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척, 서정환 기자] 돔구장의 위엄이다. 고척돔에서는 미세먼지 걱정 없이 야구를 즐길 수 있다.

최근 전국적으로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서울시는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될 경우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하며 차량 2부제를 실시하는 등 적극 대응하고 있다. 기상청은 미세먼지 농도가 121~200㎍/㎥로 ‘나쁨’ 단계 이상이 되면 무리한 실외 활동을 자제할 것을 요청하고 있다.

KBO는 2년 전부터 미세먼지 주의보가 발령되면 경기위원이 심판위원 등과 협의해 경기 취소 여부를 결정하도록 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 수치에 취소를 한다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은 없다. 프로야구는 대부분 실외에서 오랫동안 경기가 진행된다. 미세먼지 경보가 울릴 경우 야외에서 미세먼지에 장시간 노출이 불가피해 야구장 출입자체가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다. 아무리 황사마스크를 쓴다고 해도 미세먼지를 막는데 한계가 있다.

국내 유일의 돔구장 고척스카이돔은 미세먼지 걱정이 덜하다. 고척돔은 폐쇄형 지붕으로 평소 외부공기가 차단돼 있다. 최첨단 공기정화시설까지 갖춘 고척돔에서는 미세먼지 걱정 없이 야구를 관람할 수 있다.

고척돔 운영은 서울시 시설관리공단이 맡고 있다. 고척돔은 일년내내 일정한 실내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고 있어 경기력 향상을 돕고, 그라운드 관리도 수월하다. 공기순환 및 정화시스템도 갖췄다. 일본 도쿄돔은 한 때 상층부 매연이 잘 빠지지 않아 공기오염이 이슈가 됐었다. 그만큼 돔구장에서 실내공기관리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시설관리공단 역시 고척돔 개장식에서 폭죽을 터트려 발생한 매연이 계속 빠지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자 공기순환 및 정화시스템을 도입하게 됐다고 한다.


야구장에서 온도가 높아진 공기는 위로 상승한다. 고척돔 천장의 창문을 개방하면 내부의 공기가 자연스럽게 외부로 방출돼 환기가 이뤄진다. 상승기류에 의해 바깥 공기가 내부로 들어오지 않아 미세먼지 걱정이 없다. 만약 창문이 닫힌 상태라면 제트팬(jet-fan)을 통해 내부공기를 강제로 바깥으로 빼낼 수 있다. 고척돔에는 관중석에 15개, 구장 상단에 22개의 환풍기가 설치돼 있다.

마지막으로 공기정화기도 역할을 하고 있다. 고척돔에 총 20대의 공기정화기가 있어 필터를 통해 먼지를 걸러낸다. 덕분에 고척돔 내부에서 공사를 하더라도 쾌적한 환경이 유지될 수 있다고 한다.

물론 고척돔의 공기관리가 아주 완벽한 수준은 아니다. 구장 내부의 미세먼지 농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아직 파악이 불가능하다. 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국내 다른 구장들보다는 고척돔의 공기가 한결 낫다. 앞으로 미세먼지 농도를 측정할 수 있는 기계를 도입해 구장의 공기를 더 청결하게 관리할 것”이라 밝혔다. /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