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내리는 날에 우두커니 비 맞는 사람

그런 사람은 바보일 거다


일기예보를 안봤다면 편의점에라도 갈 것이지

묵묵히 맞고 있는 사람은 바보다


비 때문에 현관에 멀뚱히 서있던 그 녀석들을 속으로 비웃으며

빗속으로 달려가던 사람은 바보다


모두들 비는 안 맞고 사는데

비 좀 맞으면 어떠냐며, 가랑비에 기꺼이 옷 적시는 사람은

틀림 없이 바보다


그날 네게 우산 같이 쓰자고 말 할 용기 한 줌만 있었더라면

바보는 되지 않았을 텐데


그 때 젖은 옷은 여전히 바보 같이 축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