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듀얼 초심자 틋녀
개념글 모음


난생 처음으로 깐 카드팩에서는 [수축], [트레이드 인], [크리보온], [요안의 상검사], [화톳불]이 나왔다.



"[화톳불]!"

"흐익? 왜 그래요?"

"이거 좀 비싸!"



비싸다라, 어느정도 가격인 걸까.


5장이 든 한팩이 100엔이니까. 비싸다면 200엔정도인 걸까.


거의 300엔을 번 것이나 다름이 없...



"대충 3000엔?"

"3000엔!"



이 카드 한 장이 내 한달치 용돈과 동급이라니 기분이 미묘해졌다.



"팔래?"

"음... 아뇨. 이것도 기념인데 전부 가지고 있을래요."



생각보다 큰 가격에 마음이 혹했지만 이내 고개를 저었다.


듀얼 몬스터즈를 조금 더 진지하게 받아 들여보기로 하지 않았는가.


지금은 받은 스타터덱을 기반으로 쓰고 있지만 언젠가 내가 모은 카드들로 덱을 구성할 날이 올테니까.



"하구루양. 오늘은 고마웠어요."

"아니야. 나도 즐거웠는 걸."

"저는 슬슬 돌아갈 시간이라서요. 다시 학교에서 만나요."

"응. 또 봐. 코우키."



하구루와 헤어진 뒤, 보육원으로 가는 걸음을 서둘렀다.


서둘러 돌아가지 않으면 저녁식사 시간에 늦을지도 모른다.


남성시절보다 훨씬 짧아진 다리로 열심히 달린 보람이 있었을까.


다행히도 생각보다 이른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흐아아앙!!! 돌려줘!!!"



도착하고보니 보육원에서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울음소리에 놀라 다급하게 보육원 건물안으로 들어가니, 익숙한 교복을 입은 사람들이 보였다.


사이레와 같은 듀얼 아카데미의 교복을 입은 진한 화장을 한 두 여학생의 주위로 서너명의 보육원 동생들이 울고 있었다.



"돌려달라니? 내기에서 진 건 꼬마잖아?"

"웃겨. 아 이것도 끽해야 200엔인데?"

"보육원에 비싼카드가 있을리가 없지. 이건 낙서도 그려져서 못 팔겠네. 찢어서 버릴까?"

"아~ 진짜 짜증나네. 벌로 보육원 듀얼 봉사를 하라니."



익숙한 카드들.


울고 있는 동생들.


여학생들의 말.


더 생각할 필요도, 설명 받을 필요도 없었다.



"돌려주세요."

"어머? 넌 또 뭐니?"

"아이들의 카드 돌려주세요."



보육원의 적은 용돈을 모아서 소중하게 산 카드다.


생일이나 크리스마스때 받는 카드팩에서 나왔다고 자랑한 카드다.


흥미가 거의 없던 나도 사이레에게 선물 받았을 때, 얼마나 기뻤던가.


"이건 정당하게 내기 듀얼로 받은건데, 네가 뭔데 돌려주라는 거니?"

"..."

"정 돌려받고 싶으면 듀얼로 되찾아가렴? 네가 이기면 돌려줄게. 내가 이기면 너도 카드를 한장 빼앗기는 거야."



아카데미에서 가져온 것으로 보이는 듀얼 디스크를 내게 던져주는 여학생.



"...좋아요. 해요. 듀얼."



주섬주섬 팔에 듀얼 디스크를 착용하고 새로 얻은 카드를 몇장 넣은 덱을 끼워넣었다.


덱이 끼워지자 듀얼 디스크가 자동으로 덱을 섞은 뒤, 카드를 놓을 곳이 펼쳐지며 준비가 되었다는 불빛이 들어왔다.



"그럼 내가 먼저 할께? 아쉬운건 너니까. 카드를 두장 세트. [카드카•D]를 소환. 효과로 릴리스하고 두장을 드로우. 턴엔드."

"...무시하는 건가요?

"차이를 정확히 안다고 해주겠니?"



다른 아이들도 이렇게 무시하면서 듀얼을 했을까.


조금 많이 화가 났다. 이기고 싶다.



"드로."



패는 [드래그마 인게이지],[위협하는 포효],[트레이드 인],[라비 드래곤],[썬더 드래곤],[파괴륜].


"패에서 레벨 8인 [라비 드래곤]을 묘지로 보내고 트레이드 인 발동. 카드를 두 장 드로."



뽑은 카드는 [융합], [은룡의 굉포].



"패에서 [썬더 드래곤]의 효과를 발동. 이 카드를 패에서 버리고 댁에서 [썬더 드래곤]을 두 장까지 패에 넣는다. [융합]으로 두 장을 융합. [두 머리의 썬더 드래곤]을 소환."


"저런 카드를 다쓰네?"


"이어서 마법 카드 [은룡의 굉포]로 묘지의 드래곤족 일반 몬스터인 [라비 드래곤]을 특수 소환. 두 마리의 몬스터로 직접공격. 5750의 데미지."


"에이 그거 하고 괜찮겠어?"


"카드를 세장 세트하고 턴 엔드."



내가 아무리 듀얼을 잘 모르지만 적의 공격을 막을 카드도 있고, 몬스터를 파괴할 카드도 있다.


게다가 내필드엔 거의 각각 2800,2950의 공격력을 가진 몬스터가 두 장.


상대방은 라이프가 절반이상 사라졌다. 확실히하게 유리한 상황.



"푸핫. 그 눈빛 뭐니? 혹시 이길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니?"

"뭐라고요?"

"아~ 의미 없는 기대를 하네? 끝내자. 도로. [번개]발동. 상대방의 모든 몬스터를 파괴."



카드 한 장으로 몬스터를 전부 파괴 당했어.



"패에서 [파워 본드]를 발동. 패에서 [사이버 드래곤] 두체로 [키메라테크 렘페이지 드래곤]을 소환. [파워 본드]의 효과로 소환한 몬스터의 원래 공격력의 두배인 4200이 돼!"


"함정카드 [파괴륜]을 발동..이 안돼?"


"미안하지만 내 라이프이상의 공격력이 된 렘페이지는 파괴륜의 대상이 되지않아. 그냥 융합이면 위험했네?"


"끄윽..."


"소환된 [키메라테크 렘페이지 드래곤]의 효과 발동. 융합 소재가 된 몬스터의 숫자만큼 마법, 함정카드를 파괴 할 수 있지. 아까 건들던 귀찮은 [파괴륜]과 가운데 카드를 파괴."



가운데면 [위협하는 포효]... 이번에야 말로 공격을 막아야해.



"함정카드 발동! [위협하는 포효]! 상대방의 공격 선언을..."


"카운터 함정 카드 [마궁의 뇌물] 발동. 상대방이 카드를 한장 뽐는 대신, 발동한 마법, 함정의 효과를 무효로하고 파괴한다."



듀얼 디스크가 자동으로 카드 한장을 뽑기 쉽게 튀어나오게 빼주었다.


준비 된 카드가 순식간에 전부 사라졌다.


실수한 부분도 거의 없었는데.



"[키메라테크 렘페이지 드래곤]의 두번째효과 발동. 덱에서 빛속성 기계족 몬스터카드를 두 장까지 묘지로 보내고 그 수만큼 추가 공격이 가능하지."


"아..."



4200의 공격력을 가진 몬스터가 3연속 직접 공격을 한다니...


[포...]


동생들이 나를 보고 있지만 또 꼴사납게 지는 구나.



"배틀. [키메라테크 렘페이지 드래곤] 첫번째 공격!"


[포기하지마세요. 카드를 뽑아요.]



-콰가가강




.

.

.




코우키 누나에게 직접공격이 들어간 걸까.


다들 저 카드의 공격에 순식간에 패배해서 소중한 카드를 빼앗겼었는데.


누나마저도 카드를 빼앗기는 걸까.


내심 포기하고 있던 그 순간, 누나를 유독 따르던 여동생이 외쳤다.



"저기 봐! 몬스터가 있어!"



그곳에는 드래곤의 앞을 당당하게 막아선, 새하안 갑옷을 입고 망치를 들고 있는 코우키 누나를 닮은 카드가 있었다.


.

.

.



"하? 그 카드는 어디서 나온거야?"


"...[드래그마 인게이지]의 효과로 패에서 [드래그마의 성녀 에클레시아]를 수비표시로 특수 소환했어요. 에클레시아는 엑스트라덱에서 소환된 카드에겐 전투로 파괴되지 않아요."


"어이구. 운이 좋네?"


"특수 소환된 [드래그마의 성녀 에클레시아]의 효과로 덱에서 [드래그마의 기사 플루르드리스]를 패로 가져오겠어요."



포기하고 카드조차 확인하고 있지 않았는데, 어디선가 들린 목소리에 놀라 카드를 뽑아서 확인할 수 있었다.


소환된 에클레시아가 나를 보고 웃는 것처럼 보인 건 내 착각일까.



"칫. 턴엔드. [파워 본드]효과로 나는 [키메라테크 렘페이지 드래곤]의 원래 공격력인 2100만큼 데미지를 받지."


"150만 더 깍으면 코우키 누나가 이겨!"


"언니 힘내!"



하지만 내가 4200의 공격력을 뚫고 이길 수 있을까.


아니. 이긴다. 동생들을 위해서 이기는거야.



"드로."



[수축], 몬스터의 공격력을 절반으로 하는 카드.


이겼다.



"필드에 엑스트라 덱에서 소환한 카드가 있을 때, [드래그마의 기사 플루르드리스]를 특수 소환할 수 있어요. 소환. 그리고 패에서 [수축]을 발동 [키메라테크 렘페이지 드래곤]의 공격력을 반으로 하겠어요. 그대로 공격! 플루르드리스의 효과로 필드의 모든 드래그마 몬스터의 공격력이 500점 상승!"



공격력이 3000이 된 플루르드리스가 2100이 된 렘페이지 드래곤을 파괴하면 내가 이긴다.


처음으로 듀얼에서 이기는 거야.



"함정카드 발동. [가드 블록]"


"아,안돼!"


"아쉽네? 에클레시아도 공격표시로 하지 그랬어? 데미지를 0으로하고 한장을 드로."



끝났다고 생각해서 바로 공격한 것 문제가 되었다.


성급하게 공격을 해서 에클레시아를 공격표시로 바꾸지 않았어.



"턴 엔드..."


"드로. 그래도 생각보다 훌륭했어? 정말로 지는 줄 알았잖아. 일반 소환 [사이버 드래곤 코어]. 효과로 덱에서 사이버혹은 사이버네틱 마법,함정카드를 서치. [사이버네틱 퓨전 서포트]를 서치후 발동. 라이프를 절반 지불하고 이 턴동안 난 융합소재를 묘지에서도 충당할 수 있어."






괜찮아. 융합 소환한 카드는 결국 에클레시아를 전투로 돌파 할 수는 없으니까.






"다시 한 번 [파워 본드]. 효과는 당연히 알겠지? 필드의 [사이버 드래곤]으로 취급되는 코어와 묘지의 [사이버 드래곤] 두체로 융합 소환. [사이버 엔드 드래곤]. 공격력은 8000!"


"8000..."


"배틀. [사이버 엔드 드래곤]으로 [드래그마의 성녀 에클레시아]를 공격. 이터널 에볼루션 버스트!!"



파괴되지 않는 에클레시아를 공격하다니 실수한 걸까?



"미안하지만 꼬마야. 언니는 실수하지 않아. 데미지 계산시 패에서 [어니스트]의 효과 발동. 전투하는 몬스터의 공격력을 빛속성 몬스터에게 더한다. 이걸로 공격력은 9500."


"하지만 에클레시아는 수비표시에요! 데미지를 받지 않는다고요."


"아니. [사이버 엔드 드래곤]은 수비몬스터를 공격할 경우, 수비력을 넘기는 수치만큼 전투 데미지를 준다고? 전투 내성만 믿다니 안일해!"



-콰아앙

-삐이이익.


졌다. 또 졌다.


룰 위반을 해서 반칙패를 당한 것도 아니고.


카드를 잘 못 써서 그대로 망한 것도 아니고.


방심해서, 에클레시아를 공격표시로 하지 않아서 이길 수 있는 듀얼을 져버렸다.


조금 늦게 사라진 에클레시아가 내게 미안해하는 것만 같았다.



"그럼 약속대로 카드를 가져갈게."



나는 반항조차 하지 못하고 덱을 듀얼 디스크째로 빼앗겼다.



"엑. 구려. 가져갈게 거의 없네."

"뭐야. 덱에 왜 [화톳불]이 들어있어? 대상카드도 없으면서."

"럭키. 비싸니까 잘 됐네."


나머지 카드에는 관심이 없는지 덱을 내쪽으로 던져 버렸다.


던져진 카드가 주위에 널부러져서 엉망이 되었다.



"시간도 지났으니까. 돌아가자."

"고아들아. 다음엔 좀 더 비싼 카드을 가지고 있으렴."

"아니. 무리지."

"그런가? 크큭"



나는 두 학생이 보육원 건물을 나가고 나서야 카드를 정리하기 시작했다.


분했다.


진 것도 분했지만 저렇게 멋대로 말하는 것에 아무 말도 못한다는 것이 더 분했다.


첫턴에 드로우해서 반칙패 당한 것보다 방심해서 이길 수 있는 기회를 놓친것이 더 창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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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숨보다 소중한 카드를 빼앗다니!


이런 파렴치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