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고대 아발론 왕국의 알렉산드라 왕자는 어려서부터 수려한 용모로 유명했다. 그러던 어느 날, 알렉산드라는 치즈 요정의 저주에 걸려 여자의 몸으로 변하고 말았다. 

"이게 무슨 일이지? 내 목소리마저  변했어!" 알렉산드라는 경악을 금치 못했다.

게다가 그녀에게는 숨겨진 비밀이 하나 더 있었으니, 바로 가랑이 사이에서 최고급 치즈를 생산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사실을 아는 이는 그녀의 유모 말고는 아무도 없었다.


알렉산드라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신체에 이상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어느 날 잠에서 깨어보니 가랑이에서 낯선 냄새가 나면서 끈적한 액체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당황한 알렉산드라는 유모를 불렀다. 

"유모, 이게 대체 뭐야? 냄새도 이상하고 아랫도리가 쓰라려."


유모는 알렉산드라의 가랑이를 살펴보더니 깜짝 놀랐다. 알렉산드라의 은밀한 부위에서 하얀 치즈 덩어리들이 자라나고 있었던 것이다. 

"세상에! 이런 경우는 처음 봐요. 공주님, 이건 분명 치즈예요!" 

치즈를 살짝 맛본 유모는 그 맛에 감탄했다. 

"맙소사, 정말 끝내주는 맛이에요. 이 세상 그 어떤 치즈와도 비교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이 능력이 왕국에 알려지면 큰 혼란이 올 것 같아 유모는 비밀을 지켜주기로 했다. 알렉산드라는 매일 밤 몰래 치즈를 채취했고, 유모는 그것을 모아 숙성시켜 작은 치즈 덩어리를 만들었다.


어느덧 알렉산드라도 시집갈 나이가 되었다. 

"공주님, 이 치즈를 팔아보는 건 어떨까요? 분명 큰 인기를 끌 거예요." 

유모의 제안에 알렉산드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입소문을 타고 알렉산드라의 치즈는 귀족들 사이에서 최고의 진미로 알려졌다. 값비싼 치즈를 사 먹는 것이 부와 명예의 상징이 되었다.


한편, 욕심 많은 이웃나라 기사가 알렉산드라를 폐하고 아내로 삼겠다며 쳐들어왔다.  알렉산드라가 치즈를 생산한다는 소문이 궁전 밖으로 새어나갔기 때문이다. 

"알렉산드라 공주는 이제 내 것이다! 그 치즈를 독점할 자격은 나에게만 있어!" 

기사가 으름장을 놓자 알렉산드라의 아버지 왕은 딸의 청혼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알렉산드라는 치즈 제조를 중단하려 했으나, 그럴수록 치즈에 집착하는 기사의 욕망은 커져갔다. 

"안 돼요! 이 치즈를 독점하는 건 옳지 않아요!" 알렉산드라가 애원했지만 기사는 듣지 않았다.

급기야 기사는 알렉산드라를 성 지하 감옥에 가두고 그녀의 다리를 묶어버렸다. 

"으헝헝... 이렇게 될 줄은 몰랐어..." 갇힌 채로 알렉산드라는 매일같이 기사에게 치즈를 빼앗겼다.


그러나 알렉산드라는 굴하지 않았다. 오히려 기사를 유혹해 방심하게 만들었다. 

"이리 와요, 기사님. 오늘 치즈는 각별히 맛있게 만들었어요." 

그리고 기사가 잠든 사이 치즈로 묶인 밧줄을 녹여 탈출에 성공했다. 

"드디어 자유야!" 

성을 빠져나온 그녀 앞에 갑자기 치즈 요정이 나타났다.


"얘야, 네가 겪은 시련을 지켜보았단다. 내가 너에게 내린 저주와 능력을 거두고 너를 왕자로 되돌려주마."

요정이 주문을 외자 알렉산드라의 몸에서 빛이 뿜어져 나왔다. 


"고마워요, 요정님. 하지만 전 이대로가 좋아요. 치즈를 만드는 능력이 위험할 수도 있지만, 이제 이것도 제 일부예요. 앞으로는 제 능력으로 세상을 돕고 싶어요."


알렉산드라의 말에 요정은 미소지으며 사라졌다. 

"네 선택을 응원하마. 넌 너 자신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법을 깨달았구나. 행운이 있기를!"

저주는 그대로였다. 


결국 알렉산드라는 치즈 제조 능력을 이용해 가난한 이들을 돕고 평화로운 나라를 만드는 데 힘썼다. 

"여러분, 제 치즈를 받아가세요. 굶주린 아이들에게 나눠주시고, 병자들께 먹여주세요." 

치즈로 전쟁도 막고, 기근도 해결했다. 치즈 요정의 축복 덕에 알렉산드라는 치즈를 만들 때마다 더 아름다워졌고 건강도 좋아졌다. 그녀가 만든 치즈에는 사람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신비한 힘이 깃들어 있었다. 


알렉산드라는 여성이 된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독특한 능력으로 세상에 기여하는 삶을 살았다. 

"제 모습이 어떻든, 저는 저예요. 난 아름답고 소중한 사람이라고 믿어요." 

그녀의 관용과 지혜는 사람들의 존경을 받았고, 시련을 딛고 빛나는 그녀의 이야기는 왕국에 길이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