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복을 눈앞에 둔 훈의 수도이자 거대한 이동도시 카라코룸. 유럽 정복을 위해 카간과 함께 동유럽에 와 있는 카라코룸의 중심 가장 거대하고 화려한 게르의 안에선 카간이 고통스러운 신음을 내뱉으며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의 등과 팔은 오리지늄 광석으로 뒤덮혀 있었고, 카간이 기침을 할때마다 몸에 자라난 광석들이 노란색으로 환히 빛났다. 누가봐도 심상치 않은 상황이었으나 그는 세계정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이 모든 상황을 무시했으나 그의 몸은 이미 한계에 다다른 듯 보였다.


카간과 케시크들, 세계 만방의 의사들도 모르겠지만 이미 신체 내부에서도 자라난 광석들은 장기들을 찌르며 몸을 파괴하고 있었다. 기술이 발달한 국가가 X-Ray를 찍어봤다면 의사들이 놀라 기함할 정도.


그리고 카간의 몸 안에 생긴 광석들 중 하나가 날카로운 칼처럼 그의 심장을 향해 뻗어 있었고, 이제는 심장이 뛸 때마다 광석에 그 끝이 닿을 지경이었다.


그가 숨을 가다듬으며 심신을 진정시키고 있을 때, 바깥에서 한 케시크가 카간의 게르 안으로 황급히 들어왔다. 그의 얼굴에도 광석이 있는 것이 그 또한 카간의 신임을 받는 정예 케시크로써 순오리지늄을 먹었기 때문이겠지.


“카간이시여! 극동에서 온 보고입니다! 우리에게 복속하기를 거부했던 북방의 민족을 공격하였던 군대가 전멸했다고 합니다!

살아남은 병사들에 의하면 얼음 괴물에 의해 케시크부터 노예병까지 모두가 얼어붙어 죽었다고 합니다.”


“무어라?”


케시크가 전한 충격적인 보고. 극동을 정벌하러 떠난 병력들이 모두 비참하게 얼어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카간은 자리에 휘청였다. 겨우 탁자를 붙잡고 선 그는 분노에 찬 눈빛으로 물었다.


“살아남은 이는 얼마나 되는가.”


“그, 그것이... 1천이 채 되지 않는다고...”


카간 분노를 숨기지 않았다.


“이 망할 얼음 요괴들이! 내 위대한 계획이 완성되기까지 한걸음 밖에 남지 않았는데!”


그가 주먹을 강하게 쥐자 순간적으로 강한 마력이 모였고, 그 주먹을 나무 탁자는 감당하지 못하고 산산조각 나버렸다.


“커헉!”


그리고 카간은 가슴을 움켜쥐더니 자리에서 쓰러지고 말았다. 지속된 순오리지늄으로 인한 마력 과다. 이 현상이 오래 지속된 결과 그의 몸은 광석들로 온통 헤집어졌고, 결국 광석 중 하나가 그의 심장을 찌르며 쓰러지게 된 것이다.


“카간이시여!”


케시크가 당황하며 카간을 부축하려던 순간 카간의 몸에서 막대한 양의 마력이 방출되며 주변에 있던 오리지늄 광석들을 마력 과다로 폭발시키기 시작했다.


이 말인 즉, 카간의 몸과 케시크의 몸, 장식품으로 사용된 오리지늄 광석들이 모두 폭발했다는 뜻이었고, 한때 가장 강력한 제국의 수도이자 오리지늄의 도시, 카라코룸은 그렇게 오리지늄의 연쇄폭발에 휩쓸려 사라지고 말았다.


그리고 그 자리에는 오리지늄이 폭발하고 남은 마력들이 다시 응축되어 생긴 첨탑과 같은 흔적만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