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것도 그거지만, 사실 이쪽에 관심이 크지 않은 이상 일본과의 관계에 대해서 심층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적은 것도 한 몫함. 적어도 나는 이 바닥에서 심지어 대학에서 가르치는 국제관계학(일본과의)에 대한 최소한의 소양을 갖춘 사람을 아직 본 적이 없음. 집단적 자위권에 대한 주장도 처음부터 내가 한 생각이 아니었음ㅋㅋ 주류 학계에서도 진지하게 검토되고 있는 건데, 관심이 없으니 잘 모르는 모양.
높으신 양반들까지 그 숱한 인간들처럼 일본이라면 치를 떨며 무조건적으로 반일 스탠스 견지하면서 연구 시도도 안 했으면 이 나라 국제관계학은 애저녁에 망해없어졌음. 여기서 권위자의 이름을 대면 그 이상한 말장난들을 그냥 멈출듯. 나도 바보가 아닌데, 욕 먹을 게 다분한 얘기를 무턱대고 주워다 하는 게 아님.
거기다 일본과의 관계에 있어서 과거, 중요한 사건들을 자꾸 까먹음. 한 예로 서태지랑 이지아 결혼 소식은 분명 IMF 끝났을 때 쯤 스포츠 신문들에서도 대서특필됐는데, 몇 년 전에 이 둘 결혼한 사이였다고 조명됐을 때 존나 많은 사람들이 언제 결혼했었냐고.. 특정 이슈 덮으려 한 게 아니냐 그러더라ㄷㄷ
아니나다를까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고노담화가 뭔지, 무라야마 담화가 뭔지는 아는데 어떤 의미와 가치를 지녔는지는 모름. 우리가 왜 일본대중문화를 개방하게 됐는지 여기엔 어떤 사정이 있었는지 모름. 한일월드컵 개막식 때도 일본 황실 인사가 왔다갔는데도 이 사실을 아는 사람은 대학 강의실은 가야 찾을 수있음ㅋㅋ 국가기밀임. 아마 17년 전의 이 사실을 알면 왜왕의 가족이 무슨 염치로 왔냐며 돌 던질 거다.
그래서 조금만 말을 섞어봐도 그 자의 사이즈가 얼마나 되는지 나옴. 고등학생 면접 지원자 크라스인 사람들 어제 많이 봤지. 입시철에 면접관 일 맡은 교수님들이 얼마나 극한 일을 하는지 조금 느꼈다. 그래도 예전처럼 무조건 친일매국노라는 말이 안 나오는 게 다행임.
하지만 과거사가 과거사이니만큼 거품 물고 달려드는 것도 이해가 됨. 안타까움. 아마 시간이 해결해줄 듯 싶다. 원나라 때 당한 거 다 까먹고, 북괴의 침공을 다 까먹고 통일을 부르짓는데 일제강점기 하나 못까먹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