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100만원 이상 벌금형을 받거나 해서 국회의원직을 잃어버리는 사람들이 있잖아. 이렇게 난 공석이 지역구였을 때는 재보궐선거를 해서 다시 국민의 뜻대로 새 국회의원을 뽑지.

비례대표일때는 어떻게 되는지 아냐? 그냥 소속 정당에서 선거 당시에 만들었던 비례대표 순번 다음 사람이 자동으로 국회의원 자리를 승계한다. 이게 무슨 얘기냐 하면, 당 입장에서 비례대표의 도덕성이나 자질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법원에서 형을 받아서 당선무효가 되더라도 의석수가 그대로 유지되니까.

이게 달리 말하자면, 비례대표로 당선된 국회의원 입장에서는 당이 자기를 보호해 줄 이유가 없다는 얘기기도 하다. 당선된 뒤에 당 상층부의 의향이랑 다른 노선을 타다가 문제가 생기면 의도적으로 그 의원의 비리를 누설한다든가 해서 얼마든지 날려버릴 수 있다는 말임. 실제로 몇 건 비슷한 사례가 있었고.

결국 당에서 어떤 명분으로 비례대표 리스트를 만들었냐에 관계없이 비례대표 의원은 무조건 당과 당 상층부에 충성할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무슨 소외계층 대표니 전문가 대표니 해서 뽑힌 사람들도 그런건 그냥 구색이고 실제로는 당 총수 따까리에 일회용 총알 신세밖에 될 수가 없어.

이정도로 설명했으면 지금 특정 정당에서 마치 정의인것처럼 선전하면서 밀고 있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왜 위험한 제도인지 알겠냐? 어떤 제도이든간에 장단점이 있기 마련인데 꼭 자기들 선택이 언제나 반드시 최선인것처럼 선전하고 다니는 당이 있으면 좀 의심해보려는 생각을 하는게 정상인의 사고 방식이지. 입발린 선전문구에만 넘어가지 말고 제도가 악용되었을 때 얼마나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지 상상해보는 습관을 좀 들여라. 국보법이니 테러방지법 반대할때는 그렇게 머리 굴려서 별 시나리오 다 쓰던 놈들이 왜 지금은 똑같은 선전문구만 되풀이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