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확 육성증언(下), “감옥에서 5.16 소식 듣고 ‘적화 면했다’ 만세 불러”
  • 김용삼 대기자
  • 최초승인 2019.01.14 09:31:24
  • 최종수정 2019.01.14 15:43
  • 댓글 1


  • <3.15 선거(1960년)가 부정선거가 됐단 말이야. 나중에 알고 보니까 내 죄목이
    “자유당 표가 너무 많으니까 국무회의에서 자유당 표를 줄여야 된다는 결의를 했다”는 죄목으로 징역을 받았지.
    세상에 이런 아이러니가 어디 있나.>

    (기자 해설-신현확 씨 측근의 증언에 의하면 3.15 선거 당시 국무위원들은 개표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부통령 후보인 이기붕 씨(자유당)와 장면 씨(민주당)와의 포가 92 대 8로 나오자 국무위원들이 최인규 내무장관을 불러
    “이건 시중 여론과 너무 다른 것 같소” 하고 지적하자 갑자기 개표 결과가 70 대 30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것이 4.19 이후 국무위원들의 부정선거 개입 혐의가 된 것이다.

    <전(全) 국무위원이 15년 구형 받았고 선고는 7년 6개월간으로 잘랐지.
    그 중에 중심 되는 사람들은 무기, 최인규는 나중에 사형이 집행됐고 나머지는 전부 7년 6개월. 말하자면 정치 개판이지.

    이래 가지고 있었는데 5.16 혁명 나기 전에 어땠나 하면 내 방에 간첩이 두 명 있었어.
    1평7합3장이란 방 넓이에 아홉 명이 있었어. 그러면 어쩐지 알아? 아홉 명이 앉아서 자요.
    거기에는 살인범도 있고, 쓰리꾼도 있고…. 전부 같이 넣었어. 그리고 우리 일행은 한 방에 한 사람씩 집어넣었어.

    두 사람이 있으면 의논한다고. 말로 형언할 수가 없는 거요.

    그래 지나는데, 장면 씨가 가톨릭 신자 아니오? 우리가 그때 국무위원으로서 부통령으로 대하고 지났잖아.
    장면 씨가 총리가 되어 순시를 왔어. 집권자가 순시 온다고 난리가 났어.
    죄수들 방안까지 청소하고. 왜 이러나 했더니 장면 총리가 순시를 오셨다 이거야.

    그래가지고 (장면 씨가) 방마다 다 들여다본단 말이야. 다 아는 사람, 거기 와서 들여다 볼 건 뭐냐 말이야.
    내가 집권했으니 너 이놈들 봐라. 그것밖에 더 되느냐 이 말이야. “정좌를 하고 앉아” 이래 명령하고, 그래서 정좌하고 앞만 보았어.

    한참씩 들여다보고, 다음 방에 가서 한 사람 한 사람씩 들여다보고….우리는 정좌하고 앞만 보고 있었지.
    형무소 시찰이 아니라 우리 들여다보러 온 거요. 실컷 보고 갔어.

    세상에 정권이 뒤집어지건 달라지건 어째 이럴 수가 있는가. 나는 이래 생각한다 이 말이요.
    저렇게 존경받는 사람이 어떻게 저럴 수가 있는가. 내가 상당히 비관했다고. 내가 그런 걸 당했어요.>

    <그(감옥) 내부는 어쨌느냐. 간첩도 같이 있었는데, 서울대학 졸업생도 한 놈 있었어.
    서울대 졸업하고 월북해서 김일성대학 졸업하고 간첩교육을 5년을 받고 넘어와서 활동하다가 붙잡혀 들어왔다 이 말이야.
    잡힌 것이 아니고 저희 형, 아버지가 알고 이놈을 억지로 붙잡아가지고 자수시켰단 말이야. 자기들 무사할려고. 그래 들어왔단 말이야.

    똑똑하긴 똑똑한 놈이야. 그게 학생조직 안에 들어가 어떻게 활동했고 4.19를 어떻게 조직하고, 어마어마한 이야기를 다 하는 거야.
    내가 그 얘기를 다 들었지. 이놈은 그 안에서 나에게 얘기해주려고 하는 게 아니요.
    그 안에 있는 다른 놈들 교육시키는 거야. 절도, 강도, 살인범 이런 놈들 교육시키는 거야. 사흘만 지나면 전부 간첩 지지자가 되는 거야.

    그 안에는 이 체제에 대해 찬성하고 좋다고 하는 놈 한 놈도 없는 거야.
    간첩 한 놈만 있으면, 사흘만 있으면 간첩이 오야붕이 되는 거야. 그래 얘기를 죽 하기에 내가 질문을 했지.

    네가 넘어왔을 때 처음 어딜 갔느냐. “서울 시내 명동에 갔습니다”
    명동에 가서 어떻게 느꼈느냐 하니 그 놈 말이 명동에 가 보니 시골에서 닭을 기르면 새벽에 나와 닭장을 열어준다 이 말이야.
    그럼 닭이 와 하고 닭장에서 나가는 거와 똑같다는 거야. 무슨 목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게 뭐 닭이 몰려나가는 거하고 똑같은 짓이지
    무슨 사람 사는 사회냐. 이렇게 말하더라고.

    5.16 일어나자 만세 불러

    내가 북은 어떻더냐 하니까 “평양은 다 목적이 있어서 사람들이 나오고 줄서서 다니고, 목적에 따라 움직이지
    닭떼처럼 이리저리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러는 거야. 자유가 뭐고, 통제가 뭐라는 걸 전혀 모르는 거야.
    그 놈이 “(남한 적화가) 이제 얼마 안 남았다”는 거야. 오래 가야 두 달 남았다.
    신문도 안 들어오고 라디오도 없는 콘크리트 방 안에 앉아 있는 데도 정보가 다 들어온다는 거야.
    온갖 기술 동원해 통신이 24시간 계속되는 거야.

    내가 2년 7개월 살아서 잘 알아. 1평7합3장의 방에 목침이 두 개, 모포가 두 장 있는데 벽은 전부 콘크리트고.
    목침을 벽에 대고 말하면 전화랑 똑같애. 옆방에서 말하면 다 들리는 거야. 이런 식으로 모든 게 다 전달되었어.

    사회상을 판단해보니 정말 간첩들 말하는 것처럼 우리나라 뒤집어지겠구나.
    2년 3개월 동안 거기 들어앉은 우리가 최대로 걱정한 것은 “이 나라가 언제 뒤집어지나” 이거야. 대한민국 망하는 거 아니냐고.

    그러다가 5.16이 떡 났을 때 그 안에서 모두 만세를 불렀다니까. 이제 대한민국 살았다. 이제는 적화 안 된다 하고. 이게 진짜요.
    아, 죄수들 중에서도 우리 같은 사람들이지. 대부분은 저짝이었고.
    군사혁명을 누가 했는지도 모르고, 그 소식만 듣고 “이제 적화를 면했다”고 만세를 불렀다니까.>

    출처 : 펜앤드마이크(http://www.pennmike.com)

    즉 저 지경에 처하도록 10개월동안 방치한 장면이가 쿠데타 내란 수괴란 결론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