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으로는 중공이 내일이라도 빨리 무너졌으면 싶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여러가지 난관이 많다.

그럼 여기서 먼저 중공 붕괴 시나리오를 보자.


1. 시민혁명

인민들이 들고 일어나서 정부를 갈아엎어 버리는 시나리오인데, 천안문항쟁에서 볼 수 있듯이 이거는 택도 없다. 인터넷이 이렇게 발달한 이 시대에도 황금방패로 인해 지금 홍콩 상황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본토인들이 지금 당장 우한에서 민주화운동이 일어난다고 해도 그 외 지역은 알지도 못할 거다.


대한민국의 1987년 6월 항쟁과는 상황이 다른 것이, 만일 유혈사태가 일어난다고 하면 미국에서 주한미군을 통해 압력을 넣어 전두환 정부를 실각시킬 수 있었던 것에 비해서 지금 중국 안에서 유혈사태가 발생한다면 어느 국가도 뭘 해줄 수가 없다. 명분도 없거니와 내정간섭이라는 소리만 오지게 들을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 내에 다른 국가의 주둔군이 들어가 있어서 최후의 수단으로 무력을 통해 압박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지금 미국조차 홍콩을 어쩌지 못하는데 내륙의 상황이야 말 안 해도 뻔하지.


다만, 후술할 시나리오들 중에서는 그나마 가능성이 높다. 천안문항쟁 때보다는 난이도가 좀 쉬운 것이, 중국인들이 단체로 작정하고 VPN으로 우회해서 인터넷 공간 안에서 단결한다면, 중공군이 곳곳에서 터져나오는 불씨를 막을 수 있을지 의문.


2. 전쟁

당연히 1안보다는 가능성이 현저히 낮다. 미국이 이란과도 전쟁을 마음대로 못하는데 중국을 도모하기란 더욱 어렵다.


3. 경제파탄

전세계의 무역제재나 내부 거품으로 인해 중국 경제가 곧 무너지게 된다는 전망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온다. 그러나 이 정부는 대약진운동 때 5000만명이 기아로 죽었어도 살아남았다. 북한 수준이 되더라도 인재만 빠져나갈 뿐 중공 정부 자체는 살아남을 것 같다.


그러나 경제파탄은 중공 해체의 한 요소로서 중요하기도 한데, 바로 군사력 약화를 불러온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전쟁이던, 시민혁명이던 가능성이 조금 더 높아진다. 소련과 중국은 본질 자체가 다른 국가지만, 경제파탄이 국가 해체 혹은 멸망의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건 동일하다.


4. 중공 해체

소련 해체를 보고 중국도 저렇게 되지 않을까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소련과 중국은 본질적으로 다른 국가다. 소련은 형식적으로라도 '연방국가'라서 상황에 따라서는 탈퇴도 가능했고, 전원 탈퇴(해체)도 가능했지. 그것도 상황을 자세히 살펴보면 소비에트 연방 내부의 몇몇 공화국 정상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져서 갈라진 거지, 국민들과 몇몇 중앙아시아 지역 공화국들조차 소련 해체에는 회의적이었다. 옐친이 그냥 지 꼴리는대로 해체 결정 내린 거지.


하여튼 현재의 중국은 '하나의 중국'을 강조한다. 아마 얘네가 하나의 중국을 강조하는 데에는 아마 소련 해체를 보고 느낀 위기감도 컸을 거임. 중국은 연방제 국가가 아니라서 저런 식의 '해체'는 불가능하고 만일 중공 내부 인사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면 구 체제를 무너뜨리고 차기 내각이 다시 꾸려질 가능성은 있다.


5. 내전

미국 앞에서 쪼는 중국이지만 군사력이 세계 2위다. 아프리카의 무슨 정규군도 소총 들고 싸우는 나라도 아닌데 반군이랑 정규군이 맞다이를 뜨면 당연히 반군이 쪽도 못 쓰고 망하겠지. 시위도 낌새만 있으면 잡아쳐넣는 나라에서 반군이 나올 가능성도 굉장히 드물거니와.


그러나 앞서 말한 경제파탄과 이어져서 군사력이 급격히 쪼그라든다면 가능성이 아주 털끝만큼은 있다.


총론


우선 중공이 무너지려면 통제력이 약화되는 건 필수고, 통제력이 약화되는 데에는 먼저 경제파탄이나 우한 폐렴 같은 사유로 인한 민심 이반. 여기서 일단 2020년 현재 상황이 미약하게나마 나아갔다고 봐야지.


민심이 흉흉한 중에 황금방패나 정부 여론 조작이 제 역할을 못 하는 게 가장 큰 역할을 할 거임. 아까 말했듯이 VPN으로 우회하는 중국인들이 더 많아져서 정부를 불신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올 수도 있고.


금상첨화로 중국 내부에서 소요 사태가 크게 일어나면 중앙정부가 변경지역까지 손을 뻗을 여력이 없어서 티베트나 신장 같은 곳은 거의 무정부 상태가 될 건데, 그 틈을 타서 독립을 노려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아주 만약에 4.19 때처럼 군인들이 정부에게 등을 돌리고 시민들에게 협력한다는 시나리오를 들고 온다면 그게 그나마 가능성이 클 것이다.


이렇게 여러가지 혼란이 갖가지로 한꺼번에 터지면 정부도 힘을 잃고 주저앉게 된다. 이게 한꺼번에 다 같이 터질 가능성이 그동안 낮았다 보니까 중공붕괴론이 고개도 못 들고 있었던 거지, 지금은 우한 폐렴, 홍콩 민주화운동, 경제 붕괴 임박이 겹쳐서 그나마 고개라도 들게 된 거다.


여기서 우리나라가 할 일은 아주 크다. 문재인이 중국몽 함께한다고 하면서 말한 '한국도 작은 나라지만 책임 있는 중견국가'라는 대목은 중국몽이 아니라 중국붕괴론에 오히려 맞는 말이다. 카운터펀치를 날리지는 못하겠지만 쨉을 지속적으로 날릴 수 있는 나라가 중국과 바로 붙어있는 나라들 중에서는 우리나라가 사실상 거의 유일하다. 중국에 바로 맞붙은 나라 중에서 일대일로 정책에 안 잡아먹힌 나라가 우리나라와 베트남이 유일하고, 그 중에서도 일대일로로 침략해 들어오기가 가장 어려운 나라가 우리나라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다음 대통령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중국이 무너지는 데에 총력을 다해야 함. 그게 진짜 대통령의 책무 중 하나로 나오는 '통일을 위한 노력'임. 중공 없는 북한은 당연히 연달아 무너질 것이 뻔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