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식사 시간에 난 울엄마의 미친듯한 미소지니 때문에 괴로왔음


딸래미와 아들래미가 밥을 먹기 시작하면 울 엄마는 계속 반찬을 하나둘 씩 아들래미 쪽으로 밀어 놓기 시작함


"이거 좀 먹어라, 저거 좀 먹어라, 이건 왜 안먹냐"


이러면서 하나둘 반찬이 내쪽으로 밀려옴



결국 딸래미 앞에는 밥공기만 남게됨


울엄마 딸래미가 손에 젓가락만 들고 내쪽에 몰려 있는 반찬을 무표정하게 바라보고 있던게 가슴 아프게 기억남







이 딸래미는 훗날 페미니즘을 받아들였음


근데 아주 이상하게 받아들였음


내가 관찰한 우리집 미소지니의 주체는 울 엄마였음


행동에서나 말 한마디에서나...


실제로 어릴 때는 딸래미도 그 점을 인지하고 있었음


그런데.....


그런데 이 딸래미가 대학가고 페미니스트가 되면서 부터는 모든 원인은 가부장제와 울 아빠에게 있고 엄마는 그 피해자라는 논리를 세우기 시작함


물론 가부장제 크게 보아서 울 엄마의 미소지니적 행동의 근원이라 보는 것도 어느 정도는 맞을 것임



그런데 이 페미니스트는 그런식의 해석을 하는게 아니라, 기억 하나 하나를 왜곡해서 남성의 여성에 대한 학대라는 구도를 만드는거임


분명히 몇년 전에 나와 나눴던 이야기는 모드 없었던 것으로 하고 자신의 기억을 페미니즘 이론으로 대체시켰음




우리집에서 이런 꼴을 보면서


미소지니에 대한 지적 동감을 하고


페미니스트들을 심정적으로 지지하면서도


극단적 페미니스트들을 회의적으로 봄


극단적 페미니스트들은 자기자신과의 대화를 피하고 있다고 말하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