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마왕 틋순이는 모든 게 밉다...
개념글 모음

 Young하고 MZ한 마왕 틋순이.


 일 잘 하고 사고만 안 치면 뭘 해도 된다는 마인드로 부하들을 풀어줬지만 부하들이 차원의 균열에서 튀어나온 만화책이라도 읽고 다니는지 언제부터인가 클리셰에 심취해 갑자기 이상한 컨셉질을 하고 다니는데...


 문지기 듀오 제임스와 제이슨은 생판 남이지만 문지기는 쌍둥이가 국룰라고 주장하면서 제임스가 변장 마법으로 제이슨 얼굴을 카피한 뒤 자기들이 쌍둥이라 주장하고.


 마계 밖으로 나가본 적도 없는 마계 토박이 존스는 복수귀가 된 타락한 영웅 캐릭터가 멋지다면서 동료들에게 배신당한 뒤에 마계에 귀순한 前 인간 기사라고 주장하고

뭔가 소중한 사람을 그리워해야 캐릭터성이 잘 살아난다며 엄마가 젊을 때 찍은 흑백사진을 로켓에 넣고 다니고.


 슬라임 15남매는 기괴한 크리처가 멋져보인다면서

'사람을 집어삼켰는데 기억과 인격이 제대로 융화되지 않아서 살아있는 인격들이 끊임 없이 비명을 질러대는 거대 슬라임' 컨셉이 하고 싶다고 하는데


 15명이 찰싹 달라붙어 자기들을 하나의 거대한 슬라임처럼 보이게 만든 뒤 각자 얼굴 모양을 아저씨, 소년, 젊은 여자, 노인 등 다양한 연령대의 모습으로 바꾸고 최대한 기괴한 표정을 지으며 이상한 괴성을 지르는 연습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중이고.


 주방장 존슨은 어렸을 때 마녀가 돼서 가마솥으로 신비한 물약을 만드는 게 꿈이었답시고 가발에 챙이 넓은 모자에 검은 로브까지 구해 마녀 코스프레를 하고 일주일 내내 솥을 주걱으로 휘저으며 스튜만 끓여댄 덕분에


 틋순이의 식탁에는 한동안 스튜만 엄청 올라오고 스튜에서는 가발에서 떨어져나온 긴 머리카락이 나오고 주방에서는 하이톤의 "낄-낄낄낄~!" 하는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고.


 원로 흑마법사 W. 록스는 흑마법사라면 한여름에도 반드시 어두운 색의 긴 로브를 입고 다녀야 한다고 고집부리다가 열사병으로 쓰러졌고.


 몸을 자유롭게 분리/조립 가능한 스켈레톤 기사 켈레토스는 어디서 멋들어진 디자인의 투구를 가져오더니 투구가 본체라 투구만 멀쩡하면 몸이 와르르 무너져도 얼마든지 부활할 수 있다는 컨셉을 잡고...


 결국 컨셉질 유행이 퍼지고 퍼져서 사천왕들도 별 이상한 컨셉을 잡더니 틋순이에게도 컨셉질을 권하기 시작하는 거 보고 싶다.


 부하들이 사람은 자리에 걸맞는 격식을 차릴 필요가 있다! 면서 평소에 옷을 편하게 입고 다니는 MZ마왕 틋순이에게 거인이 입을만한 갑옷 세트를 딱 가져오더니


 먼저 남는 공간을 마력으로 채워 사이즈가 아예 안 맞아도 착용자가 원하는 대로 갑옷을 움직일 수 있는 마법을 걸고


 투구에 음성 변조 마법이랑 붉은 안광이 나오는 마법을

 신발에는 사뿐사뿐 걸어도 땅이 쿵쿵 울리는 마법을 

 망토에는 항상 멋진 각도로 펄럭이는 마법을

 철퇴에는 휘두르면 위협적인 이팩트가 나오는 마법을 걸고


 틋순이에게 고전적인 대마왕을 연기해달라고 하는 거야.


 틋순이는 모가지 날아가기 싫으면 다시는 이런 농담 하지 말라고 거절했는데,


 인간 왕국에서 틋순이를 토벌하겠다는 용사 파티가 찾아오고


 용사 파티가 이때다 싶어서 혼신의 연기를 다하는 부하들을, 특히 생지옥을 형상화한 듯이 보이는 인격소화불량 식인 슬라임을 보고 경악하고


 부하들은 저거 봐요 컨셉질 엄청 잘 먹히잖아요! 이러면서 갑옷 좀 꼭 입어보라고 엄청 밀어붙이고 틋순이는 결국 등을 떠밀려서 갑옷을 입게 돼


 그리고 용사파티와의 혈전 끝에 패배해서 갑옷에 인챈트 해놓은 걸 들키는 거지.


 갑옷에 마법이 걸려 있는 걸 알게되니까 키 작은 로리 마법사가 커다란 갑옷 상의를 입고 위아래로 자그마한 얼굴과 다리 끝부분만 내놓은 채 뽈뽈 돌아다니고.


 성녀가 투구를 써보더니 베시시 웃으며 히히 안광발싸 이러고.


 자기가 원해서 한 것도 아닌데 괜히 컨셉질에 동참하게 됐다가 딱 들켜서 엄청난 수치심이 마구마구 몰려오고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오르는 마왕 틋순이!


 오늘따라 부하들이 너무너무 미운 틋순이 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