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 세상을 완벽하게 기술할 수 있는 것은 내 시대에는 없음을 이해하고 가장 그럴듯한 이론으로 연구하는 직업을 많이 가집니다.

예를들면 다체양자론 다체장론등을 배워도 물질에 대해서 생각하려면 10^23 스케일의 계를 생각해야하는데 이건 불가능에 가깝죠.. 이걸 어떻게 잘 생각해 볼 수 있을까 꾀를 부리는 법을 연구합니다. 어떤 성질들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단순한 모델을 구상해서 논문을 내기도 하고 "이 물질은 컴퓨터를 이용해서 이런식으로  잘 계산하면 이런 특이한 밴드 구조가 나오네요" 같은 걸 하는 경우도 있고요.. 이건 이론 응집물리에서도 특정 분야이고요

단순한 고전역학으로도 삼체이상이되면 해를 얻는게 안되는데 현실의 현상들은 입자 한두개로 인해 일어나는게 아니라... 이걸 어떻게든 해야되는데 그 어떻게든을 연구하는거같아요

역학과 전자기학은 이미 수백년 전에 정립된 만큼, 눈으로 보이지 않는 과정을 결과로 나오는 수치를 보고 역산해 프로세스를 도출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즉, 양자역학에서 말하는 양자화가 배제되어 있기에, 현대물리에서 관찰하는 스케일에선 더 이상 역학과 전자기학이 제대로 작동하지 아니한다는 문제가 있죠. 그걸 보어가 수소 원자 모형을 설명하면서 고전역학과 현대물리학의 가교역할을 하면서, 양자역학의 스케일을 극한으로 크게 만들면 현재 우리가 보는 거시물리와 근사한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게 해줍니다.

다만 문제는 mach-zehnder 간섭계 실험을 예로 들어 설명을 드리자면,

양자화 = 결코 쪼개지지 아니하는 특정한 에너지양을 지닌 무언가. 관찰되지 않는 과정 속에선 정반대가 되는 결과도 확률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해괴한 전제를 가진 존재.

쉽게 말해, 벽에 부딪히면 튕겨져 나와야하는게 정상인데, 낮은 확률로 투과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고, 이는 광자라는 자기자신하고만 상호작용을 하는 존재에게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여기까지가 양자물리학 그중에서도 심화과정 중 하나인 양자광학에서 다루는 내용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양자역학이 완성되면 인간은 과연 자연 법칙을 다 정복했다고 볼수 있는가? 이는 알 수 없습니다.

유일한 예시가 바로 흑체복사 실험, 고전론에서의 크기 스케일과 양자론에서의 크기 스케일이라는 단 하나의 차이만으로 극명하게 다른 프로세스를 가져버리는 역사적인 대사건이 일어나면서, 우리가 정의하는 양자보다 작은 세계에선 양자역학 역시 통하지 아니할 수 있습니다.

앞서 적은 답글과 같이, 인간은 판타지 속 드래곤처럼 선대의 기억을 계승하는 사기종족이 아니라서, 처음부터 다시 배울 필요가 있고, 물리적 현상을 가장 직관적으로 이해시켜줄 수 있는 학문인 고전역학이 여전히 종용되는 것 역시 이와 동일한 이유입니다.

역학의 진동은 후에 배울 미분방정식의 해의 값의 모양을 이해하는데 가장 직관적으로 도움을 주며, 이는 전자기학을 이해하는데 가장 근본이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그뿐인가요? 전자기학 후반에 가면, 빛의 반사와 투과를 전자기학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정말 기나긴 뻘짓을 합니다. 작성자 기준으론 5일 정도 걸려서 외웠고, 익숙해지는데 1학기 정도 쏟은 거 같습니다. 

결국 우리가 역학 전자기학을 배우는 가장 와닿는 이유는 진동, 미분방정식, 그리고 전자기학으로 이어지는 이 흐름을 자기것으로 만들어서 양자역학, 이후로 배우는 고체물리를 이해하기 위해서입니다.

물리학에서 다루는 스케일이 점점 작아질수록 그에 발맞춰 따라가는 물리현상을 해석하는 과정 역시 상이성을 띄고 있기에, 필연적으로 배우게 되는 겁니다.

제가 말을 좀 어렵게 해서 이해하기 어려우실 수도 있으실텐데, 결국 다 필요해서입니다.

우리가 현대에 쓰이는 공학기술들 중 상당수는 고전물리학에서 해석한 내용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들이 많습니다.

그나마 양자역학을 가장 잘 이용한 것은 반도체가 있죠. n, p형 사이에서 일어나는 터널링 효과를 이해하지 못하면 더 작은 단위의 반도체 소자를 만들 수 없으니까요(이 외에도 이유는 있겠지만, 반도체 전공이 아니라 답변을 이렇게밖에 드릴 수 없네요.)

이런 근본적인 질문을 가지는 건 자연대생에게 중요한 부분입니다.

제 댓글을 통해 항상 스스로에게 되묻는 습관, 산술 과정은 하나도 넘기지 말고 다 풀어보는 습관을 기르시길 바랍니다.

4학년을 시작하는 입장에서 지난날을 되돌아보면, 물리학이 어려웠던 이유는 그냥 산술과정을 넘기고 개념만 짚어서 일어난 참사의 연속이더군요.

2학년 때 배우는 수리물리, 1학년 때 배우는 기초물리, 그리고 역학과 전자기학만큼은 저학년 때 반드시 잡고가시길 바랍니다.

물리학이란 학문이 수학과 비슷하게 스스로 안풀어보면 절대 이해를 할 수가 없더라고요.

이상 오지랖이 섞인 답변이었습니다. 좋은하루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