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이 가난하여 너희들의 추위를 덮어주지 못하니, 임금인 의 부덕이다. 너희들이 이 외로운 산중에서.. 얇은 옷에 떨고 거친 밥에 주리며, 살이 얼어 터지고 발가락이 빠지는 추위에 알몸을 드러낸 채 성을 지키고 있으니, 나는 온 몸이 바늘로 찔리는 듯 아프다. 이제 적들은, 차마 옮기지 못할 말로 야만의 무도한 속내를 드러내니. 금수(禽獸)만도 못한 것들을 어찌 사람의 말로 꾸짖을 수 있겠느냐? 저들 마음 어둡기가 짐승 같아, 말 길이 막히고 화친의 길이 끊어졌으니. 오직 싸움이 있을 뿐이다. 군신상하(君臣上下)가 한 몸으로 성을 지키고 창의(倡義)를 몰아오는 근왕병과 함께 떨쳐 일어서면, 대의(大義)가 이미 우리와 함께 했으니 깊이 들어와 의지할 곳 없는 오랑캐를 국경 밖으로 몰아낼 수 있을 것이다. 고립된 성은 위태하기가 머리칼과 같고 군부의 위급함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삼남의 군사들은 밤을 새워 달려오라! 너희 의로운 신민들은 달려오고 달려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