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오늘 들어와서 쓰려고 했던 글
 
현실에서 정치같은 거 가지고 대화할 일이 있다면 유의하면 좋을 것 같아서 ㅇㅇ
꺼라위키 읽어보니까, 프롬은 "구닥다리" 라더라. 그래도 괜찮더라.
사랑의 기술도 유명해서 구입하긴 했는데, 재미가 없어 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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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화
(에리히 프롬의 <소유냐 존재냐> 읽기, 박찬국 저, 세창미디어 60쪽-62쪽)

 대화가 소유양식에 따라서 이루어질 경우, 중요한 것은 대화의 당사자들이 자신의 의견을 상대방의 논박으로부터 '지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자기의 의견을 바꾸거나 상대방의 의견이 달라지기를 기대하지 않으며 자신의 의견을 강화하기 위해 보다 더 그럴듯한 논거를 발견하는 데 열중한다. 이들에게는 자신의 의견이 자신의 소유물이며 따라서 그것을 상실하는 것은 자신의 빈곤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들은 자기 자신의 의견이 변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이 경우의 대화란 사실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대화가 아니며 하나의 논쟁에 불과하다.

 이때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이나 사상의 주인인 것 같지만 사실은 그러한 의견과 사상에 자신의 존재를 의탁하고 있으며 그것들에 예속되어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이나 사상이 반반되면 자신의 존재도 반박되고 부정된다고 생각하면서 그러한 의견이나 사상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을 바치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들은 무엇보다도 특정한 종교적인 신조나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광신적으로 신봉하는 사람들에게서 쉽게 발견된다.

 이에 대해서 진정한 대화에서는 사람들은 자신의 의견을 지키기 위해서 자신을 무장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롭고 개방적인 자세로 대화에 임한다. 그들은 상대방의 말에 자발적이고 생산적으로 반응한다. 그들은 자신이 이미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지위에 관해서도 잊어버린다. 그들은 기존의 자신의 자아에 의해서 방해를 받지 않는다. 그들이 상대방의 생각에 충실하게 반응할 수 있고 새로운 관념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이렇게 아무것에도 집착하지 않기 때문이다.

 소유양식의 대화에서 사람들은 상대방을 '이김으로써' 자신의 자만심을 충족시키고 다른 사람들에 대해서 자신을 내세우는 데 열중하는 반면에, 존재양식의 대화에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허심탄회하게 고려함으로써 자신을 풍요롭게 하는 데 열중한다. 그들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것을 잃을까봐 걱정하지 않으므로 대화할 때 극히 활기를 띈다. 그들의 활기는 전염되기 쉽기 때문에 상대방이 자신의 폐쇄된 에고를 초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리하여 대화는 상품(정보, 지식, 지위)의 교환에만 그치지 않으며 또한 누가 옳은가 하는 것은 이미 문제가 되지 않는 대화가 된다. 대화에 참여하는 사람들은 함께 춤추기 시작하며 승리 혹은 슬픔 -둘 다 무익하다-을 가지고 헤어지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