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교수가 지도교수를 맡고 있는 대학원생.


그걸로 끝이다. 


학부학생들에게 피해? 전혀 없다. 그 교수가 원래 맡았던 과목은 밀접한 유사분야 전공자인 다른 교수, 혹은 해당 분야 전공자 시간강사가 맡아서 한다. 학부생에게 피해가 돌아가지는 않는다. 대학원생들의 경우도 직접적인 해당분야 전공자가 아니면 영향은 없다고 봐야 한다.  그 교수 밑에서 논문 쓰는 대학원생에게는 피해가 갈 수 있지만 그럴 경우 휴직 기간에 맞추어 논문 지도를 일찍 끝내거나 미룬다. 휴직 기간에 꼭 졸업해야 하는 대학원생이라면 다른 교수에게 형식상 논문 지도를 맡기고, 다른 것은 몰라도 비공식적으로라도 휴직기간에 논문지도를 해서 피해를 최소화하려 노력한다.  교수의 휴직에 의해 직접적 피해를 받을 수 있는 사람들은 그래서 그 밑의 대학원생에 한정된다. 만일 그  교수가 너무나 학문적 역량과 강의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에 휴직하면 학부생에 피해가 갈 거라고?  입시학원이 아니라 대학 수업이라면 그렇게 대체불가능할 정도고 압도적으로 탁월한 교수는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그 정도면 오히려 그 교수에 대한 칭찬이 된다. 그 정도면 해당 학과 학생들이 '선생님 아쉽지만 잘 하다가 오세요. 응원합니다.'가 된다.


대학교수로 있다가 공직을 맡게 되는 경우는 그래서 100에 99는 휴직하고 공직에 취임한다고 보면 된다. 의회의원 같은 선출직, 정부 내 정무직 같은 경우도 그렇고, 좀더 넓게 보면 국책연구기관의 장 중에서 학자가 해당 기관장을 맡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국립국어원은 국어학 관련 교수들이 자기 대학에서 3년 휴직하고 돌아가면서 원장을 맡는다. 연구기관은 다르다 치자. 정무직, 선출직은 일단 진출하면 관둬야 하는 거 아니냐고? 길어야 2-3년, 정말 엄청나게 길 경우라고 해도 5년을 넘어가지 않는데, 그리고 복직 후에 정책실무 경험이 그대로 학문과 강의에 반영되고 흔히 말하는 인맥까지 들고 올텐데 학생이든 학교든 누가 싫어할까? 물론 해당교수의 정치적 성향이나 태도에 '어용' 소리가 나올 수는 있고 과거에 실제 그런 일도 있긴 있다. 정치적 입장이 다른 학내 다른 구성원들에게 비판받는 건 해당 교수가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다. 그런데, 교수들의 휴직 그 자체에 대해서 물고 늘어지는 경우는 이번에 처음 봤다.(물론 안민석처럼 10년 넘게 장기 휴직하고 있으면 퇴직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그건 좀 너무했더라.)  조국 같은 경우가 처음이냐? 아니, 여야를 가리지 않고 대학교수 출신 정무공무원들 많다. 일반인들에게는 박형준이 유명할 거다. 조국은 수석비서관이었지? 이명박 정부 때에는 류우익이라는 교수가 비서실장 하다가 결국 다시 대학으로 돌아갔다. 


솔직히 서울대 학생들이 조국 휴직건에 대해서 물고 늘어진다는 뉴스 보고 좀 황당하더라. 아니, 도대체 누가 피해를 받는다는 거고, 왜 대학을 관둬야 하는데? 이전 정부의 인사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없다가 왜??  '어용교수 나가라!'는 불만이라면 차라리 이해는 한다. 이런 말도 안 되는 여론을 누가 부추기나?


역시... '트루스'... 그럼 그렇지.  걔네들이 먼저 불 때고, 보수언론이 받아서 키우고 있는 거군. 대학이 보수화된 거야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보수언론이 하다 하다 안 되니 이젠 이런 것까지 여론화하려고 발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날이 오게 될지 모르겠지만 정권교체가 된다면 당장 이번 일이 그대로 자신들에게 되돌아올텐데... 아예 뒤를 생각할 여유가 없나 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