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10월의 어느 날, 중련 신루세트SSR 레닌그라드


"씨발, 그럴거면 그냥 해체하자."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중련공산당 제1서기 겸 카자흐SSR 대통령이 격앙된 어조로 말했다.


"지금 죄다 따로 놀아, 서로 자치권 확대 요구해. 서로 땅 더 달라고 해. 민족끼리 싸워. 이럴꺼면 그냥 해체하고 제 갈 길 가자고요."


적막은 그 넓은 공산당사를 휘감았다. 그 적막을 깬 것은 공화국 서열 3순위, 야쿠트공산당 서기장 유리 프로코피예프였다.


"좋소. 당신이 그렇게 나온다면 우리는 당신들과 함께 지낼 수 없소. 그리고 민족주의, 패권경쟁 부추긴 것은 당신 아니오? 당신은 동지라고 불릴 자격도 없소."


야쿠트 서기장은 의자를 던지고 회의장을 박차고 나갔다.


"내 당신을 절대 용서할 수 없소. 당신은 맑스, 레닌, 흐루쇼프 동지의 원대한 꿈을 모두 망쳤소. 당신은 민족반역자이며, 국가를 배반한 배신자로 역사에 기억될 거요. 나 뿐만 아니라! 이 중련의 1억 인민들이 말이요!"


"좋소. 당신은 연방에서 나가시오. 내 말리지 않소이다. 다만, 당신의 야쿠트공화국이 독립선포를 하면, 우리 중련은 우리의 국익과 안보를 위해 당신의 나라를 침공할 것이오. 그렇게 알고 계시오."


"맘대로 하시오! 그러나 역사는 우리 편이고, 하느님은 우리 편이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