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 운영에 있어 가장 기본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건 두 가지다.


상호 간의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형성되는 안정성과 그걸 발판삼아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추진력.


그건 비단 군대에 제한되지 않고 대다수의 사회조직들 또한 해당되는 문제이기도 했다.


관건은 그 조직의 사령탑이 될 사람이 얼마나 빨리 제구실을 하느냐였다. 


“중대장님, 이게 마지막입니다.”

“네, 고생 많으셨습니다, 행보관님.”


가령 우리 중대 주요 간부 전원이 달라붙어 있던 신형 전차 전력화 관련 행정작업만 놓고 봐도 그랬다.


부임 직후 새롭게 적용했던 나의 업무지시가 처음부터 잘 나갔던 건 아니었다. 


하지만 한번 틀을 갖추고 자리를 잡게 되자, 그다음부턴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됐다.


그리고 그 결과가 방금 막 작업 종료의 신호탄을 올린 중대 행정보급관, 챈들러 상사의 마지막 검수문.


당초 일주일을 기한으로 잡았던 행정작업은 중대장 부임 엿새째 오전을 기점으로 완전히 끝이 났다.


짧은 기간이었지만 계급 가릴 것 없이 중대원들끼리 협동했던 경험은 앞으로의 부대 운영에 있어 중대원들의 결속을 다져줄 자양분이 되어주겠지.


그리고 무엇보다, 부임 이틀째에 내가 천명했던 조건을 초과 달성했으니, 부대 운영에 있어 나의 입지와 발언권도 지켜진 셈이었다.


“마음 같아선 중대 단합이라도 하고 싶은데, 바로 다음 주가 훈련이네요.”

“뭐 어쩌겠습니까. 사단장님이 새 전차 잘 굴러가는지 보고 싶다는데, 그걸 말릴 수도 없는 노릇이고.”


인상에 맞지 않게 손바닥만 한 크기의 커피잔을 홀짝이던 챈들러 상사는 행정반 창문 너머로 보이는 전차호를 눈짓하며 입을 뗐다.


그 말이 틀린 것도 아닌 게, 행정작업이 끝나는 대로 이어진 과제부터가 중대 전술훈련 평가였다.


그것도 다른 사람도 아니고 사단장이 직접 참관에 나서는 평가 말이다.


뭐, 이번에 우리가 수령한 전차부터가 수도근위군단을 제외하면 야전부대 중 가장 먼저 전력화가 이루어지는 물건이었으니, 사단장 입장에선 신경이 쓰일 만도 하겠지.


“그런 의미에서 행보관님, 이번 훈련 비품 관련해서 논의를 좀 하고 싶은데, 오후에 시간 괜찮으십니까?”

“전차호 배수로 작업 현황 파악하는 대로 시간 내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내 요청을 흔쾌히 수락해준 챈들러 상사는 그길로 탁자 위에 두고 있던 담뱃갑을 들고 행정반을 빠져나갔다. 


작업도 웬만큼 끝났겠다, 그런 느슨한 모습을 보인 건 비단 행보관뿐만이 아니었다.


웰링턴 중위는 막 머그잔을 집어 들고 있었고, 밀러 중사는 기지개를 켜는 것에 한창이었다.


물론 그중에서도 가장 두드러지게 기뻐한 사람은 역시 앤슨 소위와 클라크 소위. 


어제부로 주취 폭행 사건 때 부여했던 얼차려인 군장 뺑뺑이를 완전히 끝낸 둘의 얼굴은 한없이 밝아 보이기만 했다.


‘내 진짜 일은 지금부터 시작이겠지만.’


마지막 남은 페이지를 처리하고 내가 시작한 건, 2박 3일 동안 진행될 훈련을 어떻게 구성할지에 대한 계획을 짜는 것이었다. 


일찍이 파웰 중령은 사단장이 직접 훈련을 참관하는 걸 핑계로 전차 TOT사격 같은 개소리를 훈련 계획에 추가하라고 닦달했었다.


그 이유가 참 가관이었는데, 전차의 주포부터가 야포를 개수한 물건이니 간접사격능력을 배양할 필요가 있었다는 것.


우리가 무슨 포병도 아니고, 아직 기본적인 주특기 교육도 안 끝난 마당에 윗사람 눈에 들 궁리만 하는 것이 역겹기 그지없었다.


아니, 후방에서 자주포 끌다 진급 TO 없어서 역종 변경하고 이쪽으로 기어들어 온 걸 생각하면 그렇게 시야가 어두울 만도 한가.


“중대장님, 무슨 일 있으십니까?”

“어, 그냥, 어떻게 하면 의미 있는 훈련을 할 수 있을까 고민 중이었지.”


그런 복잡한 생각에 잠겼던 것도 잠시, 염려스럽다는 얼굴을 한 웰링턴 중위의 물음에 무심코 내 속사정을 그대로 털어놓았다.


어쩌면 감출 것 없이 말한 게 오히려 나을 수도 있었다.


부중대장도 중위 계급을 장식으로 단 게 아니라면, 리에넨 육군 기갑부대의 훈련에 대한 지식이 나보단 많을 테니 말이다.


“그럼 우선 사단 작계부터 보시는 걸 권고드립니다.”

“그건 부임 첫날에 파악해 뒀어.”

“그렇다면 다음은 지휘관 재량에 달린 문제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임무 중 어느 것을 우선으로 두느냐에 따라 훈련 내용이 달라집니다.”


다행히도 웰링턴 중위가 말한 중대 전술훈련과 관련된 사항들은 우려했던 것만큼 어려울 건 없는 문제였다.


우리 대대가 속한 17사단의 작계는 상위부대인 북부 방면군의 예비전력으로서 소방수 기능을 하는 것이 기본.


그중에서도 우리 대대는 사단 수송대대의 지원을 받는 보병연대와 전투단을 구성하여 사단의 주 전력으로 분류됐었다.


그 부분이 신형 전차 전력화와 함께 이번에 새로 바뀐 작계의 내용이었고, 그것이 의미하는 건 단순했다.


바로 전차대대가 보병지원과 대전차전 능력을 모두 갖춰야 한다는 것.


얼핏 보기엔 별거 아닌 것 같아도, 그건 이전까지의 리에넨 육군 기갑전 교리를 정면으로 거스르는 내용이었다.


낙후된 교리는 리에넨의 국가적 공업역량 부족과 맞물려, 지금까지 전차 체계를 보병지원용 경전차와 대전차전을 전담하는 구축전차로 이원화시켜 왔었다.


그 시스템이 어떤 평가를 받았는지는 지금 상황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


“부중대장이 봤을 땐 이번에 전력화되는 신형 전차에 요구되는 역할이 뭐라고 생각하나?”

“…보병지원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봅니다.”

“그게 끝이야?”

“예, 그렇습니다.”


시간에 쫓기듯 대답을 마친 웰링턴 중위는 자신의 답변이 썩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못내 아쉬운 듯 내 눈치를 살피고 있었다. 


내가 뭐 큰 걸 바란 것도 아니고, 그냥 야전경험 있는 리에넨 육군 기갑 장교의 기본적인 소양을 알기 위해 물어본 건데 말이다.


그 바람대로 웰링턴 중위의 답변을 통해 미루어 보건데, 리에넨의 장교들은 그들의 그런 낡은 교리를 큰 이견 없이 수용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그러니 내 손이 닿는 곳에 있는 녀석들만큼은 보다 능동적인 태도를 견지하게 해줄 필요가 있겠지.


“그럼 좀 다르게 물어봐서, 부중대장이 봤을 땐 우리 군의 기갑전 교리가 어떤 것 같나?”

“우방국의 선진적인 군사교리를 따라 각자의 전문성을 갖춘 부대를 양성하기 위한─”

“난 지금 야전교범 내용이 아니라 부중대장의 생각을 묻고 있는 거야.”

“…유연하지 못하다고 봅니다.”


마지못해 입을 연 것 같은 태도를 보이는 웰링턴 중위는 자신이 무슨 큰 잘못을 저지른 것 마냥 안절부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업무와 관련해선 그렇게나 능동적인 자세로 임했었는데, 정작 그런 자세가 절실히 필요한 곳에선 그렇지 못한다, 라.


개인적으로 리에넨 왕립 육군사관학교의 교육체계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떤 면이 그렇다고 생각하지?”

“상황이 항상 군사교리대로만 흘러가지는 않을 텐데, 그 역할을 필요 이상으로 세분화 하면 득보단 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런 자세를 감안해도 웰링턴 중위는 꽤 모범적인 답변을 해주었다.


그 말대로 언뜻 보기엔 목적과 장비의 이원화라는 건 일견 합리적으로 보일 수도 있었다.


하지만 전술했듯이 야전에선 항상 자기네들이 상정했던 시나리오대로 상황이 흘러갈 거란 보장은 없는 법 아닌가.


그런 가운데 기존 장비보다 몇 체급은 더 크고 강력한 무장을 갖춘 전차를 전력화 중이라는 건, 군사교리 이전에 국가적인 면에서 대내외적으로 시사하는 바가 컸다.


아니면 그냥 우방국이 중공업 인프라 키워주고 군사원조 해준다니까 별생각 없이 찍어내는 것일 수도 있고.


“이제 다시 물어보지. 부중대장이 봤을 때 M30전차에 요구되는 역할이 뭐라고 생각하나.”

“전천후 전투 능력을 갖춘 기갑전력입니다.”

“그래, 그 부분을 감안해서 이번 훈련에 써먹을 시나리오를 생각해 보도록 하자.”

“알겠습니다.”


조금 전과는 달리, 자신 있는 목소리로 그리 대답한 웰링턴 중위는 한결 개운해졌다는 얼굴을 한 채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나도 이곳에 넘어오고 나서 처음 맞이하는 훈련인 만큼 잠깐의 시간도 허투로 흘릴 생각은 없었다.


그러기 위해선 나뿐만이 아니라 병사와 간부들의 협력을 구할 필요가 있겠지.


굳이 행정업무가 끝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부중대장을 앞에 세워 놓고 그런 교육 아닌 교육을 한 것도, 훈련을 좀 더 알차게 진행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이었다.


지휘관 혼자 이리저리 뛰어다녀봤자 아래에서 호응을 이끌어 내지 못하면 그거만큼 의미 없는 짓거리도 없을 테니까.


“나 잠깐 바깥 좀 둘러보고 온다.”

“조심히 다녀오세요.”


행정반 입구 근처에 붙은 게시판 앞에서 남은 주간 일정을 살피던 클라크 소위는 그 말과 함께 나를 배웅해 줬다.


녀석에게 손을 한번 흔들어준 뒤, 행정반을 빠져나오자 복도의 창가 너머로 익숙한 실루엣의 물건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M30 중형전차. 


이전에도 그렇게 느꼈지만, 우리세계의 셔먼 전차를 닮은 그 전차는 멀리서도 그 위용을 뽐내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애초에 장비 제식명부터가 개발국인 노라드 합중국의 전차 명명법에 따라 자신의 전투 중량을 톤 단위로 명시하고 있는 물건이었다.


아직 장비 교체가 이루어지지 않은 타 중대의 M16 경전차들과 비교해 보면 단순히 무게만 놓고 봐도 두 배 가까운 차이가 났으니, 더 비교하는 것 자체가 시간 낭비였다. 


거기에 붙어 있는 애들이 주특기 훈련 대신 배수로나 까고 있다는 게 좀 깨긴 했지만.


“무슨 일 있나? 타치바나 상급상병.”


큰 고민 없이 향한 중대장 전차의 전차호에선 나와 같은 머리와 피부색을 가진 병사가 포탑에 들러붙어 머리를 싸매고 있었다.


“아, 중대장님 오셨습니까.”

“다른 애들 어디 가고 혼자 일하고 있어?”

“배수로 다 까는 대로 그냥 들어가라고 했습니다.”


내게 거수경례를 붙이며 현재 상황을 설명한 타치바나 상급상병은 별거 아니라는 듯 다시 고개를 숙여 작업을 재개했다.


“그래도 하다못해 탄약수라도 끼고 해야지.”

“괜찮습니다. 혼자 작업하는 게 편해서요.”


녀석은 괜찮다는 의미로 왼손에 들린 렌치를 흔들었지만, 평시에 탄약수가 숙지해야 할 임무의 내용을 생각하면 중대장 입장에선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었다.


눈앞의 이 친구가 우수한 병사인 것과는 별개로, 전차 승무원은 다섯이 한 팀이 되어 움직인다.


개인의 기량만으로 어떻게 커버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는 말이었다.


뭐, 나머지 승무원들도 인사기록을 봤을 땐 서류상으론 별문제 없어 보였지만.


“그건 그렇다 치고, 지금은 뭐가 문제야?”

“주포 안정기 자이로가 자꾸 헛돌아서 말입니다.”

“터렛모터하고 연동된 거 맞지?”

“예, 그렇습니다.”

“잠깐 비켜봐.”


녀석을 옆으로 밀어내고 포수석에 앉자, 커버가 벗겨진 주포 안정기 기어박스 너머로 문제의 그 자이로스코프가 모습을 드러냈다.


주포 안정기라는 물건이 각 나라나 시대마다 형식은 다르지만, 기본적인 원리는 대부분 비슷했다.


그러니 그 작동방식만 이해하면 문제 진단과 정비는 그리 어려운 문제도 아니었고.


기본적으로 이런 기계식 자이로는 전기나 압축공기로 회전축을 돌림과 동시에 주위의 짐벌 링이 충격을 감지하기 시작한다.


그러면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회전축과 연동된 터렛모터가 주포의 위치를 보정 값만큼 조정하여 안정시키는 게 기본 원리였다.


문제는 지금 그 회전축의 움직임에 이상이 생겼다는 것이었다.


가까이 눈을 대어 확인해 보니, 확실히 짐벌 링이 요동칠 때마다 제자리에서 스핀을 유지해야 할 회전축이 그러지 못하고 있었다.


“이거, 언제부터 이랬어?”

“모르겠습니다. 어제까지는 별문제 없었는데, 갑자기 이럽니다.”

“터렛모터 끄기 전에 자이로 잠금상태 확인은 했었고?”

“중대장님, 그건 이등병도 안 하는 실수입니다.”


정색하는 녀석을 뒤로하고 다시 고개를 숙여 확인해 봐도, 회전축은 여전히 디스크의 모양이 선명하게 보일 정도로 움직임이 엉망이었다.


자이로와 터렛모터를 연결하는 피니언의 맞물림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었고, 자이로 펌프도 정상 작동 중.


그렇다면 남은 건 FM에서도 명시되지 않은 문제가 있거나 조립 불량이라는 말이 됐다.


“이거 회전축 구동을 펌프로만 하나?”

“아마 아닐 겁니다. 우선 적으로 전기를…….”

“가서 절연테이프하고 니퍼 갖고 와.”

“알겠습니다.” 


물론 그러면 안 되겠지만, 공장에서 마감이나 품질관리를 소홀히 했으면 배선 쪽에서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었다.


하물며 리에넨은 아직 중공업 이전에 경공업조차 충분히 발달하지 않았다.


당연히 QC나 6시그마 같은 시스템을 구축했을 리도 없었으니, 자잘한 부품에 문제가 생겨도 이상할 건 없었다.


타치바나 상급상병으로부터 절연테이프와 니퍼를 건네받자마자 내가 한 일은 자이로를 잠그고 포탑의 전원을 내리는 것이었다.


“합선 났었네.”


점멸등이 나가는 걸 확인하고, 기어박스 옆으로 난 전선의 피복을 뒤집어 까자, 유난히 부풀어 오르고 검게 탄 부분이 눈에 띄었다.


큰 고민 없이 그 부분을 잘라내고 피복 안쪽의 구리 선을 엮어 절연테이프로 감아 내니, 그럭저럭 내 선에서 할 수 있는 조치는 다 끝낸 셈이었다.


“중대장님 좀 하시네요?”

“내 짬 먹고 이것도 못 하면 군복 벗어야지.”


감탄하는 녀석의 반응을 흘려넘기며 다시 스위치를 켜자, 이전과는 달리 회전축이 빠르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손잡이를 당겨 포탑을 움직여 봐도, 조준경 너머의 풍경이 요동치지 않는 걸 보면 보정 값도 제대로 들어가고 있다는 말이 됐다.


‘일단 이렇게 한고비 넘겼네.’


솔직히 여기서 못 고치고 사단 정비대대를 찾았으면, 훈련 준비 이전에 쪽팔려서 병사들 볼 낯이 없었겠지.


“오, 중대장님 이제 잘 움직입니다!”

“나중에 시간 나면 펌프 쪽 배관 청소 한번 해주고. 난 들어가 본다.”


내 뒤를 따라 자이로와 주포 안정기의 상태를 확인한 녀석은 그렇게 감탄하며 나의 뒤통수를 향해 경례를 붙였다. 


그리고 그런 일이 있었던 것과는 별개로 시간은 무심하게 흘러 오후 3시.


점심 식사 후, 전차호 배수로 작업 시찰을 끝낸 챈들러 상사가 돌아오는 대로 시작된 논의는 순탄하게 진행되는 것만 같았다.


“그럼, 이번 훈련은 실탄을 사용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기로 하죠.”

“알겠습니다.”


야전용 전투식량과 병사들 기호품에 탄약, 유류품까지. 


의외로 꼬일 것 같은 데에서 일이 잘 풀려 주니, 오히려 은근한 불안감마저 올라올 정도였다.


“근데 중대장님, 저희 훈련 비품하고 중대 운영비 말입니다만.”


그런데 항상 그런 엿 같은 예상은 피해 가는 법이 없다고, 조심스레 운을 뗀 챈들러 상사의 얼굴엔 어느새 짙은 어둠이 깔려있었다.


“편하게 말씀하세요.”


나도 반쯤 체념한 상태로 그리 말하니, 챈들러 상사는 깊은 한숨을 내쉬곤 힘겹게 입을 열었다.


“…없습니다. 전부 바닥이에요.”


과연. 행보관 얼굴이 어두울 만도 했다. 


훈련이 코앞인데 중대 운영비도 훈련 비품도 없다니, 확실히 문제될 만한 상황이었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행보관님.”


하지만 방금 전까지의 걱정이 무색하게도, 걱정했던 것만큼 심각한 문제는 아니었다.


이 정도 일은 이미 여기에 오기 전에도 몇 번 겪었던 겪었던 일이었으니까.


“저한테 다 계획이 있습니다.”


그러니 그냥 그때처럼 해결하면 될 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