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6, 토트넘홋스퍼)은 함부르크 유소년 시절부터 단짝 한 명씩 뒀다.

함부르크에선 3년간 미드필더 톨가이 아슬란(베식타쉬)과 꼭 붙어 다녔다. 국가대표팀 입성 초창기에는 4살 형 김신욱(전북)과 함께였다. 레버쿠젠에도 아슬란, 김신욱의 뒤를 잇는 단짝이 있었다. 2일 북런던 더비에서 상대한 골키퍼 베른트 레노(아스널)다. 레노는 지난여름 레버쿠젠을 떠나 아스널에 입단했다.

손흥민과 1992년생 동갑내기인 레노는 2014년 레버쿠젠 일원으로 방한했을 당시 “손흥민은 좋은 친구다. 친절하고, 축구 실력도 뛰어나다. 우리는 서로의 집에서 음식을 먹기도 하고, 원정을 떠날 때 구단 버스는 물론 숙소에서도 함께 지낸다”고 말했다. 둘은 2013년부터 손흥민이 토트넘으로 이적한 2015년 여름까지 2시즌간 우정을 쌓았다.


북런던 더비에서 재회한 옛 절친은 경기 후에는 웃으며 담소를 나눴지만, 경기 중에는 한 치 양보 없는 대결을 펼쳤다. 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손흥민은 가벼운 몸놀림으로 득점을 노렸다. 전반 2차례, 후반 1차례 등 총 3차례 유효슈팅을 기록했다. 13라운드 첼시전에서 원더골을 터뜨린 손흥민의 움직임 하나하나에는 자신감이 묻어있었다. 해리 케인이 골로 연결한 페널티를 얻어낸 것도 손흥민이었다.

얄궂게도, 손흥민의 슈팅은 모조리 레노의 손에 걸렸다. 이날 총 4개의 선방을 기록했는데, 그중 3개가 손흥민의 슈팅이었다. 경기는 아스널의 4-2 승리로 끝났다. 레노는 손흥민의 ‘다이빙 논란’에 대해 “잘 모르겠다. 직접 손흥민에게 물어봤는데, 페널티가 확실하다고 하더라. 그것보다는 우리가 승리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