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 최초의 인간이 포도나무를 키우고 있었다. 그때 악마가 찾아와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인간이 대답하기를 '지금 근사한 식물을 키우고 있다'고 말하자 악마는 이런 식물은 처음 보는 것이군'하면서 놀라워했다. 그래서 인간은 악마에게 다음과 같이 설명해 주었다.

'이 식물에는 아주 달콤하고 맛있는 열매가 열리는데, 익은 다음 그 즙을 내어 마시면 아주 행복해진다네.]
악마는 자기도 꼭 한몫 끼워 달라고 애원하고는, 양과 사자와 원숭이와 돼지를 데리고 왔다. 그리고 악마는 이 짐승들을 죽여 그 피를 거름으로 썼다. 포도주는 이렇게 해서 세상에 처음 생겨났다고 한다.

그래서 술을 처음 마시기 시작할 때에는 양같이 온순하고, 조금 더 마시면 사자처럼 사납게 되고, 조금 더 마시며 원숭이처럼 춤추거나 노래부르며, 더 많이 마시게 되면 토하고 뒹굴고 하여 돼지처럼 추하게 되니, 이것은 악마가 인간들에게 준 선물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