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과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을 표방하며 6·13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이 '이수역 폭행 사건'을 놓고 ‘라디오 설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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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신지예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 페이스북
이 최고위원과 신 위원장은 16일 MBC 라디오 '심인보의 시선집중'에 김종민 정의당 서울시당 위원장과 함께 출연해 '이수역 폭행 사건'에 대해 토론했다.

신 위원장은 "여성을 향한 증오범죄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고, 이 최고위원은 "사건을 성 대결로 몰고가는 것이 오히려 성 대결을 촉발한다"고 반박했다. 또 신 위원장은 "욕설 여부에 상관없이 여성 일행이 폭행당한 것은 사실"이라고 했고 이 최고위원은 "여성 일행이 남성 일행에게 성적인 희롱이 담긴 욕설을 했기 때문에 오히려 가해자는 여성 일행"이라고 맞섰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지난 13일 새벽 4시 22분쯤 서울 동작구 이수역 부근 한 주점에서 서로 폭행한 혐의로 남성 3명과 여성 2명을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이 사건은 여성 중 한 명이 포털 게시판에 "(남성 일행이) 메갈X라고 인신 공격을 했다" "뼈가 보일 정도로 폭행당해 입원 중이지만 피의자 신분이 됐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며 논란이 커졌다. 하지만 경찰 조사결과 먼저 시비를 건 쪽은 여성 일행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당시 현장에서 촬영된 것으로 추정되는 유튜브 영상이 공개되면서 성(性) 대결 양상으로 번졌다.

동작서는 16일 브리핑에서 "‘이수역 폭행 사건’은 양쪽 모두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먼저 물리적인 접촉을 한 것은 여자 일행 가운데 한 명"이라고 발표했다.

◆"여성 향한 증오범죄다" VS "성 갈등 아냐… 男女 대결 만든 것 누군가"

신 위원장은 라디오에서 "이 사건은 우리 사회 속 갈등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를 명확히 보여주는 사건"이라며 "만약 여성 피해자가 호소하는 대로 머리가 짧고 화장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어났다는 것이 사실이라면 증오범죄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지난 15일 '이수역 폭행 사건’ 영상 2개가 온라인에 공개된 것에 대해서는 ‘2차 가해’를 우려했다. 한 영상에는 여성 일행이 남성 일행을 향해 성적 비하를 하는 모습이 담겼고, 또 다른 영상엔 남성 일행과 여성 일행이 몸싸움을 하는 장면이 담겼다.

신 위원장은 "영상을 놓고 ‘누구에게 과실이 있냐’는 것 때문에 온라인이 뜨겁다. 우려스러운 것은 자칫하다가 2차 가해로 이어질 양상이 보이는 것"이라며 "‘여자가 맞을 만한 짓을 해서 맞았다’, ‘먼저 욕을 했기 때문에 때려도 된다’ 같은 댓글이 달리고 있다. 여성 집단에 대한 이런 공격은 지양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 사건을 성 대결이라고 표현하는 것 자체가 오히려 성 갈등을 촉발한다고 본다"고 반박했다. 그는 "사건 진행 순서를 보면 경찰에서는 먼저 신체적 접촉을 가한 것은 여성 쪽이라고 사실 관계를 확인해줬다"며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분들 말고는 다른 모든 사람의 진술이 일치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여성 일행이 했던 말을 보면 한국 남성과 사귀는 여성에 대해 비하적 표현을 했다"며 "진정한 페미니스트라고 하면 여성이 자유연애를 한다는 이유만으로 어디선가 욕설을 들었다고 하면 오히려 페미니스트가 공격해야 할 사람은 그 욕설을 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그는 "혐오라는 건 일상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에 남녀 프레임을 얹는 쪽이 먼저 시작하는 것"이라며 "이번 사건 발단과 전개를 보면 자극적인 문구를 써서 남녀 대결을 만들어버린 게 누군지 생각해봐야 된다"고 했다.

이어 "역사적으로 봐도 인종 갈등이란 걸 초래하기 위해서 그런 프레임을 얹으려고 시도하는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어서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풀었다','유태인 때문에 1차 세계대전에서 졌다', 이거 다 누가 만들어낸 것이다. 나쁜 사람들이 만들어냈다"며 "이번 사건 같은 경우 어떤 사람이 술 취해 입에 담기 힘든 온라인 욕설을 오프라인에서 쓰다가 사고 난 것으로 본다"고 했다.

◆"여성 일행 폭행당한 것은 사실" VS "여성이 오히려 욕설 가해자" 

신 위원장은 "동기가 어떻든 머리가 찢겨지고 피가 나올 정도로의 폭행 사건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여성 일행을 피해자로, 남성 일행을 가해자로 지칭했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경찰이) 쌍방폭행으로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가해자와 피해자가 어디 있느냐"며 "폭행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아무도 확인된 바가 없는 반면 욕설에 대한 부분은, 성적 희롱에 대한 부분은 분명히 가해자가 드러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가해자는 오히려 그분들(여성 일행)"이라고 말했다.

신 위원장은 이 최고위원의 말에 "욕설이 있는 것과 폭력이 일어나는 것은 다르다고 생각한다"고 받아쳤고, 이 최고위원은 즉시 "폭행을 누가 했냐. 주어가 있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신 위원장은 "이 사건은 진실과는 전혀 상관없이 확대됐다"며 "여성이 그런 방식의 욕설을 한 것, 공식적인 자리에서 혹은 대중이 있는 자리에서 욕설한 것이 동기가 돼 충분히 맞을 만 하다는 편견 어린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 우려스러울 따름"이라고 했다.

이 최고위원은 "‘머리를 짧고 화장을 안 해서 (여성 일행이) 맞았다’는 게 지금 보면 사실이 아니다"라며 "남성과 여성 성기를 비교하면서 욕설하는 것이 있었기 때문에 갈등이 발생된 것이지 머리가 짧고 화장하지 않았기 때문에 갈등이 발생했다는 주장은 어느 누구도 하고 있지 않다"라고 했다.

[노우리 인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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