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소설 둘다 창작한거고 
새벽에 창작탭에 올렷엇는데 
대회 존재를 몰랐어서 여기다가 추하게 
다시 올려봅니다.


글은 처음써봐요 사실.






" 개척자, 넌…. 운명을 믿어.? "


소녀의 나지막한 질문에 나란히 벤치에 앉아있던 회색 머리의 소녀는 그녀를 바라보며,


자신의 동공에 미세한 변화를 느꼈다.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슬픔을 눈에 담고 있는 은발의 소녀는 필사적으로 감추려 하는 듯하였지만,


그녀의 깊은 고독과 슬픔을 어떻게 숨기리


회색 머리의 소녀는 알지 못하겠지만,


은발의 소녀에게 허락된 된 것은, 화염과 잿더미로 가득한 세상, 만물의 침묵뿐.


그렇기에 그 소녀의 미숙한 연기로는 숨기지 못하였으리라.


" 응, 나는 운명을 믿어. "


그녀의 대답에 은발 소녀의 동공에는 조금의 슬픔이 더해진 듯하였다.


" 필연 또한 있을 거로 생각해.. "


" 그렇구나... 나도 그럴...거라 생각해. "


그녀의 눈동자에 어두움이 더해지고, 빠져들듯한 푸르름이 동공을 채워오고, 일말의 희망인 노란빛은 그 색을 잃어버렸다.


그렇게 그녀의 비극이 조금 더 그녀를 집어삼킬 듯, 천천히 감싸안으려던 찰나,


" 그래도 나는 아직 보지 못했으니까. 상관없어. "


회색 소녀의 말에 은발의 소녀의 두 눈은 색을 찰나의 순간에 쌓아왔던 모든 색을 잃어버리며,


하얗게… 하얗게… 변한듯하였다.


예상치 못한 대답에 얼이 빠져버린 소녀는 맞은편 소녀의 입에서 나올 다음 단어를 기다리는 것 밖에는 하지 못하는 듯 하였다.


" 운명이라는 것이 존재 할지 모르지만, 나는 보지 못했으니까, 알 수도 없으니까. 신경 쓰지 않기로 했어. "


" 필연이라는 게 존재한다고 해도, 내가 모르니까, 관심갖지 않으니까 내 행동은 "


" 오롯이 나의 의지야. "


" 그러니까 정해진 운명이 아닌, 나의 운명이야. "


운명의 노예의 눈동자는 마주한 회색 소녀의 눈동자 색을 빨아들이기라도 한 듯

노란빛을 되찾았고, 이내 활짝 웃어볼 용기마저 생긴 듯 하였다.


" 그럴지도 모를 것 같아. "


" 고마워... "


보랏빛 꿈속 세계, 그 안에서의 우연함과 필연이 제공한,

이 순간은 세상에서 가장 고독하며, 덧없는 운명의 노예에게 어떤

대답이 되었을까.

정말 오랜만에, 은색 소녀에게는 허락되지 않았을 진심 어린 웃음이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