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어벤져스에 등장하는 EPR은 별 관계없는 소리임. 대부분의 영화에 등장하는 양자역학은 자세히 설명하기는 귀찮거나 시간이 모자랄때 적당히 땜빵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음.
EPR 역설은 양자역학 태동기에 상식과 너무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못한 물리학자들이 제시한 이야기임. 먼저 코펜하겐 해석, 국소성의 원리, 양자 얽힘에 대해서 알아야 함.
코펜하겐 해석은 원자나 전자 같은 매우 작은 것들의 위치, 속도 등등의 물리량들은 우리가 관측하는 순간 결정되고, 그 전까지는 확률로 표현된다는 이야기임. 어떤 전자가 내 앞의 책상 위에 위치해 있는지는 거기 있을 확률이 70%다 라는 식으로만 알 수 있고, 직접 확인하는 순간 결정된다는 이야기.
국소성의 원리는 어떤 물리적인 변화는 즉각적으로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말임. 예를 들어, 갑자기 태양이 사라진다면 태양 주위를 돌던 지구는 어디론가로 갑자기 튀어나가게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게 아니라 일정한 시간이 지나야 이동 방향에 변화가 생김.
양자 얽힘은 양자역학적으로 어떤 두 입자를 얽힘 상태에 둔다면, 한 입자의 물리량을 변화시키면 다른 입자는 그 즉시 관련된 변화가 생긴다는 이야기임.
여기까지 보면 국소성의 원리와 양자 얽힘이 서로 반대되는 이야기 아닌가? 할텐데 그게 맞음. EPR 역설은 얽힘 상태에 있는 두 입자가 국소성을 위반하므로 양자 역학은 틀렸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 제시된 것임. 하지만 이후 물리학자들의 연구에 의해, 국소성의 원리가 항상 충족되지는 않는다는게 밝혀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