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를 무슨 정신과 약물처럼 이야기하는 꼴 보고 빡쳐서 쓰는 게 맞다.


선 결론 두 줄 요약)

1. 내가 종교가 뭔지 알면 논문을 쓰지 챈에 칼럼쓰고 있겠냐?

2. 최소한 인생에 방향을 주는 어떤 것이라는 거 정도는 말할 수 있다.


질문은 간단함. 왜 삼? 왜 안 뒤지고 사는겨?

어차피 인생 허무하다고. 뭔 짓을 해도 우리는 다 죽고

우리의 가치가 확실히 사라지는 순간은 온다고.

역사에서 큰 업적을 남겼다고? 응. 고마워.

근데 뒤졌네?


왜 사느냐는 질문에 대해 '나는 이래서 살아간다'라고 답한다면

그게 뭐든지간에 종교와 같은 역할을 하는 거임.


그래서 종교는 약물같은 게 될 수 없다고.

약물은 방향을 정한 다음에 쓰는 거니까.

말기 암 환자가 있고 이 사람 앞에 두 길이 있다고 치자.

하나는 적극적 치료. 치료 확률 10% 미만. 중간 과정 매우 고통스러움.

다른 하나는 죽음을 준비. 편-안 하게 자연을 감상하고 가족과 함께 임종을 맞는다.

적극적 치료를 방향으로 잡으면 항암제와 방사선, 수술을 준비해야겠지.

죽음을 준비하는 걸로 방향을 잡으면 진통제 523배를 준비해야겠지.


근데 적극적 치료라는 방향을 잡는 것과 죽음을 준비하는 방향을 잡는 걸 약물로 할 수 있음?

방향은 사람이 잡는거지 약물이 잡아주는 게 아닌데

종교를 무슨 정신적 치료에 도움이 되는 물건으로 생각하면 걍 개념 자체를 잘못 잡은거임.


그럼 우리 삶의 방향은 뭐가 옳을까?

그걸 아는 방법은 그냥 없음. 방향을 잡는 건 사실에 대한 판단이 아니니까.

말기 암 환자를 적극적으로 치료하는 게 맞음? 아니면 호스피스로 보내는 게 맞음?

그걸 어케아노? 이걸 완벽하게 판단할 근거라는 게 존재함?


나는 내 신이 인간을 위해 죽었고, 이를 통해 인간의 가치가 신과 같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믿음.

그리고 이 믿음에 따라 사는 게 내 삶의 방향임.

히틀러는 독일민족을 위대하게 만들어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유대인을 다 죽여야 된다고 믿었지.

그리고 이 맏음에 따라 유대인들을 효율적으로 학살했고.

내 방향과 히틀러의 방향은 다름.

근데 나는 내 방향이 히틀러가 잡은 방향에 비해 더 '옳은'것이라고 말할 생각이 없음.

그거 어케 아냐고. 어차피 양쪽 다 근거 없이 독단으로 정한 건데.


그럼 그 방향이라는 게 주는 이득은 무엇이냐? 라고 물을 수 있는데

이 질문 자체가 잘못된거임.

이득과 이득이 아닌 것을 방향 자체가 결정함.

말기 암을 적극적으로 치료할꺼면 좋은 항암제를 얻는 게 이득이고

호스피스로 보낼꺼면 좋은 진통제를 얻는 게 이득이지

호스피스 갈 사람한테 항암제가 뭔 소용임.


방향을 정하는 것 그 자체에도 아무런 이득이 없고

다시 처음의 팩트로 돌아가는 것 뿐임.

방향 정했어? 그 방향 대로 열심히 살았어?

응. 뒤졌네. 빠이빠이.


이 '응 뒤졌네' 라는 앱-도적이고 거부할 수 없는 현실 앞에서

우리는 어떤 대답을 줄 수 있겠느냐.

그것이 무엇이 되건 간에 그것은 종교임

그래서 내가 천날만날 '종교는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다'라고 하는 거고.


그래서 사람들이 나보고 비합리적이니 뭐니 존나 까도

내가 코웃음치고 존나 웃어제끼는거임

응. 너도 뒤져.

합리적인 건 뒤지는 것 밖에 없다구?


누가 뭐래건 내 방향은 간단하다.

우리 주님은 죽으심으로 인류의 가치를 증명하셨고, 부활하셔서 죽음을 이기셨다.

마침 부활절도 가깝구먼. 타이밍 따악 조타.


끝으로 오늘 본 만화에서 본 쩌는 짤 두 개 올리고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