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죠) 7부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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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시즈는 다리에 힘이 풀린 듯 양 팔로 땅을 짚으며 뒷걸음질쳤다. 그러나 그것도 담벼락과 죠스케가 진작에 버렸던 탁자에 가로막혔다.


“이, 이봐… 잠깐만!”


“도라아!”


크레이지 다이아몬드가 변명할 기회조차 주지 않고 픽시즈의 턱을 박살내버렸다. 죠스케의 분노가 어찌나 컸는지, 그의 자랑인 리젠트 머리가 모조리 풀린 채 스탠드 파워와 함께 넘실거리고 있었다.


“약자는 강자에게 지배당해야 한다느니, 약육강식이라느니… 마음껏 지껄이던데, 아무래도 약자는 네놈인 것 같네.”


그때, 시즈카가 죠스케를 제지했다.


“잠시만, 죠스케 오빠. 화 나는 건 알겠지만 물어봐야 해. ‘빅 브라더’에 대해!”


죠스케는 가만히 생각하더니 순식간에 픽시즈의 턱을 고쳤다.


“생각해보니 그렇네. 들었지? 당장 말해, 빅 브라더에 대해!”


얼굴이 피투성이인 픽시즈는 그의 시선을 피했다.


“몰라…”


그 말에 에르메스가 주먹을 들었다.


“네가 거짓말을 할 상황 같냐?!”


픽시즈는 겁에 잔뜩 질린 목소리로 소리쳤다.


“히이이익! 몰라! 진짜 몰라! 내 모든 것을 걸고도 몰라! 빅 브라더 님… 아니, 빅 브라더는 나에게 모습도 드러낸 적 없다고!”


죠스케는 여전히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진짜냐?”


“그럼! 아…! 하나! 하나 기억 나! ‘어둠’ 속에서 그 녀석을 만난 적이 있었어! 하나도 보이지 않았지만… 딱 하나! ‘냄새’가 났어. ‘장미’ 냄새가! ‘향수’인지 ‘꽃’인지는 몰라도 ‘장미’ 냄새가 진하게 났어! 그, 그리고… 그리고! 나한테 이 말을 했었어. ‘빅 브라더는 언제나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라고.”


죠스케는 잠시 놈에게서 떨어졌다.


“장미 냄새… 냄새라… 좋아, 믿어주지.”


픽시즈가 안심한 듯 보이자, 죠스케는 다시 크레이지 다이아몬드를 꺼내더니 순식간에 놈의 발목을 비틀어 버렸다.


“흐게에에엑!! 뭐, 뭐하는 짓이야?!”


“하지만 역시… 너는 용서할 수 없어. 배지 달고 이런 말 할 줄은 몰랐는데, 너에겐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겠다. ‘수갑’도 채우지 않을 거야. 물론 ‘연행’도 하지 않을 거다.”


픽시즈는 즉시 머리를 조아렸다.


“자, 잠시만! 살려줘! 아니, 살려주세요! 당신은 경찰이잖아요. 자, 자수할게요! 사형이든 뭐든 감내하고 피해자 분들과 유가족께 사죄할 테니 제발…”


“도라아!”


크레이지 다이아몬드가 다시 픽시즈의 턱을 산산조각 내버리더니 순식간에 수복했다. 픽시즈는 자기도 모르게 입에 손을 가져다 댔다가, 경악했다. 하지만 그는 비명을 지를 수 없었다. 오로지 입이 틀어 막힌 듯한 소리만 냈다. 그의 입이 있어야 할 자리엔… 살갗과 이빨 한 두개만 자리잡고 있었다. 유키카게는 생각했다.


‘턱을 박살냈다가 수복하면서… 입을 틀어막아버렸어. 저렇게 잔인한 스탠드일 줄이야!’


“이제야 좀 조용해졌네. 네 ‘변명’을 들어주느라 귀가 따가웠거든. 지옥불에서 영원히 사죄해라, 네가 죽인 아이들과 하자마다에게!!”

“도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


픽시즈는 낡은 탁자와 함께 산산조각이 나더니, 이내 순식간에 탁자와 한 몸이 되었다. 그렇게 낡은 탁자 하나만 덩그러니 남게 되자, 죠스케는 크레이지 다이아몬드로 자기 머리를 다시 리젠트로 다듬은 다음 탁자를 살짝 들었다.


“유키, 미안한데 탁자 좀 같이 들어줄래? 10분 뒤에 ‘폐기물 수거 트럭’이 오거든.”


‘러브 앳 퍼스트 스팅’의 스탠드 유저 픽시즈. 탁자와 융합되며 리타이어! 탁자를 실은 트럭의 목적지는 쓰레기 소각장!


트럭에 실려가는 탁자를 바라보던 에르메스가 말했다.


“시즈카, 시간 있으면 잠시 따라와 줄 수 있어? 몇 가지 해보고 싶은 게 있거든.”


이틀 뒤, 모리오역. 에르메스와 엠포리오는 죠스케와 작별인사를 했다.


“별 도움이 못 되어줘서 미안해, 죠스케.”


“아님다, 에르메스 씨. ‘재단’이 온 것만 해도 충분함다. 다음에는 놀러오시죠.”


엠포리오가 말했다.


“죠스케 씨, 우리도 미국에서 최선을 다해볼 테니까 연락해줘.”


“알았어, 엠포리오.”


“아, 죠스케. 말해줄 게 있는데 말이야.”


에르메스는 그의 귀에다 대고 속삭였다.


“내가 더 ‘연하’다.”


죠스케는 큰 충격을 받은 얼굴로 에르메스를 바라보았다.


“그, 그럼 지금까지 날 속인 검까…?”


“속인 게 아니라 네가 지례짐작한 거지. Goodbye, Mr. 죠스케. 다음에 또 보자고.”


두 사람이 떠나자, 죠스케는 이마를 짚었다.


“그레이트… 그나저나, 이렇게 되면 또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해야 하는 건가? 걱정스러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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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로보다 더한 엔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