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요약.

1. 정부 주최 해커톤 진짜 개대충했음.

2. 요즘은 어떰?

3. 해커톤은 기업에서 하는 걸로 하자.


예전에 어디 도청인가에서 했었는데 대학교 때

뉴스 보니까 뭐 새만금에서 세계 청소년 뭐시기 했는데 문제 터졌다는 거 보고 떠오름

해커톤 해본 게이들 알건데 보통 2~3일 잡고 밤새고 하면서 어디 모아놓고 3일동안 하는데

도청 같은 곳은 방해전파가 터진다는 걸 대회 참여 1일차에 깨달음. 설치해놓은 와이파이가 안터지기 시작함

참가자 150명 이상 모아놓고 그 150명이 윈도우 노트북, 맥북, 태블릿 심지어는 데스크탑에 모니터를 들고 온 팀도 있었는데, 모두가 인터넷이 안되니까 우리처럼 미리 일부분 가져온 팀(미리 준비해와도 인정해줬거든) 제외하면 멘탈이 나가버림

그래서 인터넷 잘되는 환경으로 가려고 강당 밖에 복도나 야외(흡연장 인근) 나가서 하는 팀들도 생김. 

대회 측에서 붙여놓은 공지사항에 아주 작게 강당 밖의 콘센트에 전원 연결하면 안된다고 붙여놨는데, 너무 작게 써놔서 일부 사람들 제외하면 보지도 못함.

근데 청소년팀에서 그 콘센트에 노트북 전원을 꽂아버림.. 꽂자마자 무슨 공포영화처럼 대회장(강당임)의 불이 탕! 탕! 탕! 탕! 하면서 정전되기 시작 ㅋㅋㅋㅋㅋ 노트북 들고 온 팀들은 괜찮았는데, 데스크탑 들고 온 팀들은 울었음

해커톤이 무박 3일로 진행은 되지만 사실 대학생 아닌 성인, 청소년팀은 잠을 자야하니까 간이침대 같은 걸 준비해준단 말야? 샤워실도 해주고? 근데 여긴 둘 다 준비를 안 해줌. 얘네는 진짜 무박 3일로 생각했는지 샤워실로 부랴부랴 급하게 공무원 샤워실 빌려와서 해주고 어디 카페에 있는 빈백을 들고 왔는데 사람이 150명이 넘는데 빈백은 20개 안팎에 담요도 제공 안해줘서 바닥에서 노숙하거나 가져온 옷가지들 덮고 잠.. 여름이라 에어컨은 너무 강하게 트는 바람에 감기 환자 속출.. 물론 약도 없어

이게 1일차.. 다행히 성인팀에서 현직자분들이 가장 중요한 네트워크부터 다 손봐주심. 

2일차 넘어가면서 우린 밤 새고 흡연자들이라 밖에 계속 있는데, 성인팀 중 두 분이랑 흡연 토크하다 친해짐. 두 분은 회사를 차린 지 얼마 안되셨다는데 피드백 좀 받아보려고 나왔는데 대회가 엉망진창이라 포기하고 놀다 간다 하심. 

1일차가 개판이니 2일차부터는 절반은 포기함. 다음 기회에 다른 대회 노리겠다고.. 우린 포기는 했지만 발표는 하려고 그냥 저냥 준비함. 

2일차에 빈백을 더 챙겨줘서 그나마 눈 좀 붙이고 오전 발표까지 달림. 

3일차에 발표 대강 끝내버리고 노가리 까다 폐회식 겸 수상자 발표 및 경품 추첨 한다고 해서 갔는데...

와.. 진짜 문제는 여기에 있었음. 청소년 , 대학생 , 성인 이렇게 셋으로 나눠서 발표까지 했는데, 수상은 공동으로 한다는 거임.

청소년들이 상 휩쓸어감. 성인이나 대학생이 못한게 아닌가? 할 수 있는데 청소년은 기본 가점이 들어가거든. 그래서 대학생, 성인팀들은 상대가 안됨 ㅋㅋㅋㅋㅋㅋㅋㅋ 기본 점수만 깔아도 그냥 받음. 경품 추첨도 청소년팀이 다 가져가버림.

솔직히 20살 넘은 사람들이라 애들 주면 됐지 뭐 하는데 수상은 이왕 분류를 했으면 따로 해야되는 거 아닌가 싶었는데 다시는 정부 주최하는 해커톤이나 공모전은 쳐다도 안보기로 함.

요즘도 하는 거 같던데 요즘은 괜찮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