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BT+ 채널

이전부터 난 이미 이 관계의 마침표를 찍었다고 생각했지만

정말 미련이 남아서, 또 후회할까봐 말 한마디만 하자고 불렀다. 만나서 길거리를 걸었다. 그동안 있었던 일들, 여행하며 있었던 자잘한 에피소드들, 그동안 누구누구에게 쌓였던 감정도. 그렇게 이야기 하다가 자연스럽게 어떤 카페에 들어가서 난 카페라테를 시키고 걔는 핫초코를 시키고 앉았다. 계산은 걔가 했다. 앉아서는 별로 대화를 많이 하지 않았다. 걔는 창밖의 대로변에 차가 쌩쌩 달리는걸 지켜보았고 난 그의 눈을 한참동안 바라봤다. 그러다가 결국 일어서서 밖으로 나가 걸어가며 잠깐 이야기 했다. 이제 헤어지려고 돌아서서 몇걸음 갔었을까, 난 뒤돌아 미끄러운 빙판길을 달려가서 걔의 팔을 붙잡고 말했다. 대충 이렇게 말했던것 같다


난, 내가 가진 취향때문에 좀 불행하게 살것같아

당당히 못산달까, 난 누구를 좋아할 자격도 없고

그냥 영원히 혼자사는게 내 운명인가봐


이렇게 말하니까 그는 

요즘엔 다들 그렇게 살지 않냐

이렇게 답했다


난 마지막으로 말했다

너는 얼굴도 되고 여자 좋아하니까

나중에 결혼도 할수 있고 그러니까

괜히 예전에 헤어진 여자한테 상처받아서 움츠러들지 말고

너가 좋아하는 사람 만나서

꼭 행복하게 살아


이렇게 말하니까 그가 알겠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곤 멀리 시야속으로 사라졌다.


이젠 정말. 정말 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