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날카로운 잣대로 평하는 것은 이 세상에는 족하고도 남는다는 생각이 든다. 순수한 마음이, 순박한 감정이, 순결한 의도가 뒷받침된 글은 맞춤법 한두개 정도 틀린 것이 있어도 아름답게 비춰지며, 비문 한두개 쯤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눈감는다. 사람의 진심 어린 독백, 마음 속에서 기원하는 외침; 그것들이 내뱉는 말은 언제나 아름답다. 맞춤법이 엉망인 글도 순수한 하나의 인간이 벌이는 숭고한 시도로 받아들여본다.



그러나 글에 멋을 내고자 했다면 그만한 책임을 져야한다. 맞춤법이 틀려서 글의 모양새가 우스꽝스레 되었다면 그만한 질타를 받아야 할 것이며, 문장을 지나치게 길게 늘어뜨리다 비문이 발생했다면 작자는 반성해야 할 일이다. 글에 멋을 내고 싶다, 나도 멋들어진 글을 쓰고 싶다는 건 그런 의미다. 순수함이 가진 무기를 버리고서, 더욱 강력한 무기를 찾아 험난한 여정을 떠나는 것. 한두발짝 삐끗했다가는 글의 전체적인 모양새가 우스워지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더 강력한 임팩트를 가져오려 시도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