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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뉴스기사를 본다. 로봇이 진짜웃음, 가짜웃음을 알아내는 시대가 왔다는 기사다.

 

정말로 무섭다. 나도 사람들이 진짜로 웃고있는지 거짓으로 웃고있는지를 잘 모르기 때문이다.

 

아주 가끔은 분명하게 알 때가 있긴 하다. 나는 상대방의 표정에서 분명하게 알게 될 때가 있다. 문제는 나의 감은 너무 더디고, 내가 인지했을 때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는 것.

 

뭐 그런 이야기이다.

 

세상의 많은 이야기가 이미 흘러가고 있지만 나는 너무 정적이다.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어쩔 수 없이 몽상을 하게 된다. 그것은 나만이 머물 수 있는 환상의 세계이다. 하지만 환상의 세계를 향유하다가 무의미의 영역에 들어가는 것은 역시 나쁘다고 생각한다. 정말이다.

벽시계는 새벽 3시를 가리키고 있다. 순간 밤하늘이 밝아졌다. 그것은 오랜 시간의 정지였다. 아니면 갑작스러운 시간의 움직임인가? 언젠가 과거에 나는 꿈속에서 나의 미래를 보았던 적이 있다. 새로운 아파트를 분양받아서 거기에서 수백 수천일의 하루를 보내는 것이다. 자식을 보았다. 나와 내 배우자를 닮았더라. 해는 끝없이 뜨고 지었다. 햇빛은 다양한 각도로 집안을 끊임없이 비추었다.

햇빛에 비추어진 흰 방을 보면 나는 왠지 기분이 좋다. 뭔가 안정감에 빠져드는 것 같다. 아파트 주변을 거닐다가 저층의 창문 너머로 하얀 베란다가 보일때도 기분이 좋다. 남의 집을 들여다봐서 좋은게 아니다. 그냥 하얀 방이라서 좋은 것이다.

하얀 밤하늘도 나쁘지 않다. 한국의 백야인가? 갑자기 신선하다. 지루하지 않아서 좋다. 하늘를 보니까 정어리가 날아다니다. 아니. 거짓말이겠지. 다시 눈을 부릅뜨자 정어리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정어리의 정자도. 그래. 말도 안된다. 하늘에 정어리가 날아다니는 것은 말도안되지. 생선은 바다에 있는것으로 충분하니까. 아니 밤하늘이 밝혀져 있는것으로 충분하다. 나는 창문 밖의 하늘을 응시하려고 했지만 그럴 수 없었다. 너무 눈이 부셨다. 나는 다시 방 안 벽을 볼 수 밖에 없었다. 갑자기 빛을 보아서 그런 것 같다. 어쩔 수 없지. 10분이 지났을까. 다시 하늘을 보려고 눈을 돌렸다. 하지만 여전히 부셔서 바라볼 수가 없었다. 이상하다. 나는 화장실로 갔다. 화장실은 어둡다. 나는 고민했다. 내 눈이 심각한 문제가 생긴걸까? 아니면 하늘이 정말 그토록 밝은걸까. 나는 더듬거려서 화장실 불을 켰다. 불이 들어왔다. 화장실 불이 눈부시지 않은 것으로 보아 내 눈에는 이상이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하늘의 빛은 내 눈에만 보이는 걸까? 그렇다면 나는 환각에 빠진 것이다. 나 혼자. 그렇지만 내가 본 것이 진실이라면? 나는 이상한 진실 앞에서 위태롭고도 빠른 논리회로를 구성하려고 애썼다. 내가 탐정이 될 필요는 없다. 하지만 하늘의 빛은 아마도 지구의 종말을 암시하는 것일까? 나는 방의 뉴스를 튼다. 정말 뉴스가 곧바로 나온다. 아나운서는 한가지 말만을 반복하고 있었다. '지금의 사태에 대한 뉴스입니다. 지구는 안전합니다. 지금 하늘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서는 조사중에 있습니다. 소식이 들어오는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지구에 특별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라는 뉴스는 지속적으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나는 티비를 보며 생각한다. 분명 언론통제는 아닐꺼야. 소파에서 나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늘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곳에는 갈라진 공간의 틈이 있었다. 그곳은 아마도 분명 다른 세계인 것 같다. 절망이 짓눌려서 공기에서 쓴맛이 느껴졌다. 알 수 없다. 그곳은 간호사가 괴로워하는 것 같았다. 나는 간호사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다. 그것은 적어도 흥미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나는 그저 지구의 평화를 빌 뿐이다. 그저 개인의 개인적 죄악에 반성하고 괴로워할 뿐인 나약한 인간이다.

그저 개인의 개인적 죄악에 반성하고 괴로워할 뿐인 나약한 인간이다... 하늘은 여전히 눈부시다.

눈을 뜨자 나는 벽에 몸을 기대고 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길이 없다. 그저 이젠 조금은 망상이 되어버렸을 뿐인 동화들과 작은 이야기들에 대해서 생각해볼 뿐이었다. 그것에 대해서 누구에게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많은 벽들이 있고 나는 어쩔 줄을 모르고 헤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