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글 : https://arca.live/b/math/105190551


흠... 정말 그럴까? 이런 문제를 다루는 과목인 열전달을 배운 적이 있어서 이걸 화공학도의 관점에서 진지하게 분석해 보고 싶어졌다. 조금 out of context이긴 하지만 미리 너른 양해를 구한다.


일단 글을 제대로 시작하기 전에 위 사진이 번역을 잘못 한 게 있는데, 빵을 구울 때는 오븐을 300도 넘게 올릴 일이 없다는 것을 모른 채 단위를 고려하지 않은 채 그대로 번역을 박아버렸단 것이다.

저 댓글을 쓴 사람은 높은 확률로 미국인일 것이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좆같은 양키 단위계를 쓴다. 무슨 뜻이냐면 저 온도가 degree Celsius가 아니라 degree Farenheit라는 것이다. 55분 동안 176.7777...도로 구웠다는 뜻이 된다. 이 쪽이 훨씬 더 상식적이다.

아무튼. 각설하고 진지하게 들어가 보도록 하자.



0. 서론

이 글에서는 문제를 두 단계에 걸쳐 분석하고 풀어낼 것이다. 우선 적절한 모델링을 통해서 55분 동안 350F로 구운 빵의 중심부 온도인 Tc를 알아내는 것이 먼저요, 그 다음은 동일한 파운드 케이크의 중심부 온도가 60초 만에 Tc에 도달하기 위해서 필요한 오븐의 온도인 To를 알아내는 것이 다음이다.

물론 적절한 모델링을 위해서는 적절한 가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원 글의 사진에 있는 것은 파운드 케이크이고, 이 파운드 케이크라는 것이 밀가루와 계란, 설탕과 버터를 각각 1파운드씩 때려박은 뒤에 굽는다고 하여 그런 이름이 붙여진 것이다. 따라서 파운드 케이크의 질량은 m = 4lb = 1.8144kg이 될 것이다.

또한 파운드 케이크의 비중은 대략 0.80이므로¹, 이 파운드 케이크의 부피는 2.268L이고 구형으로 가정하였을 때 반지름은 R = 8.151cm = 0.0815m이 된다. 

오븐 내 공기의 heat transfer coefficient는 h = 28 W/m²K이며², 파운드 케이크의 thermal conductivity k = 0.321W/mK이다.³ 또한 파운드 케이크의 비열은 버터, 계란, 설탕, 밀가루의 산술평균인 c = 2.815kJ/kg K로 계산한다.⁴

케이크는 균일하고 등방적이기 때문에 온도가 오직 중심과의 거리 r과 시간 t에 대해서만 영향을 받는다고 가정하자. 즉 T = T(r,t)라는 것이다. 또한 오븐 벽과 파운드 케이크 간 conduction과 radiation은 고려하지 않는다. 이 모델링 하에서 열전달은 1D transient conduction-convection problem이 된다.



1. Find Tc

Biot number Bi = hL/k는 유체 속에 물체가 잠겨 냉각/가열될 때, 즉 transient일 때 사용하는 상수이다. 이는 물체의 표면과 내부 사이의 온도구배의 정도를 알 수 있는 척도가 된다. Bi가 0.1보다 작으면 물체를 온도가 일정한 한 덩어리로 생각할 수 있고, 그것은 계산 과정이 훨씬 간편해짐을 의미한다. 여기서 L은 대표길이로, 부피를 표면적으로 나눈 값이다. 구에서는 R/3과 같은 값을 가진다.

이 모델링에서의 Biot number는 28*(0.0815/3)/0.321 = 2.370 >> 0.1로, 아쉽게 lumped system으로 가정할 수는 없음을 의미한다.


Thermal diffusivity of cake α = k/ρc = 1.425e-7 m²/s이 되며, Fourier number τ = αt/L² = 0.6375 > 0.2이다. 이는 one-term approximation을 쓰기 적합하다.

One-term approximation이란 구면좌표계에 state된 열방정식의 해 중 n=1일 때의 항만 남기고 나머지는 분석하지 않는 기법을 뜻한다(여기서 λn는 1-λcotλ = Bi의 n번째로 작은 양수근이다.). 여기서 θ = (T-T∞)/(Ti-T∞)를 의미하고, 그럼 T = θTi+(1-θ)T∞를 통해서 임의 시간의 중심부 온도를 찾아낼 수 있다.

One-term approximation을 사용한 solution은 다음과 같다.

여기에 

λ1 = 2.1402, τ = 0.6375를 대입하면 θ = 0.0830이 얻어지며, 오븐의 온도 T∞ = 350F, Ti = 77F를 대입하면 T = 327.341F = 164.1C를 얻는다.


즉, 잘 구워진 파운드 케이크 중심부 온도 Tc는 섭씨 164.1도라는 이야기다.



2. Find To

동일한 파운드 케이크를 굽는 것이므로 시간에 의존하지 않는 거의 모든 물리량을 재활용할 수 있다. Bi = 2.370, α = 1.425e-7 m²/s는 재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Fourier number는 재활용할 수 없다. t = 60s를 넣어서 다시 계산해 줘야 하고, 이러면 τ = 0.01558 < 0.2로, one-term approximation을 사용할 수는 없다.

따라서 에 충분히 많은 항을 박아 가면서 θ의 거동을 봐야 한다는 소리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t(혹은 τ)를 알고 있는 채로 θ를 계산하는 것이기 때문에 완성된 함수 가지고 수치해석적 기법을 박아가면서 이상한 짓을 할 필요는 없다. 다행스럽기 그지 없다.

λ = 2.140, 4.981, 8.023, 11.118, 14.233, 17.358, 20.487, 23.620, 26.755, 29.891으로 처음 10개의 값만 이용한다. 이 이후로는 exp(-λn²τ) < exp(-10) < 1/20000이기 때문에 n > 10 항은 거의 무의미해진다.



MATLAB으로 visualize해 보면, θ = 0.9997 정도의 값에서 수렴함을 알 수 있다. 실제로 10번째 항까지 계산한 값은 θ = 0.99969750이다.

θ = (Tc-To)/(Ti-To)이며, Ti는 실온인 25C, Tc = 164.1를 대입하면 To = 459860C가 나온다!

1분 안에 화끈하게 안까지  구워버리려면 오븐의 온도가 섭씨 46만도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소리다.

참고로 이럴 경우 θ(r=R) = 0.71105444로, 표면 온도를 Ts로 둘 시 (Ts-To)/(Ti-To) = 0.71105444. Ts = 132840가 나온다. (구) 파운드 케이크의 표면 온도는 섭씨 13만 2840도 정도가 된다는 소리다. 그래도 중심 온도는 겨우 섭씨 164.1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이고. 아주 겉바속촉도 이런 겉바속촉이 없다.

이쯤 되면 오븐도 케이크도 웬만한 천체의 표면온도는 가뿐하게 뛰어넘는다. 6000K밖에 되지 않는 태양은 이 정도에 비하면 거의 액체질소 수준이고, 우주에서 가장 뜨거운 항성으로 분류되는 Wolf-Rayet star도 표면온도는 높아 봤자 21만 K밖에 되지 않는다. 필요한 오븐 온도의 겨우 절반이다.


물론 radiation 등을 고려하면 오븐의 온도가 더욱 낮아도 1분 내에 원하는 온도까지 도달 가능할 것이다. 삽 위에 삼겹살을 올려놓고 숯가마에 3초 집어넣는 퍼포먼스가 현실세계에서 가능한 이유는 convection을 통한 열전달보다 radiation을 통한 열전달이 압도적으로 큰 비율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다만 한 가지 사실을 알 수 있다. 55배 빠르게 굽기 위해서는 55배의 온도로는 훨씬 부족하다는 사실을...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래서 물리학도 같이 해야 하는 이유가 뭐냐고? 이런 (논리적인 척 하는) 뻘소리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3. References

[1] : Evoniuk, J. (2024, February 23). Specific gravity for cakes | Baking processes | BAKERpedia. BAKERpedia. ttps://bakerpedia.com/processes/specific-gravity-cakes/

[2] : Carson, J. K., Willix, J., & North, M. F. (2006). Measurements of heat transfer coefficients within convection ovens. Journal of Food Engineering, 72(3), 293–301. https://doi.org/10.1016/j.jfoodeng.2004.12.010

[3] : Reyes, C. B., Barringer, S. A., Uchummal-Chemminian, R., & Kaletunç, G. (2006). THERMAL CONDUCTIVITY MODELS FOR POROUS BAKED FOODS. Journal of Food Processing and Preservation, 30(4), 381–392. https://doi.org/10.1111/j.1745-4549.2006.00073.x

[4] : Editor Engineeringtoolbox. (2023, September 7). Food and foodstuff - specific heat. https://www.engineeringtoolbox.com/specific-heat-capacity-food-d_29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