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K리그1(클래식) 무대에서 가장 주목받는 클럽은 대구 FC다. 강원 FC·수원 삼성·FC 서울·상주 상무가 대구의 기세를 제어하지 못하고 차례로 쓰러졌다. 4연승을 이룩한 대구는 그 과정에서 무려 13골을 터뜨리는 ‘화력’까지 자랑했다.

 

사실 지난달만 해도 대구의 반전을 예상한 이는 드물었다. 그들은 시즌 내내 ‘꼴찌’의 이미지를 벗지 못했고, 8월 4일까지만 해도 분명 꼴찌였다. 흐름대로라면 ‘강등’이 유력했다. 그러나 대구는 2017년에도 그랬듯 시즌 후반기에 접어들며 경기력이 대폭 상승했다. 남들이 지칠 때 홀로 한 발 더 전진했던 셈이다.

 

대구는 8월 5일부터 9월 22일까지 총 아홉 경기를 치렀다. 성적은 ‘놀라울 정도’다. 7승 2패로, 3연승 한 차례와 4연승 한 차례가 있었다. 그리고 4연승은 ‘현재진행형’이기도 하다.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 같은 리그 정상급 클럽을 상대로 패했지만, 이들을 제외한 중·하위권 클럽과 전투에서는 연전연승에 성공했다. 이겨야 할 때는 ‘확실하게’ 이겼다고 보면 된다.

 

후반기 대구의 반등 요인은 다양하다. 일단 ‘에이스’ 세징야의 기량이 물이 오를 대로 올랐다. 세징야는 자신이 출전한 최근 다섯 경기에서 ‘4득점 4도움’을 기록하는 대단한 생산력을 유지하고 있다. 볼 키핑, 드리블, 킬러 패스, 슛 감각까지 고루 갖춘 세징야는 현 시점에서 K리그 최고의 ‘마법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징야는 주문을 외우는 대로 이루어지는 행복한 시간을 지나고 있다.

 

여름 이적 시장을 통해 팀에 합류한 에드가의 기량도 훌륭하다. 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뛰어난 활약을 보이며 K리그 스카우트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에드가는 최종적으로 대구를 택했고, 자신이 고른 팀에서 자신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잠깐 부상에 시달렸던 에드가는 복귀 이후 폼이 돌아왔고, 최근 세 경기에서 ‘4득점 2도움’을 기록하며 대구의 또 다른 공격 선봉장 구실을 하고 있다. 대구는 에드가의 활약 덕분에 지난 시즌 외인 트리오(세징야·주니오·에반드로) 못지않은 힘을 갖게 됐다.

 

젊은 선수들의 활약마저 눈부시다. 정승원·김대원·박한빈 같은 ‘1997년생’ 젊은 전사들은 이번 시즌 꽤 많은 공격 포인트를 생산하고 있다. 정승원은 2득점 3도움, 김대원은 3득점 3도움, 박한빈은 2득점이다. 이들은 숫자로 측정하는 경기력 이외에도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피치 곳곳에서 에너지를 불어넣으며 대구가 경기 막판까지 힘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을 보태고 있다. 

 

이밖에도 멈추지 않는 윙백 정우재, 좋은 발을 가진 황순민, 수트라이커 성향이 묻어나는 홍정운까지, 대구가 반등한 증거는 여기저기서 확인할 수 있다. 선수들은 전반기의 저조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고 볼 수 있는데, 그 인내심 덕분에 지금 이 순간 모두의 꽃이 만개했다. 힘든 환경 속에서도 선수단의 멘탈을 올바르게 정돈했던 안드레 대구 감독의 지휘력도 간과해서는 안 된다. 

 

K리그 29라운드가 마무리된 현재 리그 7위에 랭크된 대구는 이제 많은 것을 꿈꿀 수 있는 위치다. 남은 네 경기에서도 호성적을 유지한다면 상위 스플릿이라는 짜릿한 목표도 달성 가능하다. 경남 FC-포항 스틸러스-인천 유나이티드-전남 드래곤즈까지, 상대해야 할 라인업이 만만치 않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작금 대구가 더 만만치 않은 팀이라는 점이다. 대구를 만날 팀은 대구를 두려워하고 있다. 

 

또한 대구는 2018 FA컵서도 아직 생존해 있다. 8강까지 진출한 대구는 내셔널리그 팀 목포 시청과 맞붙는 나쁘지 않은 대진이 성사되어 4강 고지도 노릴 수 있게 됐다. 현재의 분위기와 경기력을 감안한다면 FA컵에서 더 높은 곳으로 전진하길 열망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차기 시즌 ‘전용구장 시대’를 앞둔 대구는 사실 ‘잔류’만 해도 소기의 목적은 이뤘다고 봐도 좋을 클럽이었다. 그러나 후반기에 불이 붙은 대구는 잔류를 넘어 리그와 FA컵에서 아름다운 도전을 이어갈 발판을 마련했다. 대구가 현재의 다이내믹한 경기력을 유지하며 리그와 FA컵에서도 성적을 꾸준히 낸다면, 그들은 그들이 예상한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관심 속에서 2019년을 맞이할 수 있다. 전용구장을 꽉꽉 채워보겠다는 야망도 이루지 못할 이유는 없다. 는 점이다. 대구를 만날 팀은 대구를 두려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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