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전의 특징이라하면 해군과 공군과 육군의 유기적으로 연동하면서 시너지를 이루어가는 굉장히 입체적인 전투인데

미군은 이걸 과달카날에서 정말 뼈저리게 배우게 돼 이 당시 전투가 지상군이 방어에 성공해서 비행장을 확보해 줘야만 항공군이 떠서 제공권을 확보해주고 또 그 제공권을 바탕으로 제해권을 확보하여, 지상군에 보급을 해주고 지상군은 그 보급을 바탕으로 다시 전투를 시작하는 이러한 유기적인 전투를 2차대전 중에 과달카날에서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 있을 모든 전쟁에서 모든 전략을 짜게 돼


이게 현대전의 주된 전투 방식이 되었고 미국이 이것에 실패한 전쟁이 바로 베트남과 아프간이야

특히 베트남에선 맥나마라가 전략을 크게 잘못 짜게 되는데 이 사람의 출신이 경영자여서 그렇다고 봐. 맥나마라는 전쟁의 개념을 잘 모르는 사람었고 "북베트남을 군사적으로 압박하여 협상을 통해 전쟁을 마무리 할 수 있다"라고 믿었던 사람이었는데 정규전인 전면전인 상황이 아닌 게릴라전 위주였던 베트남에선 전혀 맞지 않는 전략을 들고 내세웠던 거지.


아무튼 본론으로 돌아가서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는 과달카날 뿐만 아니라 포클랜드 전쟁, 걸프전을 거치면서 육해공의 합동작전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뼈저리게 터득했고 C4I, Link 16 같은 네트워크 전을 매우 발전 시켜왔어



반면 소련-러시아는 어땠을까? 독소전에서 소련은 쿠르스크 전투와 같은 대규모 전면전을 겪으면서 공군 역시도 핵심으로 성장하게 됐는데, 문제는 2차대전 이후였어 아프간 침공, 체첸 전쟁, 남오세티야 전쟁, 크림반도 합병 등의 사건을 거치면서 이들은 전면전보단 게릴라전을 더 많이 겪어보게 됐어 아프간-1차 체첸 전쟁 당시엔 압도적인 군사력 차이로 인해 무자헤딘과 체첸군은 정면 전투를 피하며 기습, 히트 앤드 런 위주의 전투를 고집했고 소련-러시아는 두 전쟁에서 많은 피해를 입고 발을 빼게 됐었지.


하지만 2차 체첸 전쟁은 러시아에게 강렬한 교훈을 새기게 됐어. 게릴라전에서 가장 곤란해지는 민간인과 게릴라 세력의 연계를 철저한 초토화 전술로 게릴라에 동조하는 민간인들을 쓸어버리면서 끊어버리고 유격전은 대규모 부대를 뭉쳐서 이동하면 표적이 되기 쉽기에 분산해서 게릴라를 섬멸, 그리고 신속한 공군 화력을 투사하며, 전차를 쉬지 않고 움직여서 신속하고 강력한 한방으로 피해를 최소화하고 철저히 적의 전력을 소멸시키는 것이었지 이때 푸틴이 옐친의 권한 대행하던 시기라 푸틴한테도 강한 인상을 주었을 가능성이 크다봐.


이러한 전쟁 교훈을 바탕으로 러시아는 군사력 강화를 힘쓰게 됐고, 특히 강력한 육군력이 필수다 생각해서 전투준비태세 강화를 집중하게 됐지 허우대만 멀쩡한 육군 부대들을 해체하고, 복잡하고 중복되던 병과들을 싹 밀어버리면서 전투부대 위주의 개편을 하게 돼. 이러면서 복무의 질 개선이 많이 되기도 했지 또 기동군 위주로 편성하면서 지역 단위, 여단 단위의 전투 훈련, 교리를 가지면서 군사 개혁을 했었어 그리고 그걸 시험할 수 있었던 전쟁이 2008년 남오세티야 전쟁이였어. 그리고 이때부터 러시아 특유의 전쟁 수행 방식이 시작됐는데 바로 현지의 친러 세력을 이용하는 것이었지 이들을 지원하는 척 무장 세력을 넣던가, 평화유지군이라는 명목으로 파병을 하던가. 또 현지 분리주의 무장 세력을 키워 내전 형태로 상대의 전력을 소모 시키는 거였어 그리고 이를 발전시킨 사람이 바로


이 사람 발레리 게라시모프지


2013년에 게라시모프가 총참모장으로 취임하면서 새로운 독트린을 선보이는데, 그게 유명한 하이브리드전이야 게라시모프는 더이상 군대와 군대가 싸우는 것만이 전쟁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적의 내부를 분열하고, 현장의 군인들에 대한 심리전 등을 이용하여 본 부대가 들어가기 전에 이미 전쟁이 거의 끝나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었지. 그리고 이게 잘 통한 전장이 바로 2014년에 있었던 크림 반도 합병 사태인거야


크림 반도 합병은 정말 순식간에 끝났어 2월 26~27일에 크림 반도가 일거에 그냥 러시아 손에 넘아가버리게 된거지 방송국, 학교, 주유소 같은 주요 시설들을 확보하고 정치인, 유력 인사, 언론인들을 포섭하고 민심을 장악해버리니 3월 1일에 본격적으로 러시아군이 들어오니까 우크라이나군이 손도 대지도 못하고 전쟁이 끝나버린거야


이처럼 러시아군의 현대전은 미군이 이라크의 자유 작전에서 보여줬던 지상군의 기동전과 유사하면서도 정보국이 중심이 되어 상대를 분열시키고 내분을 일으킴과 동시에 지상군의 빠른 기동력으로 찌르고 들어가서 신속하게 지역을 점거하고, 분열된 적을 소탕하는 게릴라식 전투가 현대전의 전쟁 방식이라고 파악한 것 같아. 그런데 이번 우크라이나 전장에선 한가지 큰 변수가 있던거지.

블로디미르 젤렌스키.

이 사람 하나가 러시아 정보국이 추진하는 우크라이나의 내부 분열을 대통령 자신이 중심을 잡고 우크라이나인들을 뭉치게 만들어버린거지. 초기에 러시아가 전선 전면에 강력하고 신속한 육군으로 찌르고 들어갈 수는 있었으나 내부 분열과 심리전 등으로 약화되고, 갈라졌어야 하는 우크라이나가 하나가 되어서 러시아군의 앞을 가로 막아선 거지.


결론적으로 러시아는 여러 차례의 전쟁과 군사 개혁을 통해 발전된 모습들이 분명히 있었고 육해공의 합동 작전의 중요성도 터득했으나 이들의 합동 작전은 자신들이 유기적으로 목표를 정하고, 목표를 위한 상호 협력하며 공조해가는 것이 아니라 분열된 적성국에 군대를 뚫고 들어가는 육군을 보조하는 역할만 맡게 되면서 네트워크전에 있어 필수적인 균형적인 군의 발전이 있지는 못하고, 빠르게 갈라놓은 적을 유격전으로 격파하는 교리만 내세운게 내가 생각하는 이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초기 우세 이후 러시아의 졸전하게 된 이유가 아닐까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