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의 탓인지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이 글 보는 사람들이 더 잘 알 것 같고...

일단 작금의 우리나라가 굉장히 상황이(특히 경제가) 악화되고 있다는 건 알고 있음.

솔직히 말해서 아직 생계 전선에 안 뛰어들었고, 천날만날 공부랑 나무밖에 안 하니 실제 세상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

난 이념 이런 건 고1 통합사회 시간에 배웠던 정도만 말할 수 있고, 시사 문제도 학교 토론 시간에 자료 찾아 본 것만 말할 수 있고, 역사도 교과서 한국사랑 동아시아사밖에 모름, 한 마디로 뭔가를 주장하기엔 많이 부족함.

 

근데 이렇게 나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애송이도 이것 하나만은 알 수 있다. 지금 우리나라가 굉장히 안 좋은 상황이란 것.

 

솔직히 말해서 체감은 안 됨. 부모님은 수입은 계속 늘고 있고, 사고 싶은 건 살 수 있고, 먹고 싶은 건 먹을 수 있고, 병원에서 치료 받으면 의료보험도 잘 나오고.

 

다만 우리나라가 정책이랍시고 요즘 시행하는 정책들이나 행동들은 알량한 내 지식이나 사고 수준으로는 도저히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음. 왜 항상 우리나라가 할 수 있는 최악의 선택을 하는 건지 모르겠음. 그게 최악의 선택들이란 건 고등학교 통합사회만 배웠어도 충분히 알 수 있는 건데, 그건 학교 선생님들도 어르신분들도 우리 학생들도 모두 마찬가지인 것 같음.

 

지금이야 '높으신 분들의 생각이야 알 수가 없다니깐~ 뭐 알아서 잘 하겠지'라고 생각해왔지만, 점점 커지는 키로 점점 똑바로 마주할 수 있게 된 어른들의, 선배들의 얼굴에는 그 누구 하나 행복이라고는 소확행 말고는 찾아볼 수가 없음, 미래에 대한 불안, 현실의 고통, 억누르는 윗선과 아우성 치는 아랫선에 끼여서 일그러져 가는 우리네 어른들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점점 어른이 되어간다는 게 너무 무섭고, 불안함.

 

그리고 요즘 조금 특이한 점이 있다면, 요즘은 주변의 어른들이나 선생님들이 특정 정당이나 정권, 이념, 사람을 지지하거나 원망하지 않음. 그냥 너무나 지친 표정으로, 힘겨운 표정으로 살아감. 저항할 힘조차, 저항해서 얻어낸 값진 내일은 희망이 있을거라는 일말의 기대도 하지 않으시거나, 너무 어처구니 없는 현실에 실성해버림.

 

요즘은 우리나라의 근현대사가 너무 허무하다는 생각이 가끔 듦. 일제강점기 때 조국의 독립을 간절히 바랐던 독립 투사분들, '애국'이라는 이름 하에 피 흘린 무수히 많은 장병들, 외국의 군인들, 군홧발과 총탄에 스러져가면서도 민주주의를 외친 민주화 운동가분들, 아픈 진실을 드러내기 위해 용기냈던 많은 분들, 그리고ㅡ 독재와 탄압, 그리고 타협으로 가까스로 얻어낸 경제 대국의 타이틀, 그 독재자의 숨을 끊어버린 탄환, 부정과 탐욕으로 무너져 내리는 건물들, 가라앉고 묵살당하는 선박, 독재자가 이룩한 대규모 산업 기반을 직접 멈춰버리는 그의 혈육, 악을 처단하는 것은 정의가 아니라 더욱 더럽고 새로운 악일 뿐이라는 것을 뼈아프게 가르쳐주고 만 순수한 촛불들, 휘날리는 깃발들, 인간 대 인간의 갈등, 혐오, 분쟁, 새로운 탄압, 입막음....이렇게나 처절하게 달려온 한국의 100년의 끝에, 2019년의 대한민국에는 어두운 과거와 상처뿐인 현재, 암울한 미래만이 남아있는 것 같음.

 

김구 선생님은, 안중근 의사는, 유관순 열사는, 이승만 초대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은, 노무현 대통령은, 전태일 열사는, 광주, 삼풍, 연평, 세월의 그 가엾은 영혼들은, 그리고 누구보다도 치열한 삶을 살았던 그 모든 시절 대한민국의 국민들까지, 그 모든 여정의 끝에 이렇게 허무하고 비참한 말로가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을까.

 

끝의 두 문단은 갑자기 새벽 감성 깊어져서 막 쓴 거 같음. 쓴 시간이 아까워서 지우긴 좀 그렇고, 그냥 흔한 고2 애송이가 횡설수설한 거라고 생각하면 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