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대전시민으로서 지역 특유의 정치의식이 무척 자랑스러웠다. 

부산,대구,광주는 곧 죽어도 자기네 지역정당의 후보가 출마하면 투표 이전에 당선이 기정사실화된 지역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저 광역시들은 해당 지역정당 공천만 받으면 사람 대신 오랑우탄이라도 당선될 정도이다. 인물 따윈 필요없고 오로지 정당정당정당...그만큼 부산,대구,광주의 유권자들은 미개하기 짝이 없다. 마치 정치를 정당프레임으로만 판단한다.
그러나 대전은 전혀 그렇지 않다. 지역정당이 없는 한계로 대전인의 선택은 정당보다는 인물을 보고 뽑아왔다. 좌우 6대4 혹은 4대6으로 황금비율이었다. 그리고 임기 내 실적이 형편없으면 차기에서 탈락시켜 버리는 냉정한 지역이다. 
그런데 이제 좌우 황금분할이 깨졌다. 18년 지방선거에서 시장,구청장,시의원,구의원이 100프로 민주당이었다. 20년 총선 국회의원도 모조리 민주당이다. 
내가 안타까워하는건 대전 정치인들이 모두 민주당이라서가 아니다. 나는 민주당을 혐오하는게 아니다. 그저 대전시민들의 투표에서 인물론이 아니라 정당론으로 완전히 바뀌었다는 점이다. 더 이상 인물은 중요치않다. 오로지 정당정당정당...
대전시민이 타 광역시민보다 정치의식이 우월했는데 이제는 그 장점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대전시민들도 더 이상 합리적,이성적인 유권자가 아니라는 소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