죠죠) 7부 모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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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이 지나 어느 주말. 유키카게는 조용한 방을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팔을 뻗어 옆에서 잠든 시즈카를 깨웠다.


“시즈카… 시즈카… 전화 왔어.”


침대 구석에 구겨져서 잠을 청하던 시즈카는 유키카게의 잠이 덜 깬 목소리에 비몽사몽한 얼굴로 일어나 휴대폰을 들었다.


“Hello…?”


전화를 한 사람은 죠스케였다.


“시즈카, 혹시 조금 있다가 시간 있어?”


“있긴 있는데… 왜?”


“만날 사람이 있거든. ‘빅 브라더’라는 사람을 추적하기에 알맞은 사람이야. 2시간 뒤, 2시까지 역 앞 광장으로 와.”


“알았어…”


전화가 끊기자, 시즈카는 유키카게의 품 안으로 쓰러지듯 안겼다.


“죠스케 씨야?”


“응. ‘빅 브라더’를 추적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2시에 만나자고 했어.”


“그럼 조금… 시간이 있네.”


유키카게는 시즈카를 껴안았다.


몇 시간 후. 시즈카는 모리오 역 광장에서 죠스케를 기다렸다. 오래지 않아 죠스케가 자기 차를 몰고 광장에 도착했다.


“죠스케 오빠. 새언니랑 무네타카는? 괜찮아?”


“그래, 그 자식이 순식간에 공격한 탓에 그때 기억이 없는 것 같더라고. 천만다행이지.”


“다행이네. 그래서, 그 ‘사람’은 누구야?”


“일단 타, 가면서 설명해줄 게.”


죠스케는 차를 몰며 본격적으로 설명했다.


“만나는 사람은 내 ‘오랜 친구’ 중 한 명이야. 너나 나처럼 ‘스탠드 유저’고, 지금은 그 ‘스탠드 능력’을 십분 발휘하여 ‘탐정’으로 활동 중이지. 특히 ‘먀악탐지견’보다 뛰어난 ‘후각’이 강점인 사람이야. 이름은 ‘훈가미 유야’.”


유야의 집. 중년 여인이 세 잔의 차를 탁자에 올려두고 사라졌다. 헤어스타일 외에는 그때와 크게 달리지지 않은 유야는 찻잔을 들었다.


“오랜만이야, 죠스케. 그리고 그 쪽이…”


“시즈카 죠스타라고 합니다.”


“아~ 그때 그 영감이 데리고 다니던 아기구나? 시간 참 빨리 흘렀어, 그 아기가 이런 아가씨가 돼서 올 줄이야.”


“아무튼 유야, 어제 통화한 건… 기억하지?”


“물론. ‘빅 브라더’라는 미지의 존재가 ‘화살’을 들고 무언가 ‘음모’를 꾸미는 것 같으니 도와달라…고 했었지.”


시즈카가 물었다.


“그런데 말이에요. ‘후각의 명탐정’이라던데 대체 그 ‘후각’이 얼마나 좋길래 그런 말이 나오는 거죠? 조금 미안하긴 한데 ‘사람’의 ‘후각’이 뛰어나 봤자 얼마나 뛰어난다고 그런 수식어가 붙는지 이해가 안 된단 말이예요.”


유야는 화를 내는 다신 자리에서 일어나 시즈카 쪽으로 다가갔다.


“지금 ‘사람’의 후각이라고 했나? 내가 그 ‘사람의 후각’을 ‘초월’했다는 걸 보여주지. 죠스케, 잠시 저 쪽으로 가 있어. 네 ‘향수’랑 ‘헤어스프레이’ 냄새는 내 ‘코’에 안 좋거든. 금방 피곤해져서 말이야.”


죠스케는 똥 씹은 표정으로 반대편 벽에 기대 상황을 관망했다. 유야는 시즈카 주위를 걸으며 말했다.


“난 ‘코’가 민감하거든. 그거 아나? 인간의 ‘후각’은 피로를 빠르게 느끼지. 특히 자극적인 냄새가 있다면 더더욱 말이야. 난 그것 때문에 ‘향수’는 물론이고 ‘샴푸’와 ‘바디워시’도 향이 강한 걸 쓰지 않아. 시즈카 양, 너에게서 풍기는 ‘냄새’ 만으로 너를 알아봐도 될까?”


“네, 해보세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시즈카는 반신반의하고 있었다. 유야가 그녀의 주위를 몇 초 정도 돌더니 입을 열었다.


“향수는 ‘에르메스’ 것을 쓰지? 오늘은 뿌리지 않았고 이틀 정도 전에 마지막으로 뿌렸어.”


시즈카는 깜짝 놀랐다.


“샴푸와 바디워시는 ‘카메유 백화점’에 파는 물건이군. 시즈카 양 정도 되는 갑부가 그런 물건을 쓴다는 건… ‘카메유 백화점’에서 일하는 사람과 친하다는 뜻이겠지. 아니야?”


“마, 맞아요.”


“얼굴에서 ‘파운데이션’과 ‘립스틱’ 냄새가 나니 화장은 ‘기초화장’만 했고, 몸에서 옅게 ‘치즈 냄새’가 나는 것은 긴 시간 미국에서 살았다는 뜻이야. 입 안에서 ‘구운 고기 냄새’가 나는 것으로 미루어보아 어제 저녁 즈음에 고기를 구워 먹었고, 아침과 점심에는 딱히 뭘 먹지 않았어.”


시즈카는 너무 놀라서 완전히 굳어버렸다. 그때, 죠스케는 전화를 받더니 발코니 쪽으로 나갔다. 유야는 다시 입을 열었다.


“그리고 시즈카 양, 좀 ‘사생활’의 단계로 넘어가도 되겠지? ‘남자친구’가 있군. 그것도 꽤 깊은 관계인… 아마 그 ‘남자친구’가 ‘카메유 백화점’에서 일하고 있는 것 같네.”


“그… 그런 것까지?!”


“말하면 죠스케가 화낼 것 같아서 뜸을 들이고 있었거든. 입술과 손에서 ‘남성의 침’ 냄새가 풍기고, 마찬가지로 온 몸에서 ‘체액’ 냄새가 났으니까. 하는 중에 ‘오줌’을 지렸고 손톱으로 남자친구를 할퀴었군.”


시즈카는 달아오른 얼굴을 숨기고 싶다는 듯 그에게서 얼굴을 돌렸다.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 한창 때 그러는 거지. 아무튼, ‘생리’는 2주 전에 한 것 같고 평소에 남자친구와 자주 붙어 다니는 것 같네. 정확했지?”


“네. 무서울 정도로 정확했어요.”


“탐정 하려면 이 정도는 해줘야 하거든, ‘셜록 홈즈’처럼. 자… 죠스케는 언제 오려나?”


직후, 죠스케가 다시 방으로 들어왔다. 유야는 죠스케에게 이리로 오라고 손짓했다.


“다 끝났어?”


“응. 유야 씨는 뭐랄까… ‘마약탐지견’? 아니, 그 이상이야! 마치 ‘정밀 기계’같아.”


“뭘 그 정도 가지고. 젊었을 땐 ‘아드레날린’ 같은 ‘호르몬’ 냄새도 맡았는 걸?”


“지금도 맡을 수 있거든?”


“아무튼, 그 빅 브라더에 대해 알고 있는 건 우리도 거의 없어. 료코 씨를 필두로 스피드왜건 재단도 추적에 들어갔지만 아직 오리무중이야. 그러니 너도 조금만 도와줬으면 해. 너도… ‘화살’이 사악한 자의 손에 들어갔을 때 어떤 사태가 벌어지는지 알잖아.”


유야는 한숨을 푹 쉬었다.


“알았어, 도와줄 게.”


“여기, 나카지마 료코 씨의 명함이야. 료코 씨 한테는 내가 미리 말해뒀어.”


유야가 명함을 받자, 죠스케는 차를 홀짝거리다 말했다.


“그리고 놈의 부하에 따르면, ‘장미 냄새’가 진하게 풍겼다고 했어. ‘향수’인지 ‘꽃’인지는 구별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장미 향수’가 어느 세대에서도 대중적인 유행은 아니잖아?”


“장미 냄새라… 알았어. 노력해 볼 게.”


그 말을 끝으로 죠스케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이만 가 볼게. ‘아내 들’이랑 ‘자식 들’한테 안부 전해줘.”


시즈카는 의문을 표했다.


“아내 들?”


“아, 넌 모르지? 유야 녀석, 아내가 셋이야.”


시즈카는 경악했다.


“세, 세에엣?!”


“크흠… 죠스케, 민폐다. 내가 괜히 민망해지잖냐.”


“아니요… 민망하다기 보단… ‘밤’에 감당 가능해요?”


죠스케가 황당하다는 듯 시즈카를 쳐다보았다.


“그게 더 민폐야, 시즈카.”


정작 유야는 오랜만에 자아도취에 빠진 얼굴이었다.


“뭐,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 나름대로 이 나라의 ‘출산율’에 기여하고 있다고?”


“애만 여섯이거든. 가자, 진짜로. 유야, 그러고보니 이 말을 안 해줬네. 아이더 그 자식이 한 말이 있었어.”


유치장, 실컷 두들겨 맞은 아이더가 말했다.


“빅 브라더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우린 놈의 ‘시선’을 벗어날 수 없어. 아마 너희들이 그분을 추적한다면… 오래지 않아 너희도 공격할 거야. 그분은 그런 분이니까.”


“그러니… 유야, 조심해라.”


“당연한 소릴.”


집으로 가는 길, 시즈카가 물었다.


“그런데 죠스케 오빠. 유야 씨가 어떻게 ‘빅 브라더’를 쫓는다는 거야? 빅 브라더는 스탠드 유저잖아.”


“말 안 했나? 유야도 스탠드 유저야. 물론 ‘아이언 메이든’과 정면승부를 하기에는 위험하지만.”


“호오, 그 사람도 스탠드 유저였구나~”


죠스케가 입을 열었다.


“그러고보니 시즈카, 다음달 즈음에 코이치네랑 ‘여름 휴가’를 떠날 생각이었거든? 너랑 유키, 그리고 야나기 군까지 데려갈 생각인데 어때?”


“난 상관없는데… 유키랑 재하 군은 어째서?”


“유키는 애초에 데려갈 생각이었고, 야나기 군은 자기 다른 인격을 잃었잖아. 그럴수록 이렇게 극복해야 하는 거야. 나도 그랬거든.”


“알았어. 둘한테 이야기할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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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이 된 훈가미 유야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