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건 맞는데, 불법 사이트 이외의 접속 기록까지 정부가 영장 같은 거 없이 볼 수 있다는 게 우려되는 거지 뭐...

그러니까 그 차단을 왜 개개인의 접속정보를 이용해서 하냐는게 문제의 핵심임. 그 사이트 자체를 차단해야지. 왜 개인이 접속하고자하는 사이트 주소를 검사해서 그게 불법사이트면 차단하냐는거다.

내가 접속하고자하는 사이트 도메인을 감청한거지. 그 주소는 뭐 통신내용이 아니고 다른건가?

그럼 이렇게 해보자. 극우 또는 극좌 정부가 들어섰어. 그래서 이 정권을 확실히 하기 위해 상대진영 언론을 통제하고 싶어. 그러면 이제 그냥 그 사이트를 차단하기만 하면 된다고. 명분? 알바 한명 써서 음란물 올린 다음에 아 거기 음란물 올라와서 유해사이트로 지정되어 차단했다 한마디만 하면 됨. 도메인만 알아내는게 무슨 문제냐니;

하지만 패킷을 뜯어보지 못하니 감청이 아니다? 그럼 이렇게 생각해보자. 니가 누군가한테 택배를 보내려고 해. 그런데 높으신 분이 생각하기에 니가 그 사람이랑 연관되는게 싫어. 그래서 우체부한테 얘기하기를, 택배 상자에 적힌 주소지와 이름을 보고, 지정한 목록에 존재한다면 택배를 보내지 말고 파기 후 해당 내용을 통보하는 우편을 보내도록 시켰어. 넌 이런 상황에서 '택배 내용을 뜯어본 게 아니니까 내 개인정보는 안전하겠다. 택배 발송인과 수취인을 확인했을 뿐이라고 했으니까!'라고 생각할 수 있나?

지금까지는 선례가 없었고 명분도 없었기 때문에 취하지 않은 방식이지. 그런데 이제 젠더갈등때문에 사회가 시끌시끌한 상황. 거기에 리벤지 포르노 피해자 구제라는 그럴듯한 명분을 던져주면 그거에 휘둘려 서로 싸우느라 여론은 예상보다 훨씬 잠잠하다. 화살의 방향이 정책에 반대하는게 아닌 자기들끼리 서로 치고박는 쪽으로 쏠릴 가능성이 높아지지. 그럼 앞으로 존버타서 잠잠해질 때 까지만 기다리면 선례도 생기네? 그 후로는 일이 아주 쉬워지는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