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정신나간 세상에 떨어진지도 십수년

혹시라도 나와같은 사람이 있을지 몰라 이 세상이 얼마나 정신나간 곳인지 기록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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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역세계 보고서 - 1


우선 이 세상은 생물학적으로 말도 안되는 세상이다.

내가 살던, 그리고 이걸 보는 당신이 살았을 세상에선 같은 종끼리만 번식이 가능하다.

이것은 상식이고 부정될래야 될 수가 없는 진리다.

아니 진리였다.


사람의 정액이 물에 들어갔다고 연못에 있던 물고기들이 단체로 알을 낳는 장면을 보기 전까진 말이다.

나는 단지 몽정한 옷을 연못물로 닦았을 뿐이였는데 말이다.

심지어 몇주 뒤 그 연못은 새끼 물고기들로 바글바글해졌다.


이 일은 동물 사이에서만 일어나는 해괴한 일이 아니다.

이 세상에 어느정도 적응한 뒤 지내게 된 마을에서 마을 여자들은 산에 들어갈때 꼭 전신을 꽁꽁 싸매고 들어갔다.

하지만 남자들은 그러지 않았고, 처음에는 그 이유를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은 산에 있는 꽃에서 흘러나온 꽃가루가 여성의 몸에 들어가면 아이가 생긴다는 것이였다.

덕분에 사방에 꽃이 피는 봄이 되면 마을의 모든 집은 물샐틈 없이 밀폐되고, 조금이라도 실수를 한 집의 경우 10달뒤 아기 울음소리가 나곤 했다.


물론 이렇게 태어난 아이들은 100% 여성이다.

애초에 성 염색체가 X밖에 없고, 다른 종의 성 염색체는 모습이 다르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일이지만, 덕분에 마을은 물론 근처 도시에서도 남자를 보기란 쉬운일이 아니였다.



그러므로 이 글을 보는 당신이 만약 여성이라면 조심하길 바란다.

만약 남성이라면 성별을 무기로 사용해보길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