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무역의 역사를 보면 무역전쟁은 보통 보호무역, 즉 수입금지에서 촉발되는 경우가 많다. 왜냐하면 수입금지를 바탕으로 하는 보호무역은 자국에게 손해가 될수도 있지만 이득이 될수도 있는 점이 많다.


예를 들어 미국은 초창기 보호무역을 선포해서 영국공산품에 관세를 많이 매겼고, 이를 바탕으로 자국의 공산품 경쟁력을 끌어 올렸다. 역사적으로 볼 때 수입금지를 기조로 하는 무역전쟁은 수입 가격 상승으로 피해를 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 자국의 기초산업을 지키고 산업구조를 변화시키는데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경우가 많다.


반대로 수출규제는 상대방 국가를 망가뜨리는 것 이외에는 효과가 없다. 심지어 자국이 피해를 보면서까지 말이다.


만약에 전세계에 일본과 한국 2개국가 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일본이 피를 흘리면서까지 한국을 조져도 이득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지금 수많은 세계들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한국을 조져도 일본이 얻을 수 있는건 한국을 이겼다는 기쁨 그것 하나밖에 없다.


왜냐하면 만약에 일본의 반도체 공업이 한국의 반도체 공업과 경쟁하는 상황이었다면 한국의 반도체 공업이 피해보는게 이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일본반도체 공업은 이미 망한 상태이기 때문에, 한국반도체가 타격을 입건 말건 일본이 볼 수 있는 이득은 없다.


반대로 한국과 일본의 분업시스템을 고려했을 때 일본도 손해를 본다. 일본 소재-한국 반도체-일본 전자제품 이렇게 분업화가 되어 있는 구조속에서 일본의 한국 공격은 한일 양측이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


한국 입장에서도 손해가 막심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수출규제는 역으로 수입규제와 같은 효과를 불러 일으켜 자국의 산업구조를 바꾸고 대일적자 구조를 변화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반면 일본은 이기나 지나 경제적으로 이득 볼 수 있는게 없다. 한국을 타격한다고 자국의 기술이나 산업구조가 변화하지 않고, 도리어 무역수지를 줄이는 결과밖에 초래할 수 없다.


무역수지가 줄어들더라도 산업구조를 건강하게 변화시킨다면 의미가 있겠지만, 일본이 반도체에 투자할 생각이 없는 이상 의미가 없다. 


어쨋든 미중무역분쟁부터 한일무역전쟁까지 전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되고 있고, 자유무역의 기조가 쇠퇴하고 있다. 무역품이 국제 분쟁의 무기화로 전용될수 있기 때문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도 중요산업들을 국가에서 전략적으로 육성할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