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arca.live/b/military815/97341376?p=1

1편임


지난 1편 3줄 요약:

1. 오헝제국에서 1911년에 겁나 혁신적인 전차가 설계됨

2. 그러나 군부가 쌩까버림

3. 그렇게 최초의 전차 생산계획은 개같이 멸망하고 개발자 인생도 개같이 망함

정도가 될듯


여튼 그건 그렇고 사실 이것보다도 훨씬 전에 최초의 전차의 개념이 조선에서 제안된 적이 있음. 내가 약간 역덕기질이 있고 조선군이 사극에 나오는것마냥 병신은 아니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고 나도 모르게 국뽕이 첨가된 느낌이니까 조선 안좋게 보는 분들은 안 봐도 됨 국가에대한 평가야 제각각 다른거고 진짜 개소리가 아닌이상 존중받을수 있는거니까


때는 임진왜란기.

조선 조정은 당시 붕당정치로 개판이 났고(잘 모르면 대충 조선시대판 민주vs국힘이라고 생각하면 됨) 병사들의 수준도 바닥을 기었음. 다만 조선군은 사극에서 남들 총 쏠 때 지혼자 활쏘고 창질해대는 병신 이미지가 있는데 19세기로 가면 맞는 말 되지만(1871년 신미양요... 미군이 쳐들어와서 레밍턴 롤링블럭에 조총+창으로 싸움 심지어 미군은 1000명 그것도 남북전쟁 베테랑이었는데 조선은 초(중대정도)3개 대충 350명+급파되어 지휘체계 엉망+지원도 제대로 못받음ㅋㅋㅋㅋㅋㅋ 결국 미군측 이등병에게 우리군 장군 사망 ㅋㅋㅋㅋㅋ진짜 이때는 조선 망해가던 때라 무관 개개인을 놓고보면 그 상황에 최선을 다한 경우가 있지만 조선군 자체는 어떻게 봐도 실드칠 여지가 없음. 그래도 이때는 미군도 기겁할정도로 끈질기게 결사항전했고 몇년전 병인양요때는 오히려 역습걸어서 프랑스 침략군 조지고 하면서 이정도 원정군으로는 조선 안 죽는다는 거 증명하고 몇년이나마 조선 수명 연명시키긴 했는데 이때 병인양요 베테랑들이 미군한테 싹 전멸해서 나중에 일어난 운요호 사건때는 진짜 개병신 무리가 따로없었음) 적어도 그 전까지는 비등비등한 수준이었고, 조선군의 특징 중 하나는 의외로 미친듯한 원딜 중시였음. 활이야 둘째치고 각종 핸드캐논류 무기와(이중에는 6연발 더블배럴 핸드캐논이나 오르간 건, 삼/사전총통이라는 개인화기(이것도 나중가면 승자총통이라는 총과 핸드캐논의 경계선에 가까운 최종진화판으로 바뀜)도 있고 개머리판이랑 가늠자 가늠쇠로 조준사격 가능한 소승자총통이나(이건 총과 핸드캐논 사이의 무언가임) 바주카 개념인 백자총통등 원딜에 진심이었음 창병들이 원딜병력에 적들 근접하는거 막는정도로나 쓰였을 정도로)박격포형 무기들 등등등 여튼 원조 포방부였는데 당연히 근접이 약할수밖에 없었고 흔한 이미지와 달리 임란때 왜군의 특기는 조총질이 아니라 백병전이었어서 뒤에서 신나게 원딜 박아봤자 섬멸실패하면 그대로 근접한 왜군들한테 압도적으로 밀릴수밖에 없음.

그래서 이 문종이 고안한 한국형 화차를 대보병용으로 기관총마냥 쏘기도 했지만(신기전은 사실 저기에 끼워서 쏘는 발사체 이름이고 저 전투수레 이름은 화차가 맞음)

이건 비상시엔 기관총 느낌으로 쓸 수는 있는데 마치 다연장로켓을 근접으로 쏘는거랑 비슷한거라 본업은 대보병이 아니고 적 원딜이 안닿는데서 적 보급창고같은거 조지는 역할이었음. 실제 경기관총 역할은 저 화살들을 다 핸드캐논으로 갈아끼운 총통기 화차였고. 근데 이런 화차들도 결국 원딜무기라 보병섬멸에 보탬이 될뿐 근접허용하면 답없는건 똑같았음. 즉 근접전용의 무언가가 절실히 필요했는데 그렇다고 창수를 양성할 시간과 돈은 없어서...


변이중이란 사람이 이런걸 만듬. 모양은 좀 구려도 당시 조선군입장에선 적진을 헤집으면서 근접화력으로 조지기엔 이만한게 없었을거임. 실제로 실전기록도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는 있다고 봄. 좀 오버해서 표현하자면 16세기의 전장에 전진속도+재장전 개느린 동축기관총 탑재 장갑차가 나온 꼴임. 실제로 당시 화승총으론 5cm정도 되는 소나무 판을 뚫기 힘들었음. 곡사화기도 빈약했으니 천장 없는건 감수하고 쓸만한 리스크였을거다.

실제로 원본 도면도 남아있음.



그리고 임란이 끝나고 18세기경 실학자 신경준이 더 전차에 가까운 물건을 고안함.



이게 대단한 이유는 주포에 어설픈 화살같은걸 달지않고 불랑기포(후장식 포) 한개로 통일, 근접전 대비해서 동축기관총이 아니라 동축기관칼도 달려있는(칼날 발사기...) 물건이었다. 심지어 저 주포 회전포탑이었고 내부에서 재장전도 가능했음.




이렇게 보면 사실 설계개념은 20세기에 만들어진 초기 전차야 개념 정립이 안됐으니 그렇다 쳐도 2차대전이 되도록 다포탑 전차같은 병신들을 만들던 유럽인들보다 나았다고 봄.

문제는 동력이었음. 지금 1700년대인데 저걸 뭘로 굴리냐? 거기에 동축기관칼을 만들 테크가 18세기 조선에 있을리 만무했다. 개인적으론 동축기관칼 말고 걍 거북선마냥 칼을 달고 바닥을 없애서 대충 3명이 들어가 두놈은 밀고 한놈은 거들면서 주포 쐈으면 이속은 쓰레기였겠지만 그런대로 쓸모는 있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