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회관

원래 지리 채널에 올렸는데 고전 되어서 아무도 안 볼 것 같아서 여기에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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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람에 맞춰 새벽에 일찍 일어나 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집으로 와서 샤워를 했다.

 

샤워를 하고 녹차 롤케이크와 녹차라떼를 아침으로 먹고 별자리가 그려진 텀블러에 따뜻한 녹차를 담고 컴퓨터 앞에 앉았다.

 

달력을 보니 2018년 9월 5일. 오래전에 한 사이트에서 관리자로 일하던 것이 생각난다. 그래, umanle라는 사람이 나와 다른 사람 몇 명에게 관리자 권한을 줬었지.

 

나는 2017년까지 파라과이에 있었다. umanle라는 사람이 나에게 아주 달콤한 제안을 해왔기 때문이다. 그때 나는 돈이 없는 백수라서 그 제안을 덥석 물었다.

 

제안은 나무라이브 관리를 하면서 2017년까지 나무라이브를 살아남게 하는 것이었다. 1년동안 하는 아르바이트라고 해야 하나. 시급은 놀라울 정도로 낮았지만 (심지어 최저임금보다도!) 어떻게든 돈을 벌어야 하는데 취업에 계속 실패하던 나는 어쩔 수 없이 하기로 했다.

 

며칠 후 우편물이 와 있었다. 열어보니 파라과이로 가는 비행기 티켓과 신용카드 하나, 그리고 나무위키 로고가 180도 뒤집혀져 있는 주황색 티셔츠 하나였다. 쪽지도 하나 있었는데, 파라과이로 갈 때 같이 들어 있는 티셔츠를 입으고 오라는 내용이었다. 신용카드는 이상한 이름으로 되어 있었다. 티켓은 2016년 8월 19일에 출발하는 비행기. 얼마 남지 않았기에 나는 급하게 짐을 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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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과이 공항에 도착하니 4명의 사람이 나를 향해 손을 흔들고 있었다. 한 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나와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나는 그들 쪽으로 달려갔다.

 

나와 다른 사람들은 리무진을 타고 한 건물로 이동했다. 건물은 초록색 유리로 덮혀져 있는 고층 빌딩이었고, 꼭대기에는 거대한 나무위키 로고가 있었다. 나는 위키 주제에 이런 건물이 있는 것이 이상하다고 느꼈고, umanle는 재벌일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차에서 내리고, 우리는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아쉽게도 위층으로 가는 일은 없었다. 하지만 우리는 지하로 내려갔다.

 

엘레베이터 키를 보니 지하 91층에서 91층까지 있었다. 도대체 지하는 91층까지 어떻게 지은 것일까. 아직도 나는 모른다.

 

umanle는 지하 45층을 눌렀다. 조금 있다가 엘레베이터는 멈췄고, 우리는 내렸다. 온 층 전체가 거의 주황색으로 도배되어 있었다. 한쪽 벽에는 "Project namulive" 라고 거대하게 적혀 있었다.

 

umanle가 말했다.

 

"어서오세요, 나무라이브 프로젝트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