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iler ALERT!



아이코메의 문을 열겠습니까? 열지 않겠습니까?

 

열지마셈 ㅇㅇ


원체 글 솜씨가 없기도 하거니와 제대로된 미연시? 에로게?를 이 작품으로 처음 접한 뉴비임. 그래서 아무래도 내 객관적이지 못한 시선이 강하게 들어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좋겠음.

 

우연히 여기 유입되고서 때마침 리뷰대회를 하길래 운명이다 싶었음. 두 게임중 어느걸 해볼까 하다가 한패가 있는 아이코메를 선택함. 뭐 다들 뜯어말렸지만 그렇게 만류하니까 오히려 더 해보고 싶더라. 이걸 어케 참음?

 

각설 하고, 세상 만사가 그렇듯 완벽한건 없고 각자 장단점을 가지고 있음. 아이코메도 그러함. 단점쪽이 좀 많이 부각되어서 그렇지. 우선 장점부터 좀 말해보자면


1. 사운드

 

브금, 노래, 성우들 연기 다 마음에 들었음. 물론 아이코메가 첫 작품이기에 다른 게임이랑 비교해서 어떻다느니 말은 못하지만 적어도 사운드적인 부분 때문에 플레이에 지장이 생긴다거나 하지는 않았음. 몰입 잘 되게 해주는 적절한 브금이랑 연기, 중간중간 감초처럼 나오는 오프닝 엔딩곡 다 너무 괜찮았음. 

 

2. 그림

 

일러? 캐릭터 디자인? 뭐라 말해야 할진 모르겠지만 아무튼 굉장히 마음에 들었음. 키비주얼이라고 부르는지는 모르겠는데 저 위에 아이코메 제목에 파란 하늘이랑 마을 배경에 로미가 서있는 그 그림도 엄청 꽂혔고, 작중 나오는 배경이나 히로인들 CG도 전부 마음에 들었음. 어디까지나 퀄리티로써. 밑에서 다시 말하겠지만 작중 후반부에 나오는 씬들은 CG를 좀 더 써야지 않았나 싶은 부분도 물론 있었음.


이렇게 까지가 내가 생각하는 아이코메의 장점이라고 생각함.

 

그럼 나머지 부분은 어떻냐고?

 

그건 이제부터 말해봐야지.


내가 게임을 플레이를 끝내고서 든 생각은 이겜 스토리는 용두사미 똥겜이라는 감상뿐. 파고들만한 요소가 있기는 한건지, 설령 있다면 니이지마가 얼마나 안배를 해두었는지는 잘 모름. 알고 싶지도 않고. 찾아보니 스토리 관련해서 깊게 고찰해둔 리뷰들이 있더라고. 그래서 나는 스토리는 적당히 짚고만 넘어가고 니이지마 유우라는 시나리오 라이터에게 초점을 맞추어 리뷰해보고자 함.

 

요약하자면 이런 스토리가 좋았다 나빴다의 이야기보단 왜 이런 스토리인가? 에 대하여.



우선 프롤로그부터.

 

혜성이 날아와 떨어졌고, 그 영향으로 주인공에게 병이 생겨서 곧 죽는다는 것.

난 이 설명을 듣고 병이 고쳐지면 해피엔드, 아니라면 새드엔딩이겠구나, 하고 생각했음.

시한부 설정. 창작물에선 새로울 것도 없는 설정이라고 할 수 있음.

가장 행복하고 가장 그러지 말아야할때 갑작스레 병세가 도져서 플레이어의 즙을 짜내려 하겠군!

하고 생각했지. 이과소년의 문과적인 청춘과 사랑과 감성이야기.

그러나 이건 니이지마가 파놓은 함정에 보기 좋게 걸려든 혼자만의 착각이었음.

 

아이코메는 대충 1인칭 슈우타 시점으로 진행됨.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 가끔 나오긴 하는데 거의 개그로 쓰이고 중요한건 안보여주기 때문에 뭐 그렇다 할 수 있겠음.

 

아무튼 우리의 주인공 아이우치 슈우타는 일단 멀쩡한 새끼는 아님. 프롤로그를 진행하면서 내가 느낀 감상은 냉혈한, 싸패, 극 이과, 사회 부적응자, 싸가지 없는 새끼 정도였음. 말 그대로 진리를 위해서라면 세계쯤 희생해도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할 정도로. (이렇게까지 생각하는 인물이다 라는 걸 보여주는 대사인줄 알았는데 떡밥이었음)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보면 아이코메는 에로게고 히로인들과 연애를 하는 게임이라는걸 알고 있음.


플레이어는 자연스레 생각하게 됨. 이딴 새끼가 어떻게 연애를 하고 떡을 친다는거임? 

 

그래서 플레이어는 자연스럽게 기대하게 됨.

 

주인공의 성장과 변화의 계기, 뭐 그런것들. 근데 그 계기라는게 의외로 금방 찾아옴.

 

저런 성격의 주인공인데 혜성병 환자고, 병세로 보아하니 얼마 남지 않았다. 죽고 싶지는 않은데 어쩌다 알게 된 아리무라 로미가 같은 학교 학생이네? 이 아이의 치료를 받아봐야지.

 

이를 위해 주인공의 성격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동아리 권유도 하고, 사람과 어울리고, 첫눈에 반할 상대도 찾아다닐 만큼 꽤 열성적으로 활동함.

 

그 이유?

 

‘감’




난 여기서 위화감을 느꼈음.

 

매너 예절 통념 상식 같은 거 법으로 안정해졌는데? 내 맘대로 할 건데? 난 우수하니까 우수한데? 니들은 열등해서 열등한데? 넷에서 어그로 끌고서 팩튼데 왜 화냄?

 

물론 7년간의 병원치료가 별 효과가 없었다지만, 이런 성격의 주인공인데 갑자기 감에 따라 행동한다고 그러니 잘 이해가 되질 않았음. 죽음의 공포에 눈이 멀었나? 말하는거 보면 그런 것도 아님. 전문 의료인들에게 몸을 맡긴다는 선택지가 버젓이 있는데도 다른 선택은 한 이유는 결국 감이었음. 

 

여기서 플레이어의 자연스런 의문.

얘가 왜 이럴까? 좀 이상한데?

 

그리고 자연스러운 사고의 전개.

이 게임은 무얼 말하고 싶은 걸까?

 

그리고 이어지는 자연스러운 기대.

아! 과거에 뭔가 개쩌는 뭔가가 있구나! (로미와의 과거, 혹은 그러한것.)

혹은

아! 이제부터 뭔가 개쩌는 뭔가가 있겠구나! (고래의 정체, 혜성의 정체, 천사의 정체, 로미의 정체 등등...)

 

실제로 내가 그랬음.

 

니이지마는 이렇게 플레이어에게 멋대로 기대하게 만들어서 플레이어를 ‘납득’ 시킴.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게임을 계속 하게 하는 힘이 되는 거지.

 

어찌됐든 우여곡절 끝에 과학특수부가 만들어지고 

 

슈우타의 뜻 모를 독백과 로미의 난데없는 아인슈타인, 기동. 과 함께 노래가 시작하면서 프롤로그가 끝남.


 

게임을 전부 끝내고 보면 프롤로그에서 전해주는 정보가 매우 많다는 걸 알 수 있음. 물론 이 시점에서 알 수 없는 부분이지. 어찌됐든 플레이어의 흥미를 잘 끌었다고 말할 수 있음.

 

그런데 프롤로그의 분위기와는 어울리지 않는 이질적인 존재가 하나 있음.

그게 아인슈타인이라는 로봇인데, 난 이 좆같은 디자인의 로봇새끼가 아이코메 스토리에서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계속 들었음.


그냥 느낌이 비슷해서 넣어봄


의문을 불러 일으켜 흥미를 끄는 역할이라기엔 굳이? 싶기도 하고.

 

그야 그럴게 내게 주어진 정보는 다음과 같음

 

혜성, 고래, 혜성병, 시한부 인생, 천사, 수수께끼의 소녀 로미, 그 로미와 관련된 어떤 과거, 영혼 강화 등등.

 

쭉 판타지, 메르헨, 뭐 그런 느낌인데 여기에 갑자기 좆같이 생긴 로봇이 낀 거임.

 

플레이어에게 알려주는 키워드는 몽환적이고 판타지적인 무언가들인데 갑자기 sf의 정수라고 할 수 있는 로봇이 나옴. 그냥 그런갑다~ 하고 지나치기엔 이름이 아인슈타인, 이 작품의 제목과 같음. 그래서 난 이 좆같은 디자인의 로봇에 계속 의문이 생겼음.

 

여기서부터 니이지마는 이미 판을 깔아둔 거라고 생각함.

 

아이코메에서 호시 마리스의 등장으로 대표되는 혜성기구 관련 부분들을 싹 잘라내고 그 빈자리를 일상이나 연애로 채웠다면 꽤 괜찮은 캐러게 미연시가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함. 일상파트 재밌고 그림, 브금 좋고. 프롤로그를 보고서 플레이어가 기대하던 전개와 그에 보답하는 전개. 느껴지는 충족과 만족.

 

그런데 항상 스토리 후반부에서 호시와 혜성기구가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급변하기 시작, 산으로 가기 시작함

 

여기서 산으로 간다는건 이야기가 나빠진다, 수준이 낮아 진다가 아니라 말 그대로 기존의 전개에서 크게 벗어나서 다른 방향으로 전개 된다는 걸 말함. 판타지느낌 > sf느낌

 

프롤로그로 기대하게 만들었던 전개와 달리, 니이지마는 이야기를 크게 탈선시켜 산으로 보냈음.

적어도 난 그렇게 느꼈음.

그 산은 어디인가? 그 산의 정상엔 뭐가 있을까? 

플레이어는 자신이 생각하던 기대와는 달라졌지만 그 답이 무엇인지 궁금하기 때문에 계속 플레이 하게 됨.

 

플레이어를 능숙하게 속일 수 있다면 좋았을 거임. 그런데 니이지마는 그러질 못했음. 역량 부족일까? 의도일까? 잘은 모르겠지만 플레이어를 속이는 게 아니라 눈을 가리고 있었음.

 

무엇으로? 

프롤로그의 뭔가 있어 보이는 혜성과 몽환적인 고래

마찬가지로 뭔가 엄청 있어 보이는 천사의 날개

그에 기반한 슈우타의 ‘감’ 행동.

 

그런데 이를 바꿔 말해보면?

훨씬 진보된 외계문명에서 찾아온 미래기술 정보체

최신기술 텔레파시의 부작용 노이즈

여기에 기반한 슈우타의 ‘감’ 행동

 

처음부터 철저히 SF 이과감성 게임이었는데 판타지 문과 감성 단어들을 사용해서 플레이어를 기망하고 있었던 거임. 

 

전자의 경우에서 슈우타의 ‘감’ 행동은 이과 소년 슈우타가 비일상을 받아들이고 문과감성을 이해해보려 시도하는 도전으로 볼 수 있음. 그 극이과 또라이인 슈우타가! 그런 선택을! 이는 플레이어에게 그 다음을 기대하게 만듦. 그 기대를 안고 플레이 하게됨.

 

근데 후자의 경우에서 슈우타의 ‘감’ 행동은 뭔가 이상함. 슈우타가 훨씬 진보된 외계문명에서 찾아온 미래기술 정보체와 그 관리 ai와 최신 기술인 텔레파시의 노이즈를 보고서 감에 맡겨버린다고 말하는 건 분명히 이상함. 플레이어가 이를 보고서 기대하는 그 다음은 전자의 경우와는 확연히 다를 거임.

 

결국 결과적으로 보면 같은 이야기지만, 플레이어가 받아들이는 느낌이 완전히 다르다는 거임.

 

니이지마는 플레이어의 눈을 가려놓았지만 플레이어는 저 시점에서 내 눈이 가려졌다는걸 알 수가 없음. 고래가 뭔지 천사가 뭔지 나중에서야 알려주거든.

 

고래? 왜 하필 고래? 고래의 역할은?

뭔가 신비로움, 몽환적임, 뿌우우 하는 소리도 남. 전용 효과음도 있음.

외계기술 정보체 라고 하는 것 보다 고래라고 하는 게 더 뭔가 뭐가 있을 것 같으니까

 

고래가 고래인줄로만 알고 있기 때문에 주인공의 ‘감에 맡겨볼게’ + 그 다음에 이어지는 전개를 멋대로 기대하고 납득했음.

상술했듯이 처음부터 그건 대충 정보체고 외계기술 어쩌구임 하고 설명했다면 내가 기대하고 생각하는 전개는 크게 달랐을거임.

 

플레이어는 왜 착각을 할까?

아직까지도 정보가 없으니까. 

니이지마가 외계기술 정보체를 고래라고 설명했으니까.

아이코메는 판타지 일거 같으니까.

 

근데 사실은 아니었다는 게 진행하다 보면 알게됨.



그래서 이 이야기를 왜 하는거냐? 그래서 그게 무슨 문제냐? 넌 왜 그렇게 여기에 열을 내는거냐?


외계기술 정보체를 고래라고 속인 니이지마.

플레이어의 눈을 가리면서, 속이면서까지 이야기를 산으로 끌고 간 니이지마.

바다로 가는 버스인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처음부터 산으로 가는 버스였다는 걸 감춰둔 니이지마.

이 시점에서 버스에서 내려 도망가는 사람도 있을 수 있겠지만

플레이어 대부분은 이왕 이니까. 저 산에 뭐가 있길래?

니이지마는 왜 이렇게 까지 해서? 라고 생각할거임.

 

왜 니이지마는 플레이어를 속이는가?

 

안타깝게도 내 식견이 부족한 탓에 그 이유를 짐작해낼 수는 없었음.

 

그리고 그렇게 도착한 산 정상엔












이런 결말 때문에 미래기술 정보체를 고래라고 바꿔 부른거임?

이런거 보여주려고 텔레파시 노이즈가 천사 날개가 된거임?

도대체 뭘 말해주고 싶어서 슈우타가 ‘감’에 맡겨보려 했던거임?

 

니이지마 당신이 유도한 내 멋대로의 기대는 뭐가 됨?

니이지마 당신이 뒤통수 쳐서 부숴버린 내 기대는 뭐가 됨?

 

이런 결말 때문에?

 

‘이럴 거면’

 

결국 내가 말하고 싶은건 저 ‘이럴 거면’ 임

 

그런 결말로 끝낼거였다면, 그렇게 산으로 가고 싶었다면, 왜 아이코메였나? 그냥 유사 건담을 쓰면 안됐었나? 굳이 아이코메를 sf로 만들었어야 했을 이유가 무엇인가? 물론 그 설정을 조화롭게 납득시키기 위해 애썼다는건 인정함. 근데 왜 그랬음? 왜 그래야만 했음? 저 로봇 배틀물을 쓰기 위해 카스미와 이이나와 로미와 시노부가 정말 필요했음?

물론 생각은 사람 나름 나름이니까 나랑 다른 평가를 내리는 사람도 있을거임.

 

어떤 누군가는 기어코 플레이어를 산으로 보내려는 니이지마의 노력, 즉 복선과 떡밥.

 

산행 버스를 바다행 버스로 보이게 했던 그의 기교.

 

처음부터 바다가 아닌 산으로 갈 수 밖에 없었다! 그는 그렇게 했다! 그는 천재다! 처음부터 산으로 가기 위한 포석이었다! 라고 말하며 고평가 할지도 모를 일임.

 


이 모든것들이 니이지마가 원하던 것이었을까? 나로썬 알 수 없음. 이런 걸 장점으로 평가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 좋은 점수를, 아니라면 낮은 점수를 주겠지.

 

이게 의도일까? 역량 부족일까? 혹은 니이지마의 의도를 캐치하지 못한 플레이어의 잘못일까?

 

의도라면 높은 점수를 줄 수 있을까? 음, 잘 모르겠어.

역량 부족이라면 낮은 점수를 줄 수 있을까? 물론이죠.

니이지마의 의도를 캐치하지 못한 플레이어의 잘못일까? 아뇨. 만일 그렇다면 그건 니이지마의 잘못이에요.

 

이게 아이코메 평가가 나쁜 이유라고 생각함.

 

높은 점수를 줘야 한다면 알쏭달쏭 한데.

낮은 점수를 줘야 한다면? 여지가 없음.

 

결국 니이지마는 판타지 캐러게를 sf 로 드리프트 하면서까지 뭘 보여주고 싶었나? 굳이 그래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나? 하는 궁극적인 의문이 생김.



대충 프롤로그랑 결말부분 이야긴 했으니 이제 메인루트 한번 볼까 함.

 


난 카스미 > 이이나 > 시노부 > 로미 > 그랜드 순으로 진행했음.

 

 


 

카스미

캐릭터 개인의 매력은 충분하다고 생각함. 근데 스토리가 재미있었냐 생각하면 그건 잘 모르겠음. 높은 평가를 줄 순 없지만 낮은 평가를 줄 수도 없는 평이한 스토리라 생각함. 그 와중에 캐릭터 매력은 충분히 어필했으니 나름 성공했다고 평가하고 싶음.

 

혜성기구가 나오기 전까지는 말이지.

 

혜성기구, 호시 마리스, 니뭐시기 요원 < 이 게임의 저승사자 같은 존재들인데 얘네들이 얼굴 비추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상황이 좆같이 변하기 시작함. 

 

카스미 루트에서도 여지없이 좆같아져서 찝찝한 엔딩이 나왔음. 슈우타나 카스미 입장에서 보면 절절하고 비극적인 러브스토리지만 아이코메 전체로 보면 최악의 엔딩이 아닌가 생각함. 베드엔딩 느낌?

 

이 루트는 이거 그냥 캐러게에요 하고 플레이어에게 착각을 주는 역할이라 생각함

일찍이 프롤로그에서 부터 예고 했었던 혜성병때문에 쓰러지고, 수술을 마음먹게됨. 평범한 비극이라고 할 수 있음.

Sf 부분도 최후반부에 쪼금, 고래 어쩌구 열쇠 어쩌구밖에 안 나옴. 거의 설명 안해줌.

눈가림이고 속임수고 없고, 그러니 떡밥도 알맹이도 거의 없는 스토리라 할 수 있음.

엔딩도 찝찝하고 말이지.

 

 

이이나


개인적으로 가장 고평가 하는 루트. 적절한 개그, 적절한 떡밥, 이이나 개인의 매력, 세계관 설명, 적절한 변주와 조화까지 전부 제 역할을 해냈다고 생각함. 엔딩 부분이 좀 걸리긴 하지만 어차피 각 히로인 엔딩은 전부 그랜드 발사대 같은거니 큰 의미 없다고 생각함. 마이 엔젤 이이나.

 

이 루트는 다소 난폭하지만 아이코메는 이런것이라고 플레이어의 인식에 변주를 주는 루트라 생각함. 속임수 같지만 눈가림이에요 하고 제대로 설명해주고 그 눈가림과 속임수를 아주 잘 활용해서 플레이어를 납득시켜줌. 사견이지만 여기서도 모멘트 나오고 아인슈타인 나오고 했으면 좀 짜쳤텐데 엔딩 빼면 그런거 없어서 매우 좋았음. 그래서 평가가 좋은 건가?

 

 

시노부


이쁜 시노부 누나랑 꽁냥거리는 스토리. 루트에 대해서 할 말은 거의 없음. 달달해서 좋았다 정도? 취한 닛타씨는 엄청 귀여웠고, 아이 만들어놓고 억까하는 스토리는 워낙 치트키라 슬픔을 피로하는덴 더할나위 없었음.


물론 스토리 저승사자 호시 마리스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이지. 후반부의 이야기는 말 할 것도 없이 쓰레기였다.

 

시노부 루트는 아이코메는 사실 이런 거라고 그냥 통보하는 루트. 평가가 좋을 수가 없음.

이이나 루트에서 보여줬던, 니이지마의 눈가림 이지만 속임수인척 하는 그런 기교가 하나도 없고 눈가림이었던게 바로 보이기 때문

 

이게 뭐가 문제냐? 플레이어 개인의 받아들임.

 

이이나 루트에선 판타지와 Sf 간의 스토리 장르 변화라고 말해야 할까, 그 조화가 아주 매끄러움. 나름의 인과도 있고 그걸 플레이어에게 충분히 납득 시킴.

 

근데 여기선 그런게 없음. 러브러브한 생활을 보내다가 행복의 최절정에서 호시발련 등장, 뒤지기 싫으면 에바에 타라 신지 ㅇㅇ 떡밥? 너 원래부터 시한부였는데 뭔 소리야 

 

앞전부의 스토리를 전부 물 먹이는 전개에 주인공은 영혼이 갈려나가서 자포자기. 다 포기하네 뭐네 하다가 결국 로미의 도움으로 돌아가긴 하지만 맛이 좋을래야 좋을수가 없는 루트다.

 

 

 

로미


여지껏 수상한 기운만 풀풀 풍기다가 드디어 수면위로 드러나는 로미와의 알콩달콩 러브스토리인줄 알았으나 그건 아니었고 아이코메 전체 스토리의 허리를 담당하게 되었다.

 

그냥 뇌비우고 그냥 꽁냥거리는거 좀 보여줬으면 좋았으련만 스토리를 위해 희생 당한거 같아서 개인적으로 많이 아쉬움.

 

총집편에 정사 같은 느낌이라 평가를 하고 말고도 없음. 로미 루트에 대한건 그랜드 + 결말이랑 묶어서 봐야 할듯.

 


번외로 로미라는 히로인의 매력과 시그마라는 캐릭터는 엄청 마음에 들었음. 그냥 스토리 유기하고 둘이랑 꽁냥대기만 했더라면 훨씬 좋았을텐데.

 

니이지마의 눈 가림에 핍진성과 개연성, 인과를 부여하는 루트.

로미라는게 어떤 인물인지 설명, 세계관도 설명해주고 과거 떡밥도 풀어주면서 스토리 진행 + 나중에 그랜드에서 있을 연출뽕을 위한 개연성을 수집하는 루트였음.

 


로미는 울어도 이쁘다.

 

필수 루트라 할 수 있지만 그래서 재미있었냐? 하면 그건 잘 모르겠음. 내가 했던 말을 빌리자면 산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내릴까 말까 고민하다가 여기서 하차하기엔 많이 늦었으니 끝을 보자는 느낌으로 버틴듯.

 

 

그랜드

 

아이코메의 모든 것이 풀리는 루트. 혜성기구의 등장, 둘의 과거, 이거 사실 로봇 배틀물임 (아님), 세계가 멸망할거 같음, 그러니 구하러 가자 동료들아, 날 희생해서 세계를 구했다!

 

이렇게 요약해두고 보면 왕도이긴 한데, 그 과정의 전개가 매끄러웠는가? 재미있었는가? 몰입이 잘 되었는가? 하면 그건 잘 모르겠음. 솔직히 말하면 난 아직도 니이지마가 뭘 말하고 싶었던건지 모르겠음.

 

로미의 순애보는 절절했지만, 그 순애보 같은건 ‘따위’라고 부를 수 있을만한 큰 사건들이었음. 결국 문을 열 것인가 말 것인가의 문제였고, 나머지 문제는 이에서 파생된 2차적인 문제였음. 그런데 2차적인 문제들이 너무 요란해서 갈피를 잃은 느낌 이었달까.

 

로봇 배틀은 그냥 웃음벨. 디자인도 좆같고 퀄도 조악하고 전투는 우오오오오 오오오오오가 전부고 이럴 거면 스토리에 왜 넣었음? CG라도 좀 멋있는거 써주던가 아님 이게 니이지마식 조크인가?

 

분신 생성등의 반전요소로 예상치 못한 재미를 주었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그 뿐이었음. 애초에 왜 얘들이 이러고 있는지 대충 설명은 해줬지만 내가 몰입하고 납득하지는 못했음. 

 

또한 작중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고래 안에서의 로미와 슈우타의 대화는 내용도 좋고 분위기도 좋고 보기에 마음 아프고 하긴 했지만 나에게 있어서 그렇게 와 닿지는 않았음.

 

프롤로그에서 사람은 간단히 바뀌는게 아니라고 스스로 말했던 슈우타였기에 그가 마음을 바꿔 문 열기를 포기한다는 전개 자체가 내게는 별로였음. 바뀐다면 뭔가 큰 계기가 있었어야 했을거임. 문을 열겠다는 슈우타가 내가 알고있는 그 슈우타였기에 난 차라리 그쪽이 더 이해갔음.

 

로미랑 언쟁하고, 로미가 최후의 발언 하고, 그럼 작별이다 이제 수다는 지긋지긋해 하면서 로미랑 아인슈타인을 밖으로 쫓아냄.

 

아인슈타인은 슈우타는 세계를 사랑하게 되는걸, 세계에 소중한 사람이 생기게 되는걸 두려워해서 자신을 잘라냈다고 설명해줌. 그리고 자신을 받아들이라고, 받아 들이고 나서도 그마음 그대로면 그때 문을 열라고 말한 다음 강제로 합체함.

 

난 여기서 문을 열까? 열지 않을까? 하고서 엄청 궁금했음.

 

그런데... 다음전개는 아인슈타인이 메시아 보고 지금이라면 공격이 통할테니 최대출력으로 조지라고 말하고, 메시아가 그 말 대로 최대출력 조짐.

 

그 담엔 로미가 합체한 슈우타랑 만나서 대화 하다가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 물어보는 슈우타한테 니 좆대로 결정하라고 함.




슈우타는 문을 열었을까요? 정답은 아니었음.

왜죠? 뭐 대충 추억이랑 사랑 이런거 때문인가요? 니이지마씨?

테레비에 나오는 탈랜트가 호감 간다고 진리로 향하는 문을 포기하는 사람이 있다?

빌드업을 이렇게 해놓고 결국 안 열면 슈우타가 한말은 뭐가 되나요? 니이지마씨?

 

그 다음엔? 시그마가 나와서 나 다시 우주로 갈게 통보.

난 결국 후계자가 될 수 없겠어 미안해.

사랑 최고! 뭐 그런 결말.

 

이만큼 일 벌여두고 결국.

 

이런 결말 낼거면 굳이 이런 전개가 필요했었나? 란 생각이 머리를 떠나질 않았음.

 

왕도라면 왕도. 해피엔딩이라면 해피엔딩이긴 한데... 내가 이런거 보려고 여기까지 온게 아닌데 하는 착잡함이 있었음. 사랑은 위대하다? 뭐 그런거?

 


물론 로미와 슈우타의 입장과 대화, 메시아의 친구선언, 아인슈타인의 사랑펀치, 너덜너덜해진 아인슈타인을 로미가 업고 갈 때의 연출뽕은 좀 있었지만, 결국 내가 몰입하고 있지 못했기 때문에 별 감흥이 있지는 않았음.

 

 

어찌저찌 주인공이 신체를 되찾고 떡도 한번 치고 나서 코난 에피소드 최후반부의 범인의 자백타임 같은 시간이 되었을 때 도대체 이걸 어떻게 끝맺을 건지 무척이나 궁금했음.


 

근데 여기서부터 또 이상해지기 시작함. 여기는 진짜 모르겠어서, 그래서 특기하지는 않을 거임. 고다의 폭주, 무녀의 등장, 애비슈타인의 등장, 최후의 싸움(생략), 갑자기 뜨는 fin 등 하나하나 너무 딴지 걸만한 부분이 많기 때문에 그냥 넘어감.

 


애비슈타인 오오오 하면서 등장했을 때 제발 그만두라고 글 쌌는데 ㄹㅇ 바로 다음 장면에 fin 뜨더라 ㅋㅋㅋㅋㅋㅋㅋㅋ

 

뭐 노래는 좋았음.

 

결국 이렇게 아이코메는 끝을 맺게 되는데. 후일담에서 로미는 슈우타 유기하고 쏘다니고 있고 슈우타는 처음 언급되는 이상한 놈한테 밀려 2등하면서 끝나게 됨. 어펜드에서 이같은 요소들을 어떻게 회수할지는 모르겠지만 본편으로썬 썩 마음에 드는 결말과 엔딩은 아니라 말할 수 있겠음.


 

플레이 하면서 즐거웠냐 묻는다면 그렇다고 대답하겠음.

다시 한번 플레이 하겠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대답할거고,

타인에게 추천할만 하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대답하겠음.


 

이렇게 짧은 리뷰를 마치게 되었는데 원래 맛있는건 아껴뒀다 나중에 먹는 타입이기도 해서 딱히 후회 같은건 없음. 기회가 된다면 다른 게임도 해보고 싶고, 아이코메 어펜드도 궁금하기도 하고. 한패 안되겠지 아마?


 


그런 의미에서 다음 게임은 마침 한패가 되었다는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