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슷한 문제로, 행성 X, Y가 멀리 떨어져 있고 그 중간지점에 관측자 S와, 같은 지점을 매우 빠른 로켓을 타고 X를 향해 움직이는 관측자 T가 있다고 하고, S와 T가 각각 X, Y에 있는 입자들과 얽혀있는 입자들을 가지고 있다면 어떨까요?
(S가 보기에) X와 Y에 있는 입자들에 동시에 작용을 가하면, S는 작용을 가하는 시점이 동시라고 관측하고, 자기가 가진 입자들도 동시에 영향을 받는 것을 보게 될 것입니다. 그런데 T는 X에 작용을 가하는 시점이 먼저라고 관측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T가 가진 입자들은 X에 있는 입자들과 얽힌 입자들이 먼저 영향을 받게 될까요, 아니면 Y에 있는 입자들과 얽힌 입자들이 동시에 영향을 받게 될까요? 그 시점은 S가 가진 입자들과 같을까요?

생각해봤는데, 본문의 문제에서는 A시계가 9시인 시점이 "즉각적인" 시각이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만약 B시계가 9시가 되는 시점이라면,  반대로 B시계가 8시가 되는 시점에 B를 조작하면 그 영향은 A시계가 8시가 되는 시점에 이미 나타나므로 인과율을 거스르게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바로 위의 댓글에서 거론한, 특수상대성이론을 적용한 경우에 대해서는 여전히 모르겠네요.

아주 좋은 질문인듯... 동시가 무엇인지도 정의를 해야함

양자 얽힘에서 '즉각적'이란 '같은 시간 좌표에서'라는 뜻으로 이해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특수 상대성이론을 고려하면 관성계에 따라 이 '같은 시간 좌표'도 다르게 정의되겠죠? '한 입자에 행해지는 작용이 다른 입자에게도 즉각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한다'는 설명도 어디까지나 양자역학의 예측에 따른 것일 뿐, 동시성의 상대성을 생각하면 얽힌 두 입자에 작용이 가해질 때 어느 쪽이 영향을 주는 쪽이고 받는 쪽인지조차 관찰자에 따라 다를 거예요.

본문의 예시에 답해 드리자면, 'A의 시계는 9시, B의 시계는 8시를 가리키는 시점', 즉 둘 다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두 시계가 가리키는 시각은 어디까지나 B가 우주여행을 떠나기 전과 후 지구라는 두 시공간 좌표 사이에 경과한 시간을 각 관찰자가 다르게 측정한 것에서 기인한 것일 뿐, 서로 다른 시간 좌표를 나타내는 게 아니거든요.

첫번째 댓글의 문제의 경우에는 '각 관찰자의 해석 차이는 관측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로 답해드리고 싶습니다. 양자 얽힘에 대해 흔히들 오해하는 게 한쪽에서의 관측에 의한 반대편으로의 즉각적인 영향이라는 게 어떤 관측적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닙니다. A입자의 관찰자가 언제 관측을 하든 B입자의 관찰자는 직접 자신의 입자를 관측하거나 반대편 관찰자에게 (광속에 의해 제한되는 방식으로) A입자의 관측 결과를 전달받지 않는 이상 A입자에 대해서든 B입자에 대해서든 아무것도 알 수 없어요. 얽힌 두 입자를 어떻게 관측해도 모순되지 않은 결과밖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즉각적인 영향이 있었다'고 추론할 뿐, 그 즉각적인 영향이 언제 일어났는지에 대한 관찰자 간의 해석 차이는 어떤 모순도 낳지 않는 것이죠.

'광속을 초월한 정보 전달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는 설명도 비슷한 맥락입니다. 한 쪽의 입자를 관측했을 때 반대편 입자의 상태를 즉각적으로 알 수 있는 것은 원격으로 정보가 전달된 것이 아니라 입자들을 서로 멀리 떨어뜨려 놓기 전에 입자들이 어떤 상태로 얽혔는지 국소적으로 얻은 정보 때문이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