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일본은 패망했는가

[4편-생각을 하고 살자-1]


3편 링크


일본은 경제력으로나 기술력으로나 비교조차 안되는 미국에게 전쟁을 걸었다.

그러나 이제 무기가 좋다고 전쟁에서 이기는 시대는 아니다. 점차 다양한 무기가 나오며 다양한 전술을 구사할 수 있게 됬고, 이를 통해 질, 양적 격차를 상쇄할 수 있게 된 것.

근데 일본은 이것조차 못했다 ㅅㅂ 그럼 전쟁 왜한거야 


이 경우는 그 내용이 방대하기에 1, 2편으로 나누어 구성했다. 그러나 쓰다 보면 더 길어질 수도 있으니 왜 자꾸 전쟁 얘기만 하냐고 뭐라고 하지 말길 바란다.


우선 태평양 전쟁의 전환점으로 평가받는 미드웨이 해전에 대해 알아보자.

대략적으로 설명하자면, 미 항공모함들을 격멸하기 위해 일본의 항모부대가 미드웨이 섬을 공격하는 척 하다 방어하러 온 미 항모들을 격침시키는 작전이었는데 역관광당해서 도리어 일본군이 격멸당해 버린 전투이다.


이때 일본 항모부대의 사령관은 나구모 주이치 제독으로, 진주만 공습을 지휘한 그 사람이다. 진주만 공습은 꽤 성공적으로 수행했지만그땐 야마모토가 빙의했었던 건지 이번엔 아니었다. 

앞서 말했듯이, 이 작전은 미 항모를 공격하기 위해 미드웨이를 때리는 작전이지 미드웨이 공격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당연히 사령관은 이를 명심하고, 상황에 따라 작전목표에 맞춰 전략을 변경 할 줄 알아야 할 것이다.


미드웨이 해전의 문제점은 작전 개시 전부터 시작된다. 전투에 대비하기 위해 모의전을 해봤는데, 이때 미군 역을 맡은 장교가 미드웨이 동북쪽에 항모를 매복시켜 놯다가 기습해서 일본 항모 3척을 가상 격침시켰다. 그러나, 나구모는 불같이 화를 낸다. 


"자네! 군령을 무시하는거야? 어째서 작전대로 하지 않는 거야!!!"


일본의 미드웨이 공격은 기습이었고 미군은 이를 모를 터였다. 근데 지금 자신들이 세운 작전과는 다르게 미군이 완벽한 공격 위치를 잡았다고 화를 내는 것이다.

군사 작전은 수많은 변수가 있기에, 상시 최악의 상황을 고려하여 작전을 구상해야 한다. 그러나 나구모는 오직 최상의, 자기 생각대로만 작전을 구상한 것이다.

그리고 이 예측은 정확히 들어맞아서, 미국은 도청으로 미드웨이 공격작전을 알아내고 항모는 미드웨이 동북쪽에 매복시켜 작전에 투입된 일본 항모 4척을 모두 격침시킨다. 


이후 미드웨이를 공격한 일본 함대에 미드웨이 주둔 미군 항공대가 공격을 가한다. 이때 미드웨이의 파일럿들은 신참이었고 항공기들도 구식이라 일본 함대는 피해를 받지 않았다. 그러나 나구모는 이런 명령을 내린다.


"아직 미 함대도 못찾앗고, 미드웨이 항공대가 우리에게 위협이 되니 2차 공격대의 무장을 대지상 무장으로 변경하라"


다시 말해, 2차 공격대로 항모가 아닌 미드웨이를 공격하겠단 것이다. 이미 1차 공격대가 미드웨이를 공격한 상황에서 2차 공격대까지 미드웨이로 보내면 미 항모를 제때 공격하기 힘들어진다. 무장 교체에는 총 2시간이나 걸리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무장 교체 중에 미 해군이 발견된다. 나구모는 급히 다시 함선 공격 무장으로 교체하라고 명령한다. 그러나 이땐 무장 교환이 완료되지 않아서 일부 기체는 아직 대함무장을 가지고 있었다. 미드웨이 공격으로 자신들의 존재가 노출된 일본은 이들이라도 보내 미군을 공격해야 했다. 그러나 나구모는 다시 이렇게 말한다.


"교리는 중요하다. 모든 기체는 한번에 이함한다"

 일본의 교리는 전 기체를 한번에 보내 일거에 강력한 공격을 가하는 것이었고 이를 따르겠단 것이다 .결국 나구모는 또 2시간을 허비했고 그동안 작업 중이던 어뢰와 폭탄이 격납고에 넘쳐나게 된다. 


이 상황에서 항모 카가의 견시가 외친다.


"적기, 직상!! 급강하!!"



[일본 항모를 공격하는 돈틀리스 급강하폭격기]

미 해군의 급강하폭격비행대가 일본 항모를 발견하고 공격한 것이다.  


미 해군 폭격기가 투하한 폭탄은 일본 항모의 상부 갑판을 뚫고 들어가 폭탄과 어뢰가 넘쳐나던 격납고에서 폭발한다. 덕분에 작업 중이던 어뢰, 폭탄, 항공기가 단체로 유폭이 나버린다.

이때 단 5분간의 공격으로 일본은 작전에 참가한 4척의 항모 중 아카키, 카가, 소류 3척을 상실한다. 남은 항모는 히류 한 척. 미군은 항모 3척이 있으므로 압도적 전력 열세에 놓인 것이다. 어서 퇴각해서 전력을 보전해야 했다. 그러나 나구모......

나구모는 후퇴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단 1척의 항모 가지고 작전을 지속하라는 것이다. 이건 무슨 개소리인가...1:3으로 이기라니.



[폭격을 맞아 함수가 파괴된 히류]

뭐, 어쨋든 당연히(?)히류는 처참히 격침된다. 의외의 성과라면 항모 요크타운을 대파시켜 이후 잠수함이 격침시킬 수 있게 한 것이랄까.


이렇게 온갖 뻘짓으로 가득 찬 미드웨이 해전에서 일본은 주력함대를 상실하고 칼자루 하나를 넘겨주게 된다. 그러나 다음 칼자루를 넘겨주기까진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일본 해군이 하는 일에 육군이 뒤지면 안되지 않겠는가. 일본 육군도 남태평양에서 거의 동급의 뻘짓을 해군과 함께 저지르고 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