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마 끝에 펄럭이는 흰 옷 저고리

옷고름에 사무치는 그이의 이름,


지금쯤 국화밭에 가로놓여

단잠에 취해 있을 슬픈 혼백,


벌거벗은 채로 떠나면서도

그리움의 꽃잎 속에 스러지는 것은,


사랑보다 후회를 더욱 잘 아는

어느 슬픈 족속의 오랜 관습ㅡ


실오라기 하나마다 묻은 生의 조각을

서늘한 북풍에 실어 보내며,


붉게 타는 서산에 피처럼 흐르는,

혈관에 녹아드는,

그리움.