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성인식 용틋녀

전설에 따르면, 창조신께서 각양각색의 종족을 만들었을 때, 용은 가장 먼저 만들어진 존재라고 했다. 그만큼 강대하고 지혜로웠지만, 땅을 생명으로 메우기에는 턱없이 모자랐다고 했다. 부족함 없는 그들에게 있어서 번식이란 크게 중요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 후에는 엘프, 오크, 수인 등을 만들었고, 최후에는 인간을 창조하여 그 일을 마쳤다고 했다. 그러니, 인간들은 그 어느 생명보다 번성에 능했다. 




사실 그건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악이 번창하고, 화마가 세상을 불사를 때, 용들이 나타나서 이 땅의 생명들을 도왔다고 했다. 그 후로는 많은 종족과 두루두루 친해지게 됐고, 용들 또한 자신들의 지혜만으로는 계속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세상을 더 알아가고자 전 대륙으로 흩어졌다. 


그것이 전통이 되어, 용의 아이들은 성인이 되는 해에 전 대륙을 떠돌며 깨달음을 얻는 것을 목표로 했다. 그 깨달음은 각자 달랐고, 그 시기 또한 달랐다. 몇 달일수도 있고, 몇 년일 수도 있고. 물론 용들은 돌아와서는 자신의 깨달음을 바탕으로, 세상을 자신의 색으로 물들이기 위해 제각기 노력을 기울였다.


"레이하른을 잘 부탁한단다."


"물론입니다, 주인이시여."


푸른 머리의 여자는 짐가방을 등에 메고, 허리춤에 칼을 결속한 채, 그녀의 주인들이자 레이하른의 부모에게 인사했다. 얼핏보면 그녀는 잘나가는 모험가정도로 보였지만, 그정도가 아니었다. 용의 수호자, 그렇게 불린 가문의 장녀였기 때문이었다. 


"가자."


"응."


그리고 그녀보다 작은 키의 소녀가 꾸벅 인사하며, 부모에게 손을 흔들었다. 소녀는 부모와 마찬가지로 빨간 머리에 황금색의 눈을 가졌다. 작고 귀엽다는 사실만 뺀다면, 뿔과 용의 날개 그리고 꼬리까지 달린, 엄연한 용이었다. 


사실, 레이하른이라는 이름을 가지기 전까지는 평범한 남성이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에서 사망한 뒤에, 어쩌다 이곳까지 흘러들어온 영혼이라고 할 수 있었다. 인간의 영혼은 부모가 품은 알 아래에서 서서히 용의 영혼으로 단조됐고, 그녀가 태어났을 때 쯤에는 용이 되어있었다. 기억만큼은 여전히 남자였지만.


"언니, 언니."


"왜 그러니?"


"이거, 어떤거야?"


순진하게 그녀는 어떤 종이를 보여줬다. 아마 도시가 근처라서 바람을 타고 온 전단지였으리라. 그녀는 소녀가 준 전단지를 살펴봤다. 그리고 잠시 후, 얼굴이 빨갛게 변하더니, 그대로 종이를 불태웠다.


"이, 이런건 안좋아!"


"안좋아?"


"안좋아."


"응..."


소녀는 사실 알고 있었다. 저것이 홍등가를 홍보하는 전단지라는 사실을. 하지만, 자신을 수호하기 위해 자신의 곁으로 온 그녀를 놀려먹기에는 참 재밌다고 생각했다. 인간 기준으로도 어린 자신에게 이런걸 보여주는건 안좋다고 생각하겠지 라고 예상했고, 그것이 적중했기 때문에 그랬다.


"어휴, 참 저속적이야...."


특히, 나름 고위 계층에 속한 여자라면 더더욱 말이다.








어서 써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