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국의 지존만큼 그 처지가 처량한 존재가 또 있을까.


 300년 역사를 자랑하던 왕국이 하루아침에 무너지고, 국가의 수반이던 왕족과 귀족은 대부분 목이 잘려 나갔다.


 참전자 보상 반대, 민간인 학살 묵인, 평민 참정권 축소….


 대조국 전쟁 이후 드러난 리에넨 사회지도층의 민낯은 전쟁의 고통에 신음해온 민중의 분노를 불러일으켰다.


 차별적 대우에 기인한 소요사태는 지금까지도 몇 번 있었다고 들었지만, 이번은 그 궤가 달랐다.


 전쟁을 경험한 평민들과 아인종, 이에 동조한 일부 귀족이 규합되어 체계적인 구조의 시민군을 형성했고, 종국에는 정규군까지 합세했다.


 그리고 어쩌다 보니 그 선봉에 서게 된 것이 나.


 공교롭게도 그건 이곳으로 넘어온 지 딱 120개월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연고도 없는 외지인인 내가 혁명군 사령관이라는 중책을 맡게 된 건 우스운 일이었지만, 이들이 가진 혁명을 향한 열망은 진실로 뜨거웠다.


 뭐, 그들에게 명분이 없던 것도 아니고, 그 덕분에 나도 이렇게 뒤틀린 정복감을 채울 기회를 얻었지만 말이다.


 “……이번엔 정말 큰 빚을 졌네. 짐이 환궁하고 나면 꼭-”

 “지랄 말고, 내가 뭔 대단한 사명감으로 널 혁명재판장에서 빼낸 줄 알아?”


 안심한 목소리로 헛소리를 길게도 지껄이는 녀석, 리에넨 왕국 최후의 왕 ‘캐서린 루이세 빌헬미나 하이드’는 도중에 내가 말을 가로채자, 눈을 동그랗게 뜨며 이쪽을 쳐다봤다.


 마치 지금 상황이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눈치였다.


 “그게 무슨 말인가. 그대는 짐을 도와 이 역모를 잠재우러 온 것이 아니란 겐가?”

“뭔 개소리야. 애초에 이번 일 자체가 내 작품인데.”

 “그…, 그런……!”

 “시끄럽고, 빨리 옷이나 벗어.”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캐서린의 말허리를 자르며 한마디 툭 던지니, 녀석은 그제야 내 의중을 눈치챈듯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짐과, 합궁하려는 겐가?”

 “합궁은 개뿔. 넌 이제부터 그냥 내 성욕 처리용 몸종이야.”


 원망과 체념이 섞인 눈빛으로 날 흘겨보던 녀석은 옷을 벗으라는 나의 손짓에 망설이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두려운 거겠지. 


 지금부터 자기가 겪게 될 상황이.


 그야 평생을 궁에서 태어나 남자 경험도 없이 살아왔을 걸 생각하면 그럴 만도 했다.


 그러니 이럴 땐 옛정을 생각해서라도 신하의 예를 갖춰 주군의 고민을 덜어줄 필요가 있었다.


 “혼자 옷 벗을 줄 몰라? 내가 벗겨줄까?”

 “지‥, 짐이 직접 벗도록 하겠네!”


 거친 손길로 녀석이 걸치고 있는 백색의 실크 블라우스를 찢으려 하자, 다급한 목소리와 함께 가녀린 저항감이 내 팔뚝을 붙잡았다.


 “속옷은 내가 벗길 거니까 남겨둬.”

 “…….”


 그 말과 함께 순순히 팔을 거두어 주니, 캐서린은 귓불까지 새빨갛게 물든 얼굴로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떨리는 손길로 블라우스의 리본을 푸는 것을 시작으로 몸에 걸친 천 조각들을 한 겹씩 떨어져 나갔다.


 맨 처음 드러난 건 한창 성장 중인 아담한 사이즈의 가슴과 그걸 감싸고 있는 수수한 디자인의 감색 브래지어.


 그 아래로 군살 하나 없는 매끈한 허리 라인이 이어졌고, 새하얀 두 다리가 만나는 곳에선 브래지어와 같은 색의 팬티가 비경을 감추고 있었다.


 그런 자극적인 자태를 보고 있자니, 무의식중에 가랑이로 피가 몰려 나의 남성성이 고개를 쳐드는 것이 느껴졌다.


 “히익!”


 전투복 바지 위로도 그 존재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빳빳하게 선 내 물건을 본 녀석은 맥 빠지는 비명과 함께 경련하듯 몸을 떨었다.


 마치 포식자를 눈앞에 둔 작은 동물 마냥 겁을 집어먹은 그 모습이, 오히려 뒤틀린 욕구를 자극한다는 것을 녀석은 알고 있을까.


 역시 왕이니 뭐니 하며 위엄을 떨어도 결국은 또래 아이들보다 조금 조숙한 소녀라는 거겠지.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호들갑 떨지 마.”

 “그‥, 그치만! 이제 짐은 그대에게 범해지는 것 아닌가…!”

 “그럼 다시 거기로 돌아가서 모가지 잘릴래?”


 녀석은 울분 섞인 말투로 성토했지만, 그것에 내가 돌려줄 말은 이것뿐이었다.


 왕궁 앞 민중의 광장에 임시로 설치된 혁명재판소에선 아마 지금쯤 피바람이 불고 있겠지.


 거기서 목이 날아가는 것들 대부분은 이 녀석의 혈육과 지인일 테고.


 원래라면 가장 먼저 왕의 목을 쳐서 효수해야 했었는데, 누구 덕분에 이렇게 멀쩡히 살아있는 상황이었다. 


별로 고마워 하는 눈치는 아닌 것 같았지만.


 “……아직 미숙한 몸이니, 모쪼록 상냥하게… 부탁하네.”

 “너 하는 거 보고.”

 그래도 더 이상 반항하지 않는 걸 보면, 적어도 자기 주제 파악 정도는 할 줄 아는 모양이었다.


  “……!”


 녀석의 보드라운 살결에 내 손이 닿자, 손끝을 통해 겁에 질린 작은 떨림이 전해져 왔다.

 

 그대로 어깨를 어루만지고 등을 쓸어내리며 열 일곱 어린 아이의 살갗을 탐한 끝에 도달한 곳은 브래지어의 후크였다.


 망설임 없이 그것을 풀어 젖히니, 얌전히 자기주장을 하듯 부풀어오른 미숙한 젖망울이 모습을 드러냈다.


 마치 자석과도 같이 손길을 불러들이는 앙증맞은 두 개의 언덕은 그 촉감마저도 흠 잡을 데가 없는 하나의 공예품과도 같았다.


 더듬으면 더듬을수록 붉게 달아오르는 살결과 점차로 응어리져 가는 연분홍빛 첨단.

  

 그 앙증맞은 진주알은 손가락 사이를 스쳐지나갈 때마다 자기주장을 하듯 경련하며 더욱 탄성을 높여갔다.


 가학심을 부채질하는 자극적인 광경에 나는 강하게 가슴을 움켜쥔 채로 젖꼭지를 희롱하는 데에 집중했다.


 비틀고 꼬집고 검지와 중지 사이에 끼워 비벼대고, 유두 끝의 갈라진 균열은 손톱으로 후벼파듯 긁어댔다.


 쉴 새 없이 유린당한 젖꼭지들은 터질듯이 붉게 달아올라 맥동했지만, 나는 아직 그 손장난을 멈출 생각이 없었다.


 “하읏!”


 이에 더 이상 참지 못하겠다는 듯 캐서린은 뜨거운 숨결과 함께 달뜬 신음성을 토해냈다. 


  “그렇게 좋았어?”

  “짐이 이런 외설적인-”


 놀리듯 던진 내 물음에 녀석은 발끈했지만, 그 말이 끝까지 이어지는 일은 없었다.


 “으, 으읍-!”

 

 입을 입술로 덮치듯 막아 세우고 그대로 혀를 밀어 넣자, 어린애 특유의 내음이 비강을 간질였다. 


 혀가 어지럽게 뒤섞이고, 또 뒤섞였다. 어느새 캐서린은 눈을 질끈 감은 채로 내 혓놀림에 박자를 맞추기 시작했다. 

 

 비록 그 움직임은 서툴기 그지없었고 몸은 목석 마냥 굳어있긴 했어도, 입술의 벌어진 틈 사이로 간간히 새어나오는 교성은 너무나 자극적이었다. 


  “거긴 아직 마음의 준비가…!”


 본능적으로 내려간 손이 팬티 속으로 들어가 비경을 탐할 때에도 녀석은 무의미한 몸부림으로 나의 정복욕을 부채질했다.

 

 어떻게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이토록 뻔할 수가 있는지, 꼭 이럴 때를 대비한 실습이라도 받은 것 같아 보였다.


 “닥치고 다리나 벌려.”


 이를 증명하듯 캐서린은 나의 겁박에 붉게 상기된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고는 자신의 어깨 너비로 다리를 벌렸다. 


 순간 장난기가 발동해, 보지 끝에 손을 대어 그대로 배꼽 밑까지 쓸어올리고 빙빙 원을 그리자, 겁에 질린 듯 부르르 떠는 감각이 느껴졌다.


 “히얏?!”


 그런 반응은 기습적으로 팬티를 잡아내릴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앙탈부리는 것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 귀여운 비명 하며, 이미 보짓물로 번들거리는 둔덕을 애써 가리려 하는 모습은 마치 도색잡지의 화보와도 같았다.


 쭈그리고 앉아 자세히 그 둔덕을 살펴보니 머리색과 같은 백은빛으로 옅게 자라난 음모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저 가운데에 흰 줄 하나만 그어진 깨끗한 보지. 소음순도 튀어나오지 않은 게 신품이 확실했다. 


 이곳으로 넘어오고 나서 여자 경험이 없었던 것도 아니고, 그 전에는 수많은 야동을 접해왔었지만, 이런 모양새는 처음이었다. 


 양 손으로 틈을 벌려 살짝 맛을 보자 혀 끝으로 시큼한 맛이 전해져 왔다.


 “!!!!!!”


 그대로 살살 혀를 굴리던 중 작게 응어리진 돌기가 오줌구멍 위에서 느껴졌는데, 그것에 혀가 닿는 순간 녀석의 허벅지 안쪽 근육이 리드미컬하게 움직였다. 


 “방금 느꼈지.” 


 혀를 떼고 올려다 본 녀석의 모습은 완강하게 고개를 젓고 있는 것이, 꼭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어린아이 같았다. 


 “그래? 그럼 지금부터 느끼게 해줄게.”


 이에 오기가 들어, 다시 입을 밀착시키고 혀로 소음순을 열어 젖히며 있는 힘껏 콧김을 불어넣었다. 


 “하읏! 그만‥, 두어라! 더 이상…, 자극받았다간…!”


 음핵이 위치한 곳을 집중적으로 공략하니 캐서린은 다리를 후들거리며 창부와도 같이 교성을 내질렀다. 


 “제발…! 이제, 한계……!”


 주저앉으려는 녀석의 엉덩이를 움켜잡고 끈덕지게 혓바닥을 놀리자, 얼마 안 가 캐서린은 한층 높은 교성과 함께 울컥 하고 아랫입으로 미끈한 보짓물을 토해내어 내 얼굴을 적셨다. 


 이거, 아주 화려하게 가버렸나 보네.


 “누가 내 얼굴에 싸도 좋다고 했지?” 

 “이‥ 이건, 그….”


 캐서린은 부끄럼 섞인 얼굴로 무어라 변명하려는 것 같았지만, 처음 느꼈을 절정의 파도에 적잖이 당황했는지 그 이상 말이 이어지는 일은 없었다.


 “그래도 한 때 왕이었다는 여자가 외간 남자 얼굴에 씹물이나 싸지르고, 너네 부모가 알면 참 좋아하겠다?”


 수치심을 주기 위해 일부러 천박한 말을 내던져 봐도 결과는 마찬가지. 그저 불편한 침묵만이 이어질 뿐이었다.


 뭐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 이런 건가.


 “빨리 싸고 끝내게 누워서 다리나 벌려라.” 

 “…….”


 흥이 식어 명령조로 그리 말하니, 녀석은 잡초 사이에 누워 얌전히 다리를 벌리고는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이건, 절경이네.”


 이슬에 젖은 꽃잎과도 같이 보짓물로 번들거리는 캐서린의 음부는 내 물건을 받기엔 너무 작아보였다. 


 나도 그걸 어느정도 예상해서 한 번 풀어줬던 것이었지만, 그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닌 것 같았다.


 그렇다고 그만 둘거냐 하면 그것도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럼, 좆 들어 갑니다요, 폐하.” 


 귀두 끝으로 소음순을 훑으며 입구를 맛보자, 꽃잎의 틈새에서 투명한 물이 새어나와 귀두를 적셨다. 


 그것을 한 십여 초 반복하다 순간적으로 허리에 힘을 주어, 검지 하나가 겨우 들어갈까 싶은 그 비좁은 구멍에 억지로 자지를 쑤셔박았다.


 “힉-!”


 숨이 멎는 듯한 신음을 내지른 캐서린은 두 손으로 내 가슴팍을 할퀴고 밀어내며 버둥거렸지만, 거침없이 질내를 비집고 들어가는 내 물건을 막지는 못했다. 


 17년 동안 굳게 닫혀 있었을 육벽을 열어 젖히는 감각이 주는 쾌락은 기대 이상이었다. 


 도중에 한 번 강한 저항감이 들긴 했으나, 별로 대단한 건 아니어서 어렵지 않게 그것을 찢을 수 있었다. 


 허리를 움직일 때 마다 사방에서 조여 오는 비좁은 육벽의 감각은 예리해져 갔는데, 그 때마다 캐서린은 있는대로 얼굴을 찌푸리며 불쾌한 비음을 냈다.


 “야, 우냐?”


 그걸 반복하는 것도 잠시, 녀석의 뺨을 타고 흐르는 맑은 물줄기가 눈에 들어왔다. 


 “아픈 걸 어찌하란 말인가!”


 캐서린은 억울하다는 듯 그렇게 소리쳤다.


 아프다. 아프다라. 


 이게 방금 뭐라고 말을 한 걸까.


 순간적으로 머리에서 무언가가 끊어지는 감각이 느껴졌다.


 “뭐? 아파?”


 주위를 감싸던 분위기가 변한 걸 눈치챘는지, 이것은 조용히 입을 다물었다.


 “겨우 이까짓 걸로, 입에서 아프단 말이 나와?”


 내가 허리를 멈추고 자리에서 일어났을 때에도, 이것은 여전히 입을 다물고 있었다.


 “이 좆같은 나라에서 태어났단 이유 하나로 네년 밑에서 고통받다 죽어간 사람이 700만이야!”


 머리에 피가 몰려 있는대로 분노를 쏟아낼 때에도 이것은 계속 입을 다물고 있었다.


 “그걸 알고도 아가리에서 아프다는 소리가 나오냐고! 이 씨발년아!”

 

 제발, 뭐라도 좋으니까 입을 열어서 내가 납득할만 한 이유를 알려줬으면 했다.


 “…….”


 하지만 이것은 입을 꾹 다문 채로 침묵하기만 할 뿐이었다. 


 이젠 아무래도 좋았다. 


 다만, 고작 이딴 걸 지키기 위해 죽어 나간 사람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조지는 소령 진급식 때 이것에게 경례를 바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뒤풀이 내내 그걸 자랑했었다.


 알리시아는 끝까지 이것의 가능성을 믿는다는 말만을 남기곤 그 자리를 지키다 산화했다.


 제냐, 그랜트, 마가렛, 올가….


 함께 삶과 죽음의 경계를 넘나들었던 형제, 자매, 가족들의 얼굴이 머릿속에 그려졌다가 흩어져갔다.


 “그 때 어전회의에서 내뱉은 말을 다시 지껄여 보라고!”


 댐이 무너지듯 그동안 애써 눌러 담아왔던 감정들이 터져 나왔다. 


  “……잘못했어요.”


 잠깐의 침묵을 깨고 먼저 입을 연 건 이것이었다.


  “죄송합니다…. 살아있어서……, 흑-! 죄송합니다.”


 왕족 특유의 그 재수없는 말씨를 써먹는 것도 잊은 채, 아무렇게나 사과의 말을 지껄이는 꼴이 참으로 가증스러웠다.


 지금 자신이 흘리고 있는 눈물이 악어의 눈물조차 되지 못한다는 걸, 이것은 아마 평생을 가도 알지 못하겠지.


 차라리 잘 된 일이었다. 


 이것이 이런 인간말종이었던 덕분에 나도 아무런 죄책감 없이 악행을 벌일 수 있었으니 말이다.

 

 지금 내가 벌이고 있는 짓이 부질없고 자기만족으로 점철된 복수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쯤은 알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대수인가. 이것에게 일말의 절망감이나마 맛보여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된 것이었다.


 “알았으면 닥치고 좆이나 받아.” 

 “네….”


 눈에 띄게 얌전해진 녀석은 나의 지시에 군말 없이 누워 가랑이를 벌렸다.


 “하윽!”


 두번째로 벌려진 그 구멍은 처음보단 매끄럽게 내 물건을 받아냈지만, 여전히 빡빡한 감각이 남아있었다.


 더 이상 손속을 봐줄 이유도 없거니와 그럴 생각도 없었기에, 나는 좀 더 거칠게 허리를 움직였다. 


 이전과 다른 점이 있다면 내 자지가 녀석의 보지 속을 가르고 휘저을 때마다 퍽퍽거리는 소리와 함께 터져 나오는 물소리. 


 그리고 어설프게나마 엉덩이를 들썩거리는 캐서린의 움직임이었다.


 “슬슬 올라오네.”


 그렇게 서로 엇박자를 내면서도 조금씩 움직임을 맞추어 나가다 보니, 뿌리에서부터 사정감이 차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녀석의 몸도 그걸 알아차린 것인지, 나의 허리놀림이 빨라지자 미약하긴 해도 움찔거리는 감각이 자지를 조여왔다.


 “응읏…! 하으응! 앗!”


 그 순간이었다. 캐서린이 나의 목에 팔을 두르고 다리로는 허리를 감쌌다. 


 자연스레 가녀린 숨소리와 함께 천박한 신음이 귓가를 간질였고, 그건 썩 괜찮은 유흥거리였다.


 한 번 상상해 보라. 한참은 어린 여자애가, 그것도 과거에 나를 업신여기던 일국의 국왕이, 지금은 자신의 배 밑에 깔려 정액을 받아내려고 허리를 들썩거리는 모습을.


 그것은 비좁은 육벽의 서투른 수축운동과 함께 나의 쾌감을 가속시키기에 충분한 광경이었다. 

 

 “씨발, 싼다!”


 다음 순간, 발끝이 저릿해지고 허리가 붕 떠올랐다. 서늘하면서도 짜릿한 쾌감이 등골을 타고 올라왔다. 


 본능적으로 그걸 조금이라도 더 느끼기 위해 몸을 바짝 붙였고, 동시에 보지 안쪽 끝까지 귀두를 밀착시켜 허여멀건한 정액을 싸질렀다.

  

 “아-!”


 내가 사정을 한 뒤에도 캐서린의 보지는 정액을 최대한 뽑아내려는 듯 꾹 조여왔다.


 이미 충분할 만큼의 정액을 받아냈을 텐데 여전히 움찔거리는 것을 반복하는 걸 보면 녀석은 녀석대로 절정의 여운에 빠진 모양이었다.


 한동안 서로를 끌어안은 채 온기를 나누는 것도 잠시, 캐서린은 조심스레 팔다리를 내리고는 내 눈치를 살폈다. 


 뭐, 연인 관계도 아닌데 하루 종일 끌어안고 있는 것도 웃긴 노릇이겠지. 


 천천히 수그러든 자지를 빼내자, 녀석의 보지는 이완과 수축을 반복하며 피 섞인 정액을 토해냈다. 


 그 양이 상당했던 걸로 보아, 나도 꽤나 쌓여있던 것 같았다.


 “기분이 어떠냐?”

 “……그대의, 씨앗을 받을 수 있어 영광이었네.”


 이젠 나의 물음이 대답을 강제한다는 걸 아는 캐서린은 눈물을 훔치며 그런 영혼 없는 말을 내뱉었다.


 불과 오늘 아침까지만 해도 녀석은 자신에게 이런 앞날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곤 상상조차 하지 못했겠지.


 첫 경험도 이렇게 잡초가 무성한 공터에서 추레한 중년 아저씨에게 겁탈 당하는 것이 아닌, 실크 레이스가 딸린 왕궁의 푹신한 침대에서 공작인지 백작인지 하는 집안의 곱상하고 젊은 청년과 하게 될 거라고 생각해왔을 터였다.

 

 하지만 녀석에겐 이제 이것이 받아들여야 할 현실이었다.


 “넌 오늘부터 전쟁고아 사샤야.”


 옷매무새를 가다듬으며 던진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 것인지, 캐서린은 멍하니 주저앉은 채로 그저 나를 올려다 볼 뿐이었다.

 

 알몸으로 흙먼지를 뒤집어 쓴 몰골이 처연하기 그지없었지만, 별로 불쌍하다는 감정이 들진 않았다.


 이건 그동안 녀석이 국체의 수호라는 미명하에 별여온 짓들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으니 말이다.


 그러니 이대로 곱게 끝낼 생각은 없었다.


 “일단 머리부터 자르고, 옷도 이 근처에 널려 있는 거 주워 입으면 되겠네.”


 마침 녀석을 범했던 공터 주변에는 인근 군부대에서 내다 버린 폐자재 상자가 쌓여있었다.


 그 중 일부는 2종 보급품 도장이 찍혀 있는 걸로 보아, 내 사저로 향하는 동안 캐서린은 적어도 알몸으로 있어야 하는 꼴은 면한 셈이었다.


 “짐을 살려주는겐-”

 “그리고 그 좆같은 말투도 고치고. 국왕인거 티내다 뒈지고 싶냐?”


 문제가 있다면 더럽게 귀에 거슬리는 저 말투. 


 머리와 옷은 당장 어떻게 속여 넘긴다 쳐도 행동거지까지 고쳐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안되겠다. 너 집 들어가는 동안만 벙어리 행세해라. 검문소에서는 내가 적당히 둘러대면 되니까.”

 “…이렇게까지 해서 짐을 살려 두려는 이유가 무엇인가.”


 혼란스러운 듯 떨리는 목소리로 그리 물어오는 캐서린에게 내가 돌려줄 말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


 “넌 이 나라가 변하는 걸 보면서, 네가 가진 믿음이 얼마나 무가치한지를 깨달을 필요가 있거든.”


 그냥 죽는 건 이 녀석에겐 너무 관대한 처사였으니까.


 그저 그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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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재업


이거 이세계 야전사령관 정사이자 외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