 사건, 판단, 선택 등을 압축해 놓은 '행적'이고, 그 행적을 통해서는 단순히 성장 환경을 통해 유추되는 여러 특징들부터 가치관, 성격, 사고방식, 문제해결에 대한 접근법에 이르기까지 엄청나게 많은 정보를 추론할 수 있음. 자기소개서나 이력서 등에 과거사나 성장 배경 등을 요구하는 이유가 뭐겠냐


가령


1. 매우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이후 명문 대학교에 진학하여 경제학과 사회학을 전공함. 이후 노동 문제를 다루는 시민단체에서 일하고 있음.

2. 매우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이후 명문 대학교에 진학하여 경제학과 경영학을 전공함. 이후 금융권 대기업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음.

3. 매우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이후 명문 대학교에 진학하여 경제학과 사회학을 전공함. 이후 노동 문제를 다루는 시민단체에서 일하고 있음.

4. 매우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이후 명문 대학교에 진학하여 경제학과 경영학을 전공함. 이후 금융권 대기업에서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음.


한 끗 차이로 보이지만 1~4가 꽤 다른 사람일 거라는 생각이 들지 않음?

예를 들어 1번과 2번 모두 가난한 배경에도 불구하고 명문대에 진학한 것을 보면 성실하고 재능이 있는 인물임이 드러남.

하지만 1번은 2번에 비해 좀 더 반추적인 성향이 강할 것 같고, 2번은 1번에 비해 좀 더 야망적이고 경쟁적인 스타일이겠지.

3번과 4번 경우에는 1, 2번에 비해서는 비교적 개인의 성실성과 재능을 강하게 유추하기 힘들 거고,

4번의 경우에는 현실안주적이고 보수적인 성향일 가능성이, 3번의 경우에는 약간 반동적인 성향일 가능성이 클 것임.

그리고 어떤 경우든 성장 배경에 따른 취향이나 지식 수준의 차이 같은 것을 얼추 유추할 수 있고, 전공을 통해서 주로 관심이 있는 분야나 자주 꺼내는 화제 등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


물론 이건 예시를 들기 위한 스테레오티피컬하고 러프한 분석인 건 감안해 주고...

아무튼 요지는 봇의 배경만으로도 봇에 대한 많은 정보를 나타낼 수 있고, 그래서 역설적으로 배경을 잘 써 주면 나머지 자잘한 부분은 쳐 내고 세부적인 추론을 모델한테 맡겨 버릴 수 있다는 거임. 그래서 나는 오히려 Backstory에 토큰을 좀 열심히 할당하고 오히려 다른 디테일을 줄여버리는 편임.


당연히 이건 기본적으로 취향 문제긴 함. 내 경우에는 모델이 캐릭터를 어떻게 해석하고 구현하는지를 보는 것 자체를 즐거워해서 이런 방법을 선호하는 것일 뿐임.

그리고 정보 취사선택을 잘 해 줘야 하기도 하고, 결국 강조하고 싶거나 추론 불가능한/또는 일반적인 추론에서 벗어나는 부분은 따로 적어 줘야 하고, 모델 능지가 낮을수록 이 방법을 써 먹기 힘들다는 단점도 있음

다만 Backstory가 영 쓸모없는 부분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