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부부예정
개념글 모음


'만약에 여자가 된다면 어떨 것 같아?'


인터넷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생각나는대로 아무런 말이나 할 이야깃거리.


재벌 남자를 꼬신다는 둥, 인터넷 방송부터 한다는 둥, 모두에게 걱정받는 미소녀가 된다는 둥.


편의적으로 좋은 부분만 생각하는 비현실적인 이야깃거리.


비현실적인 일이 갑작스럽게 내게 현실로 다가왔을때, 그 현실은 상상처럼 상냥하지 못했다.


[지문이 일치하지 않습니다.]


변해버린 내 모습을 처음 확인 했을 땐 거의 비명을 지르며 병원을 찾았었다.


하지만 내 이야기를 제대로 들어주는 곳은 한 곳도 없었다.


사귀고 있던 여자친구도, 나름 친하다고 생각했던 친구들도 변해버린 내 이야기를 믿지 않았다.


여자가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았을 때에는 나라에서조차 나를 인정해주지 않았다.


일 년이 지난 지금은 관련법안이 생겨서 새로운 신분이 등록 되었지만.


남자였던 나를 인정하는 것이 아닌, 새로운 한 명의 여자의 신분이 생겨 났을 뿐이었다.


그조차 없던 시절엔 본인이 실종상태라는 어이없는 이유로 회사에서 퇴직금조차 받지 못했다.


나는 성별이 변했을 뿐인데, 나라는 존재는 아직 이곳에 있는데.


세상은 나를 사라졌다고 말했다. 나는 더 이상 남성 '이재성'이 아니라고 말했다.


매일 아침 스마트폰의 지문 인식이 실패할때마다 그 사실이 뼈저리게 느껴지는 것이 무서워서.


혼자 방에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 괴로워서 연락도 하지 않고 부모님이 계신 본가를 무작정 찾아갔다.


기대보단 체념을 한 채.


부모님조차 나의 말을 믿어주지 않는다면, 이재성은 이미 죽은 것이나 다름 없는 것이라면.


그것을 그만 인정하자고, 사실로 만들고 모두 포기하자고 생각했다.


-띵동.

"네. 잠시만요."


초인종을 누르고 조금 기다리자 문이 열렸고.


변해버린 나와 매우 닮은... 내가 닮게 된.


"... 저녁 먹자. 계란말이도 있어."


엄마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저녁을 먹자고 하셨다.


그 날, 여자가 되고 처음으로 울었다.


부모님과 저녁식사를 하며 다시 한 번 울었다.


내가 이재성이었다는 사실을 믿어주는 사람이 단 둘뿐이지만, 분명히 있었기에.


나는 행복했다.


그 뒤로 부모님은 나를 신생아처럼 조심스럽게 대하셨다.


특히 엄마가 적극적으로 나를 돌보셨다.


여자가 되었으니 알아야 하는 상식들과 조심해야 할 것들을 알려주셨고.


이유만 생기면 나를 데리고 외출하셨었다.


오늘은 계란이 싸니까.

날이 더워지니 여름 옷과 속옷을 사러가자.

엄마가 요즘 힘드니까 함께 카페에서 일하자.


아버지는 그런 나를 조금 어색해 하셨지만 모든 아버지는 딸바보라고 하던가.


엄마만 엄마라고 부르는 것을 내심 부러워하셨다.


부모님 덕분에 변해버린 이 몸에 어느정도 적응한 일 년.


부모님과 함께 새로 정한 이름인 '이재희'라는 이름으로 새 신분증이 나오기 한달 전.


교통사고로 엄마가 돌아가셨다.


엄마의 장례식에는 가지 못했다.


아직 새 신분이 생기기 전이었고.


괜히 와서 쓴소리 듣지말라는 아버지의 배려였다.


.

.

.


어디까지 생각했더라.


"지혜야... 지혜야아..."


그래. 엄마의 장례식 이야기까지였지.


그 날 이후, 아버지는 돌아가신 엄마를 잊지 못해 힘들어 하셨다.


금술이 좋았던 부모님이 데이트를 즐기던 매 달의 마지막 토요일.


아버지가 술도 잘 못드시면서 문도 혼자 못 여실만큼 인사불성이 되어 돌아온 오늘.


갑자기 만취한 아버지가 엄마의 이름을 연신 외치며 나를 깔아뭉게고. 옷 속으로 손을 넣어 가슴을 주물러도.


"사랑한다..."


사랑한다고 귓가에 속삭이며 다리사이의 둔턱을 쓰다듬어도.


-절그럭

"읏...


바지춤을 풀며 내 목을 강하게 빨며 키스를 해도 거부하지 못했다.


이대로 가면 무슨일이 벌어질지 알지만, 내 바지와 팬티를 내리는 아버지의 손길을 얌전히 받아들였다.


괜한 반항으로 아버지가 술에 깨시면 안되니까.


술이 깬 아버지가 어떤 반응을 하지 누구보다 잘 아니까.


'실수야도 저딴 새끼들은 목매달고 죽어야 한다.'


이대로 만족하시고 잠이 드신다면 다음 날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실거다.


나만 조용히 참으면 돼.


나를 인정해주었던 유이했던 사람.


이제는 유일한 아버지를 위해서.


-즈으으꺽!!!

-؁᧗⟆Ն!!!"


처녀막이 뚫리는 고통따위, 조금도 소리치지 않고 참아 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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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