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 대학살은 20세기 후반 인류사 최악의 비극이었다.

1994년 4월부터 6월까지 약 100일 동안 후투족 정규군과 민병대 "인테라함웨" 에 의해

당시 르완다 전체 인구의 20%에 육박하던 100만 명의 투치족들이 학살당했다.

그 100일 동안, 르완다의 카게라 강과 나바롱고 강에는 밤낮으로

마체테에 잘린 희생자들의 머리와 손발이 수없이 둥둥 떠다니는 지옥도가 펼쳐졌다.


이 학살에 쓰인 마체테 50만 자루는 1993년부터 1994년까지 중국이 수출한 것이었고,

그 대금은 프랑스 정부가 빌려준 돈으로 지불된 것이었다.

우간다로 피난했던 투치족들로 결성된 르완다 애국전선이 7월에 반격해와 전세가 역전됐지만

프랑스는 그때까지도 잔존해 있던 후투족 살인마들에게 계속 무기를 공급했다.


그리고 정권이 바뀐 후 르완다 신정부는 살인정권의 각종 무기 구입에 든 10억 불이 넘는 외채를 고스란히 넘겨받아야 했다.

어머니의 목을 베고, 동생의 손발을 토막치는 데 사용된 마체테의 구입 자금을 유족들더러 갚으라는 소리였다.

신정부가 부채를 탕감해달라고 호소했지만, 국제통화기금과 세계은행이 주도한 채권단은

이 요구를 묵살하면서 여차하면 르완다를 재정적으로 고립시키겠다고 협박했다.

기적적으로 목숨을 구한 르완다의 살아남은 농민들은

이제 동포, 이웃, 가족을 죽이는 데 든 비용을 프랑스 은행에 갚기 위해 오랫동안 굶주림에 시달려야 했다.


- 주경철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 저 '히스토리아' 에서



짱깨와 짱깨가 만나면 혐성의 극한을 볼 수 있다 ㅇ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