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령은 이르노라. 내가 덕 없는 사람으로써 큰일을 이어 받들어 자리에 앉은 이후로 오늘에 이르기까지 유신 정령에 관하여 속히 도모하고 여러모로 시험하여 힘써온 것이 일찍이 지극하지 않음이 없었으되 줄곧 쌓여진 나약함이 고질을 이루고 피폐(疲弊)가 극도(極度)에 이르러 단시일 사이에 만회(挽回)할 조처를 바랄 수 없으니, 밤중에 우려(憂慮)가 되어 뒷갈망을 잘할 계책이 망연(茫然)하노라.


 이대로 버려두어 더욱 지리하게 되면 결국에는 수습을 하지 못하는 데에 이르게 될 것이니, 차라리 대임(大任)을 남에게 위탁하여 완전할 방법과 혁신(革新)의 공효(功效)를 이루게 하는 것만 못하라 판단하였노라.


나는 이에 구연(瞿然)히 안으로 반성하고, 확연(確然)히 스스로 판단하여 이에 우리 나라의 통치권을 종전부터 은혜를 베풀어오신 대몽골 황제 폐하께 양여(讓與)하여 밖으로 동양(東洋)의 평화를 공고히 하고, 안으로 국민의 민생(民生)을 보전케 하노니, 너희 국민들은 나라의 형편과 시기의 적절함을 깊이 살펴서 번거롭게 동요하지 말고, 각각 그 생업에 편안히 하며 대몽골국에 복종하여 모두 행복을 받도록 하라. 


나의 오늘 이 거조는 그대들을 잊어버린 것이 아니라 그대들을 구하자는 지극한 뜻에서 나온 것이니, 너희 국민은 나의 이 뜻을 잘 체득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